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RTX 5090 단종설을 공식 부인했다. 발언자는 엔비디아 개인용 컴퓨팅 사업 총괄인 제프 피셔 수석부사장이다. 16일 타이베이에서 대만 매체에 "단종은 사실이 아니며 계속 출하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같은 인터뷰에 공급망이 빠듯하다는 인정이 들어 있다. 시장 상황도 부인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 Micro Center는 5090을 '미취급'으로 돌렸고, 아마존 제3자 판매가는 8,500달러 안팎이다. 10일 리커 두 명이 단종설을 꺼낸 지 6일 만에 나온 첫 반응이다.

누가, 어디서, 무슨 말을 했나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Micro Center 매장 외관
▲ 미국 Micro Center 매장 외관. 사진은 인디애나폴리스 매장이며 이번 사안의 특정 매장과는 무관한 자료 사진이다. 사진: deathpallie325 (CC BY-SA 4.0)
대만 타이베이 광화상장(광화디지털플라자) 건물 외관과 광장을 지나는 사람들
▲ 타이베이의 PC 상가 광화상장 외관. 2022년 12월 촬영한 자료 사진으로, 이번 인터뷰 현장이나 행사와는 무관하다. 사진: 玄史生 (CC0)

이번 부인은 보도자료나 공식 블로그가 아니라 행사 뒤 현장 인터뷰로 나왔다.

중앙통신사(CNA)는 16일 타이베이발 기사에서 이 발언을 전했다. 이 기사는 대만 SJTV(신지에위성TV) 사이트에 실린 전재본으로 확인했다.

이날은 엔비디아 신형 칩 'RTX 스파크'를 얹은 PC가 발매된 날이다. 대만은 오프라인 기념 행사가 열린 소수 시장 가운데 하나였고, 피셔 부사장이 행사차 방문했다.

기자가 소셜미디어에서 퍼진 5090 제품 수명 종료(EOL) 소문을 묻자, 부사장은 단종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5090이 엔비디아 제품군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계속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발언에는 배경 설명도 붙었다. 지포스가 없었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포스에서 CUDA가 나왔고, 그것이 AI 시장의 토대가 됐다는 논리다.

공급 이야기도 나왔다. CNA는 피셔 부사장이 공급망이 빠듯한 상황을 인정하면서, 이는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급 제약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톰스하드웨어는 같은 발언을 대만 매체 4Gamers와 SJTV 인용으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보도에 따르면'이라는 단서를 달았고, 엔비디아 본사에 직접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4Gamers 원문은 접속이 차단돼 직접 읽지 못했다. 번역이 매체마다 조금씩 달라 따옴표 인용 대신 의역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부인의 범위가 '생산 중단은 없다'까지이고, 언제 얼마나 풀리는지는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0일 리커들은 GB202 칩이 앞으로 RTX PRO 전용이 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RTX 5090 단종설 기사에 있다. 이번 발언은 그 칩 배분 문제에 직접 답한 것이 아니다.

날짜(2026)사건출처
10월 10일 리커 2명 '5090 EOL, GB202는 RTX PRO 전용' 주장 Wccftech 등
10월 15일 Micro Center '미취급(Not Carried)'로 재분류 보도 Tom's Hardware
10월 16일 피셔 부사장 타이베이에서 단종 부인·공급난 인정 CNA(SJTV 전재)·4Gamers 인용
10월 17일 엔비디아 마켓플레이스에서 5090 보이지 않음 Tom's Hardware
10월 16~17일 브라질 Oderço, 5090 두 팔레트 분실 호소 브라질 매체·Tom's Hardware(18일)

▲ 단종설 이후 9일간의 흐름 (각 보도 기준 날짜)

소매점 현황 — 부인과 진열대의 온도차

영상: NVIDIA GeForce 유튜브 채널

톰스하드웨어는 17일 주요 소매점을 훑어본 결과를 실었다.

아마존에서는 제3자 판매자가 약 8,500달러에 팔고 있다. 베스트바이에는 5090 단품이 한 장도 없다. 뉴에그에는 약 7,300달러짜리가 올라와 있지만 배송 기간으로 보아 중국 판매자로 추정된다고 했다.

엔비디아 자체 마켓플레이스와 Micro Center에서도 이 카드는 사라진 상태였다.

Micro Center 건은 15일 따로 보도됐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5090이 '재입고 예정'이 아닌 '미취급(Not Carried)'으로 분류됐다. 단순 품절과 달리 상시 취급 목록에서 빠졌다는 뜻이다.

에이수스·MSI·기가바이트의 파트너 모델은 사이트에 남아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모두 품절이다. 유일하게 재고가 있는 에이수스 ROG 아스트랄 에디션 20은 11,000달러에 가까운 20주년 번들로만 판다.

