소니가 신작 게임의 디스크 생산을 2028년 1월부터 접겠다고 발표한 지 석 달이 지났다.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9월 22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소니가 개발사에 이례적으로 큰 설문을 보냈고, 그 안에 디스크 판매를 간접적으로 묻는 질문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외 매체들이 9월 25일 전후로 이를 받아 보도했다. 다만 이 설문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확인된 건 주장이 나왔다는 사실뿐이고, 소니도 이 보도에 답하지 않았다.

먼저 바로잡을 것 — 'PS5 디스크 단종'이 아니다

투명한 아크릴 케이스 안에 놓인 흰색 PS5 본체. 위쪽에 SONY 로고가 보인다
▲ 소니가 밝힌 대상은 2028년 1월 이후 나오는 신작의 디스크판이다. 이미 나온 게임과 PS5 디스크 드라이브는 그대로 쓸 수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이 사안을 'PS5 디스크 단종'이라 부른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소니는 7월 1일(미국 기준, 한국 시간으로는 2일)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에서 발표했다. 2028년 1월부터 PlayStation용으로 나오는 신작의 물리 디스크 생산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자체 타이틀과 서드파티 신작이 모두 대상이다. 이후 신작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와 리테일러의 디지털 판매로만 나온다.

그 이전에 나왔거나 나올 게임은 지금처럼 디스크로 유통된다. 이미 가진 디스크도 그대로 실행된다.

PS5 본체의 디스크 드라이브도 발표 대상이 아니다. 블로그 글에는 하드웨어 언급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소니가 앞으로 하드웨어에서 드라이브 옵션을 얼마나 유지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같은 날 PS3와 PS 비타의 스토어 종료도 함께 공지됐다. 자세한 내용은 발표 당일 정리 기사에 있다.

82%인가 79%인가 — 숫자는 어디서 나왔나

왼쪽은 오른쪽 아래에 디스크 삽입구가 보이는 PS5 디스크 에디션, 오른쪽은 삽입구가 없는 PS5 디지털 에디션. 각각 세워 둔 본체 모습이다
▲ 왼쪽은 디스크 삽입구가 있는 디스크 에디션, 오른쪽은 삽입구가 없는 디지털 에디션. 이번 발표는 본체가 아니라 신작 게임 디스크가 대상이다. 사진: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두 장을 나란히 편집

발표 배경으로 소니는 디지털 구매가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보도에 따라 79%와 82%로 엇갈렸다.

확인한 범위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 발표문에는 구체적인 퍼센트가 없다. "디지털 미디어를 선호하는 흐름이 디스크를 크게 앞선다"는 취지의 문장뿐이다.

82%는 소니의 2026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나온 수치로 보도됐다. PlayStation 콘솔 풀게임 소프트웨어 중 디지털 다운로드 비중이 82%이고, 전년 회계연도 전체는 78%였다는 내용이다.

79%라는 수치는 이번에 1차 출처에서 찾지 못했다. 전년의 78%와 섞였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기사는 82%를 기준으로 쓴다. 다만 이 수치는 발매 초기의 대형 신작이 아니라 전체 풀게임 판매를 묶은 평균이다.

둘의 차이는 디스크 전쟁 52일 특집에서 자세히 다뤘다.

석 달째 이어진 반발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하는 코지마 히데오. 오른쪽에 다른 남성의 옆모습이 보인다
▲ 코지마 히데오는 디지털 전용의 미래를 두고 "무섭다"는 취지로 우려를 밝혔다. 사진은 2008년 도쿄게임쇼 행사. 사진: Wikimedia Commons (CC BY 2.0)

영상: Digital Foundry 유튜브 채널

발표 직후부터 반발은 이용자에서 업계로 번졌다.

이용자 쪽에서는 캐나다 리테일러 관계자가 연 반대 청원이 30만 명을 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월 집계로는 33만 명대라는 보도도 있었다.

청원 초기 상황은 27만 명 돌파 당시 기사에서 정리했다.

업계에서는 코지마 히데오가 디지털 전용의 미래를 두고 "무섭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도가 있다. 시지매거진은 파이널 판타지 7 시리즈의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도 같은 취지로 우려했다고 전했다.

'검은 신화: 오공' 퍼블리싱을 맡은 PM 스튜디오의 마이클 윰은 "슬프고 참담하다(sad and devastating)"고 반응했다.

디지털 파운드리의 존 리네먼은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 개발사와 퍼블리셔 관계자와 이야기해 보니 대체로 매우 화가 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런 회사 상당수가 물리 판매에서 수익의 대부분을 얻는다고 전했다. 리네먼 개인이 전한 취재 내용이어서 회사별 수치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위 영상은 발표 직후 디지털 파운드리가 이 사안을 다룬 주간 방송이다. 7월 6일 공개분이며 지금도 재생된다.

