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판매 데이터 분석 업체 Alinea Analytics가 2026년 상반기 PS5 판매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가 공개됐다. 그 결과 올해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두 타이틀,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Resident Evil Requiem)''크림슨 데저트(Crimson Desert)'의 디스크판 비중이 각각 27.8%19.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순위 최상위권 대작들조차 디스크보다 디지털 다운로드를 압도적으로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 27.8% — 350만 장 중 디스크판은 약 97만 장

Alinea Analytics에 따르면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은 PS5 기준 약 350만 장이 판매돼 약 2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디스크판 판매 비중은 27.8%로, 단순 계산하면 약 97만 장 정도가 디스크판으로 팔린 셈이다. 캡콤 시리즈 최신작이자 발매 초반 흥행에 성공한 작품임에도, 10명 중 7명 이상이 디지털 버전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같은 분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따로 있다. PS5 보유자의 약 25%에 해당하는 약 90만 명이 게임을 10시간 이내에 완주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짧은 플레이타임의 게임일수록 클리어 이후 되팔기(중고 거래) 유인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외 매체들은 이런 중고 거래 리스크가 소니가 2028년 1월부터 신작 디스크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의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고 짚었다.

크림슨 데저트 19.9% — 대형 오픈월드 신작도 예외 없어

크림슨 데저트 인게임 스크린샷
▲ 펄어비스의 대형 오픈월드 신작 '크림슨 데저트' 역시 디스크판 비중은 20%를 넘지 못했다. ⓒ Pearl Abyss

펄어비스(Pearl Abyss)의 오픈월드 액션 대작 '크림슨 데저트'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PS5 기준 약 190만 장이 판매돼 약 1억 4,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디스크판 비중은 19.9%에 그쳤다. 오랜 개발 기간과 대규모 마케팅을 거쳐 출시된 만큼 디스크판 소장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이 수치는 업계에 적잖은 시사점을 남긴다는 평가다.

전체 판도 — FC 26은 12%로 최저, 아크 레이더스는 아예 디지털 전용

2026년 PS5 주요 신작 디스크판 비중 비교 그래프
▲ Alinea Analytics 집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2026년 PS5 주요 신작 디스크판 비중 비교. ⓒ GamTrend (자료: Alinea Analytics)

Alinea Analytics가 함께 공개한 다른 타이틀들의 수치를 보면 흐름이 더 뚜렷하다. 2026년 PS5 판매량 1위를 기록한 EA 스포츠 FC 26은 디스크판 비중이 단 12%에 그쳐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고, 발매 초반 흥행한 '007 퍼스트 라이트'는 21%, PS 플러스로만 즐길 수 있는 추출 슈터 '아크 레이더스'는 애초에 디스크판 자체가 없어 0% (전량 디지털)였다. 반면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35.4%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디스크 비중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 2026년 PS5 주요 신작 디스크판 비중 (Alinea Analytics)

· EA 스포츠 FC 26 — 12% (2026년 PS5 판매량 1위)
· 크림슨 데저트 — 19.9% (약 190만 장, 약 1.4억 달러)
· 007 퍼스트 라이트 — 21% (약 200만 장, 약 1.42억 달러)
·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 — 27.8% (약 350만 장, 약 2.5억 달러)
· 고스트 오브 요테이 — 35.4% (2026년 최고 디스크 비중)
· 아크 레이더스 — 0% (디스크판 미발매, 약 210만 장)

* sold-through 기준 집계(소매 재고 제외), 2026년 7월 기준

4년 만에 반토막 — 고스트 오브 쓰시마와 비교하면 보이는 흐름

이번 조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비교 대상은 2022년 출시된 '고스트 오브 쓰시마: 디렉터스컷'이다. 당시 이 작품의 디스크판 비중은 71%에 달했다. 그런데 같은 시리즈의 후속작인 2026년작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디스크 비중이 35.4%로, 불과 4년 사이 디스크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동일 IP·동일 장르의 후속작을 통해 비교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타이틀별 편차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수치로 해석된다.

이런 데이터는 앞서 소니가 2028년 1월부터 PS5 신작의 디스크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관련 기사 참고). 디스크판 판매 비중이 이미 10~30%대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소니 입장에서는 생산·유통에 드는 비용을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이 결정에 반발해 확산된 'PS 플러스 해지 운동'과 청원 서명 20만 명 육박 사례에서 보듯, 수치상의 '소수'가 여전히 목소리를 낼 만큼 디스크판 소장 문화에 대한 애착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도 함께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