한 레딧 이용자는 매장 직원이 9일에 5090을 진열대에서 치웠다고 주장했다. 개인 글에 근거한 것이어서 확인된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15일 시점에는 엔비디아 웹사이트가 5090을 '1,999달러부터'로 표시하고 있었다. 17일 확인에서는 마켓플레이스에서 보이지 않았다.

19일 밤 9시 무렵 B&H와 뉴에그 검색 화면도 직접 열어 보았다. 베스트바이는 접속이 막혀 확인하지 못했다.

B&H에는 5090 카드가 19종 올라 있었다(외장형 AI Box 포함). 이 가운데 18종은 '일시 품절(Temporarily Out of Stock)'이었다. 표시 가격은 4,799.99달러(에이수스 TUF)부터 5,899.99달러(ROG 아스트랄 화이트 OC)까지다.

재고가 있던 카드는 기가바이트 AORUS 엑스트림 워터포스 한 종(6,299달러)뿐이었다. ROG 에디션 20 데스크톱 키트는 11,799.99달러에 재고가 있었다.

뉴에그 검색 결과의 5090 카드는 대부분 제3자 판매 목록이었고 가격이 8,500달러대부터 11,000달러까지 퍼져 있었다. 엔비디아 파운더스 에디션은 8,499.99달러(정가 표시 8,999.99달러)로 올라 있었다.

같은 화면에서 일부 모델(조텍 AMP 엑스트림 인피니티 등)은 '곧 입고(Coming Soon)'로만 표시됐다. 뉴에그 가격이 톰스하드웨어가 본 7,300달러보다 높은 것은 조회 시점과 판매자 구성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엔비디아 파운더스 에디션의 모습은 위 공식 영상에서 볼 수 있다.

프리빌트가 '정상가에 가까운' 마지막 통로

팔릿 RTX 5090 게임록 백플레이트의 방열판 개구부
▲ RTX 5090 게임록의 백플레이트 개구부로 보이는 방열 핀. 사진: PantheraLeo1359531 (CC BY 4.0)

카드 단품이 막히자 완제품 PC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톰스하드웨어는 17일 베스트바이의 MSI 인피니트 ZS를 소개했다. 라이젠 9 9950X3D에 5090을 얹은 모델로 가격은 7,599달러, 직전 가격은 7,799달러였다.

이 매체는 나머지 부품(CPU·메인보드·쿨러·램 32GB·파워·케이스·윈도 등)을 합쳐 약 2,300달러로 추정했다. 그러면 카드 몫은 약 5,300달러가 된다.

이 계산은 매체의 추정치다. 부품별 가격은 시장 가격을 가늠한 값이라 실제 원가와 다를 수 있다.

16일 같은 매체의 다른 기사는 5090 단품 가격이 권장가 1,999달러에서 7,500달러 이상으로 올랐다고 적었다. 델 에이리언웨어 에이리어 51은 9950X3D·램 32GB·SSD 2TB 구성에 7,499.99달러였다.

프리빌트에 카드가 묶여 나온다면 단품이 말라도 완제품 쪽 재고는 당분간 버틸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것은 이번 보도들이 직접 말한 내용이 아니다.

국내 가격 — 다나와에서 확인한 것

국내 사정도 같은 방향이다.

19일 밤 9시 무렵 다나와에서 'RTX 5090'을 검색했다. 상품 목록에는 5090 카드가 40종 가까이 올라 있었다.

목록상 최저가는 조텍 AMP EXTREME INFINITY의 860만 원이었다. 대부분은 1,000만~1,400만 원대였고, 가장 비싼 것은 맨리(MANLI) 갤러드 OC 화이트의 1,690만 원이었다.

같은 화면 상단 광고 영역에는 조텍 5090 AMP EXTREME INFINITY가 1,091만 원, 조텍 5090 SOLID OC가 999만 9,990원으로 따로 노출됐다. 광고 슬롯 가격은 목록 최저가와 다를 수 있다.

다나와 목록의 가격은 쇼핑몰별 최저가를 모은 값이다. 재고 여부는 상품마다 달라 실제 구매가 가능한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9월 초 국내 730만 원 시대 기사는 제조사별 유통가가 '730만 원대'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그 기사의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 목록이 아니라 보도 시점의 유통가 기준이다.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래도 현재 다나와 최저가 860만 원은 당시 730만 원대보다 130만 원가량 높다.

올해 신형 게이밍 GPU 공백과 5090 실구매가 폭등은 8월 엔비디아 GPU 공백 기사에서 다룬 흐름의 연장선이다.

국내에서 구매를 고민한다면 가격 변동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여기 적은 가격은 조회 시점의 화면일 뿐 확정가가 아니다.