소니 경영진은 물러서지 않았다. 1분기 실적 발표 질의응답에서 린 타오 CFO는 "현재까지 사업에 미친 영향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인벤 글로벌이 전했다.

동시에 "신중하게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밝혔고, 고객 목소리에는 계속 대응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약 18개월 전에 예고한 이유도 고객과 파트너가 준비할 시간을 주려는 것이었다고 보도됐다.

이 발언은 매체마다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큰따옴표는 매체가 직접 옮긴 문장에만 쓰고 나머지는 취지로 적는다.

시점사건기사
6월 29~30일 GTA 6, 실물 패키지에 디스크 없음 확정 GTA 6 실물 디스크 영구 없음
7월 1일 소니, 2028년 1월 신작 디스크 생산 중단 발표 발표 당일 정리
7월 9일 디스크판 비중 27.8% 분석, PS 플러스 해지 할인 포착 비중 분석 · 해지 50% 할인
7월 13일 산타모니카, 갓 오브 워: 라우페이 디스크 출시 확인 라우페이 디스크
8월 19일 한국 중고 거래 급증, 'No Disc No Buy' 방송 덮음 중고 240% 급증 · 방송 덮은 구호
9월 2일 CD 프로젝트 레드, 위쳐 4 디스크판에 "영향 줄 수 없다" 위쳐 4 디스크판
9월 22~25일 무어스 로 이즈 데드, 개발사 설문 주장 이 기사

▲ 디스크 사안 주요 일지 (2026년 6월 29일~9월 25일)

9월 22일 방송, 25일 보도 — 설문 주장

검은색 PS5 게임 디스크를 스캔한 이미지. 중앙 안쪽 링에 PS5 로고와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 소니가 2028년부터 신작 생산을 접겠다고 한 PS5용 울트라 HD 블루레이 디스크. 사진: Wikimedia Commons (CC0)

영상: Moore's Law Is Dead 유튜브 채널

주장의 출처는 유튜브 채널 '무어스 로 이즈 데드'의 톰이다. 그는 팟캐스트 '브로큰 실리콘' 380회에서 이 이야기를 꺼냈다.

방송은 9월 22일 공개됐다. 해당 대목은 영상 1시간 10분 22초 무렵에 나온다고 보도됐다. 위 영상이 그 원본이다.

매체들이 옮긴 발언은 이렇다. 정보원에게 들은 바로는 소니가 개발사에 "이전에 거의 보낸 적 없는, 어쩌면 처음일 만큼 큰" 설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 안에 "물리 판매 방식에 문제가 있느냐"를 돌려 묻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톰 자신도 질문 문구를 그대로가 아니라 "이런 취지"라며 옮겼다.

이 내용은 유로게이머가 소개하면서 여러 매체로 퍼졌다. 푸시 스퀘어, 덱서토, CBR, 시지매거진, 인벤 글로벌 등이 뒤따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뒤따른 매체들은 모두 무어스 로 이즈 데드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독립적으로 설문을 확인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

CBR은 이 유튜버가 설문의 존재를 주장하는 유일한 출처로 보인다고 명시했다. 푸시 스퀘어는 제목부터 '~라고 한다'는 뜻의 표현을 썼다.

질문지 원본이나 사본은 공개되지 않았다. 소니는 이 설문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 9월 29일 현재 소니의 부인이나 확인도 찾지 못했다.

확인된 것과 아닌 것

일부 매체는 이 설문이 소니가 방침을 재고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설문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으니, 이런 해석은 추측의 추측이다.

설사 설문이 실제로 있었더라도 질문 하나가 정책 변경을 뜻하지는 않는다.

질문 형식이 간접적이었다는 점도 있다. 디스크 중단에 대한 찬반을 직접 물은 것이 아니라 판매 방식의 문제점을 묻는 수준이었다는 전언이다.

참고로 제목의 '아직은 유튜버 한 명의 주장'이라는 진단은 오늘 기준으로도 유지된다. 소니의 추가 답변이 나온 흔적은 찾지 못했다.

항목상태
2028년 1월부터 신작 디스크 생산 중단 소니 공식 발표(7월 1일,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로 확인
기존 게임·디스크는 계속 사용 소니 공식 발표로 확인
PS5 디스크 드라이브 발표 대상 아님. 향후 옵션은 소니가 밝히지 않음
디지털 구매 비중 82% 소니 실적 발표 언급으로 보도(4~6월 분기). 79%는 1차 출처 미확인
반대 청원 30만 명 돌파 복수 매체 보도
소니 CFO "사업 영향 관측 안 돼" 1분기 실적 발표 질의응답으로 보도
개발사 대상 대규모 설문 발송 미확인. 유튜버 1인 주장
설문에 물리 판매 관련 질문 포함 미확인. 같은 주장의 일부
소니가 계획을 철회하거나 조정 근거 없음. 소니는 계획 유지 입장

▲ PS5 디스크 관련 주요 사실의 확인 수준 (2026년 9월 29일 기준)

개발사·퍼블리셔가 조용하지 못한 이유

개발사가 불안한 이유는 숫자에 있다. 소니의 '디지털 대세' 논리와 실제 대형 신작의 디스크 판매 비중 사이에 틈이 크다.

