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PS3 에뮬레이터로 게임을 하려면 디스크를 통째로 덤프해야 했다. 용량이 수십 기가바이트인 게임을 하드디스크로 옮기고, 그다음에야 실행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이 사라졌다. RPCS3가 이제 실물 블루레이 디스크에서 바로 게임을 읽는다. 소니가 디스크 없는 방향으로 가는 시점이라 더 눈에 띈다.

무엇이 달라졌나

블루레이 디스크 케이스들
▲ 서랍에 있던 실물 디스크가 그대로 쓰인다. 사진: Jason Curtis / Museum of Obsolete Media (CC BY-SA 4.0)

영상: Alextra Byte 유튜브 채널

핵심은 덤프 단계의 제거다.

이전에는 디스크 내용을 SSD나 HDD로 완전히 복사한 뒤에야 에뮬레이터가 인식했다. 이제는 드라이브에 디스크를 넣고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이 기능 자체는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윈도우에서는 이미 2026년 4월부터 지원됐다.

이번에 달라진 것은 범위다. 8월 31일 병합된 업데이트리눅스·macOS·FreeBSD에서도 같은 방식이 가능해졌다.

부수적인 개선도 있다. 디스크에서 패키지를 설치할 때 설치 시간이 최적화됐다.

흥미로운 사례도 확인됐다. 리눅스를 올린 PS4·PS5에서 RPCS3로 PS3 디스크를 바로 구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진은 이 작업의 공로로 digant73Megamouse를 언급했다.

준비물이 있다

RPCS3 디스크 실행에 필요한 조건 정리
▲ 드라이브 호환성이 가장 큰 관문이다. 그래픽: GamTrend

아무 환경에서나 되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관문은 드라이브다. PS3 블루레이 디스크를 읽을 수 있는 광학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모든 블루레이 드라이브가 되지는 않는다. RPCS3는 공식 사이트에서 호환 모델 목록을 관리한다. LG, ASUS, 삼성, 라이트온, 소니, HP, 플렉스터, BenQ 등의 일부 제품이 올라 있다.

두 번째는 복호화 키다. PS3 디스크는 암호화돼 있어 리덤프(Redump) 키가 있어야 읽힌다.

에뮬레이터는 data/redump 폴더를 훑어 해당 게임에 맞는 키를 찾는다.

세 번째는 당연하지만 디스크 자체다. 본인이 보유한 실물 디스크가 대상이다.

짚어 둘 점이 하나 더 있다. 이 기능은 본인이 가진 디스크를 본인이 돌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에뮬레이터 자체는 합법이지만, 게임 데이터의 취득 경로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RPCS3가 덤프 파일 배포에 관여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변화가 반가운 대목도 그 지점이다. 덤프 파일을 어디선가 구하는 대신 가진 디스크를 그대로 쓰는 경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왜 지금 의미가 있나

PC용 내장 블루레이 광학 드라이브
▲ PS3 블루레이를 읽을 수 있는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사진: Evan-Amos (Public domain)

이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타이밍에 있다.

콘솔 업계는 디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디지털 에디션이 표준처럼 자리 잡았고, 실물 패키지 발매는 계속 줄고 있다.

그 흐름에서 이미 사 둔 디스크는 갈 곳이 애매해진다. 본체가 고장 나면 게임도 함께 묻힌다.

PS3는 특히 그렇다. 출시가 2006년이니 이제 20년이 다 됐다. 남아 있는 본체의 상당수가 수명 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 기능은 그 디스크들을 다시 꺼내 쓸 길을 열었다. 본체 없이도 정품 디스크로 게임을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게임 보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더 분명하다. 매체는 언젠가 상하고 드라이브도 단종된다. 실행 경로를 하나 더 만들어 두는 일 자체가 보존이다.

우리가 앞서 다룬 CPS3 기판 보존 프로젝트와 같은 성격의 작업인 셈이다.

RPCS3 디스크 직접 실행 요약
기능: 덤프 없이 실물 PS3 블루레이에서 바로 실행
지원: 윈도우 2026년 4월 → 리눅스·macOS·FreeBSD 8월 31일 병합
필요: PS3 블루레이 지원 드라이브 + 리덤프 복호화 키 + 정품 디스크
덤: 디스크 패키지 설치 시간 최적화 · 리눅스 올린 PS4·PS5에서도 구동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