브라질 공항에서 사라진 47만 달러어치 5090

상파울루 과룰류스 국제공항 계류장의 항공기와 지상 작업 차량
▲ 상파울루 과룰류스 국제공항 계류장 자료 사진. 사건 당시 모습이나 문제의 화물과는 무관하다. 사진: Wilfredor (CC BY-SA 4.0)

브라질 매체들은 16~17일 이 사연을 보도했고, 18일 톰스하드웨어가 영문으로 전했다.

브라질 전자·IT 유통사 Oderço는 파라나주 마링가에 본사를 둔 회사로, 1988년 설립됐고 조텍 제품을 도매로 유통한다고 한다. 회사는 인스타그램에서 5090 화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Oderço Matos 대표는 영상에서 창립 38년 만에 화물을 잃어버린 건 처음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회사는 2008년부터 직수입을 해 왔다고 한다.

회사가 기다리던 것은 조텍 RTX 5090 두 팔레트다. 상파울루 과룰류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뒤 사라졌다고 한다. 금액은 약 250만 헤알, 미화 약 47만 달러다.

대표는 카메라 기록조차 확인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도착 날짜와 추적 번호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항 운영사 GRU 에어포트는 이후 입장을 냈다. 브라질 항공 전문 매체 에어로인(Aeroin)이 전한 성명에 따르면 화물을 찾지 못한 사실을 당국에 공식 보고했고, 수입사 대리인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성명은 10월 14일 수입사 측에 보상 절차 시작에 필요한 안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항은 이제 고객 측 서류 제출을 기다리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성명은 Oderço가 '아무도 답하지 않는다'고 호소한 내용과 엇갈리는 대목이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17일 오후까지 세관을 맡은 연방세무청(Receita Federal)과 조텍, 엔비디아는 이 건에 공개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운송사 이름도 공개되지 않았다.

톰스하드웨어는 이 금액이 소비자 판매가가 아니라 회사의 매입가라고 짚었다. 카드가 몇 장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원인이나 경위는 밝혀진 것이 없다. 이 기사에서는 분실 외의 어떤 가능성도 단정하지 않는다.

공급 부족이 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근거도 없다. 다만 5090 한 장이 8,000달러 안팎에 팔리는 시장이라는 점은 보도의 배경으로 함께 언급됐다.

교체할 수 없는 카드를 지키려는 개조 — 쿼드 8핀 모드

영상: Hardware Unboxed 유튜브 채널

카드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이미 가진 카드를 지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17일 레딧 이용자 DallasGrave가 공개한 쿼드 8핀 전원 변환 키트를 소개하며 '교체할 수 없는 8,500달러짜리 5090'을 보호하는 개조라고 표현했다.

이 키트는 카드의 16핀(12V-2x6) 커넥터를 우회해 일반 8핀 PCIe 4개로 전력을 나눠 받는다. 8핀 하나가 최대 150W이므로 4개를 합치면 600W다.

매체 계산으로 600W(50A) 부하에서 16핀은 전원 핀 6개가 각각 약 8.33A를 지고, 8핀 4개는 핀 12개라 각 4.17A 수준이다. 핀당 전류가 절반이라는 설명이다.

제작자는 800W까지 시험했다고 주장하지만 출시일·가격·설치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검증된 제품이 아니라 개인 개조다.

16핀 커넥터가 녹은 사례는 DLSS 5를 켠 5090 커넥터 용융 기사에서도 다뤘다.

위 영상은 하드웨어 언박스드가 12일 올린 것으로, 제목은 '5090은 (게이머용으로는) 이미 단종됐다'이다. 영상 내용은 이 기사의 근거로 쓰지 않았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미국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신사옥 입구와 엔비디아 로고 간판
▲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건물. 이번 발언과는 무관한 자료 사진이다. 사진: Coolcaesar (CC BY-SA 4.0)

정리하면 확인된 것은 두 가지다. 엔비디아 임원이 단종을 부인했다는 것, 그리고 같은 입으로 공급이 빠듯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직 모르는 것은 많다. 공식 성명이나 서면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10일 리커들이 말한 'GB202 물량의 PRO 전용 전환'에 대한 답도 없다. 재고가 언제 풀릴지, 가격이 내려갈지도 말하지 않았다.

톰스하드웨어는 17일 기사에서 게이밍 관련 매출이 엔비디아 전체에서 매우 작은 비중이라고 지적했다. 해석이 갈리는 대목이지만 엔비디아가 한 설명은 아니다.

당분간 확인할 지점은 다음과 같다. 엔비디아 마켓플레이스에 5090이 다시 올라오는지, Micro Center의 '미취급' 표기가 풀리는지, 국내 최저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다.

구매를 서두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가격이 이미 권장가의 몇 배이고 방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