덱서토와 푸시 스퀘어가 정리한 바로는 마블 울버린은 출시 초기 매출 약 1억 3천만 달러 가운데 22.9%가 디스크에서 나왔다. 두 매체가 같은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며, 독립 검증은 못 했다.

같은 정리에서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약 4억 달러 중 37.6%, 스파이더맨 2는 약 12억 달러 중 35%, 아스트로 봇은 약 2억 7,500만 달러 중 약 47%가 패키지였다고 한다.

집계 범위와 시점이 게임마다 다를 수 있어 참고용으로만 본다. 톰도 방송에서 울버린이 여전히 패키지를 꽤 많이 판다고 언급했다.

앞서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과 크림슨 데저트의 디스크 비중을 분석한 기사에서도 20%대 후반이 나왔다.

퍼블리셔의 입장도 갈린다. 위쳐 4를 만드는 CD 프로젝트 레드는 "퍼스트파티 정책에 영향을 미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자세한 맥락은 위쳐 4 PS5 디스크판 기사에 있다.

일본 퍼블리셔 NIS 아메리카의 사루하시 겐조 대표는 PAX 웨스트에서 코타쿠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소니와 논의해 보니 "고객 피드백을 많이 듣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방침이 하나의 도착점일 수 있지만 논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물리판 제작은 계속하겠다면서도, 최악의 경우 '박스 안의 코드'로 갈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 발언은 설문 주장과 직접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소니가 퍼블리셔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는 분위기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설문이 있었을 가능성을 조금 높이는 정황으로 볼 수는 있다. 이는 추정이다.

갓 오브 워: 라우페이처럼 2028년 이전에 디스크로 나오는 대형 신작은 영향권 밖이다. 지금 타격이 큰 쪽은 2028년 이후 출시 예정작을 준비하는 개발사다.

일부 매체는 게임스컴 2026에서 규모가 작은 퍼블리셔들이 스위치 2 쪽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를 전했다고 소개했다. 이 흐름은 미국 실물 게임 시장 점유율과 맞물린다.

디스크 공장과 드라이브는 어떻게 되나

게임 패키지가 빼곡한 선반 앞에 세워 둔 흰색 PS5 프로 본체.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구성이다
▲ PS5 프로는 디스크 드라이브 없이 나오는 구성이 기본이라 드라이브를 따로 끼운다. 촬영: BeatEmUps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 Wikimedia Commons (CC BY 3.0). 세로 사진이라 좌우에 흐린 배경을 더했다

설문 보도에서 한 매체는 소니의 오스트리아 디스크 공장이 이미 재정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 부분은 7월에 VGC와 코타쿠 등이 먼저 보도한 내용과 이어진다.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탈가우의 소니 DADC 공장은 하루 약 60만 장을 찍고, 그중 절반가량이 PlayStation 게임이다. 직원 약 300명을 마이크로렌즈 등 광학 부품 생산으로 재교육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처음에는 공장 생산량이 10%로 줄어든다는 보도가 돌았다. 소니 DADC는 이것이 전체 물량이 10% 줄어든다는 뜻이지 10%만 남는다는 뜻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푸시 스퀘어는 2028년 이전 출시작의 재주문이 이어지므로 상당한 생산 능력이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정정 내용은 별도 1차 문서를 확인하지 못해 보도 그대로 옮긴다.

하드웨어 쪽 계획은 여전히 공백이다. 드라이브를 어떤 형태로 남길지는 소니가 밝히지 않았다.

PS5 프로가 드라이브 없이 나오는 구성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디스크 지원은 이미 선택 사양에 가까워진 상태다. 다음 세대에서 이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추정할 근거가 부족하다.

앞으로 볼 것

PlayStation 로고가 걸린 매장 입구. 양옆에 검은 신화 오공 캐릭터 입간판이 서 있고 안쪽에 컨트롤러와 게임 패키지가 진열돼 있다
▲ 디스크 판매는 유통 매장과 컬렉터 시장까지 걸린 문제다. 사진: Wikimedia Commons

결국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소니가 설문의 존재를 인정하는지, 다음 실적 발표에서 디스크 방침에 변화가 있는지, 개발사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지다.

지금까지 소니 입장은 일관되게 계획 유지 쪽이다. 설문 주장만으로 이 흐름이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 엑스박스에 대해 헬릭스에 디스크가 들어가는지를 두고 여전히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PS3 에뮬레이터가 실물 디스크를 직접 읽게 되면서 디스크가 다시 주목받는 일도 있었다.

이 기사는 사실이 확인되면 갱신하겠다. 지금은 소문 단계라는 점을 기억하고 읽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