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그래픽카드 가격표가 다시 요동쳤다. 8월 들어 지포스 RTX 50 시리즈 국내 유통가가 제품별로 최대 30% 올랐다. 최상위 모델인 RTX 5090(32GB) 탑재 제품은 지난달 중순 580만 원대에서 730만 원대까지 뛰었다. 조립PC 견적을 준비 중이던 소비자라면, 예산을 다시 짜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8월 한 달, 최대 30% 인상
가격 인상 폭은 모델마다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전부 올랐다.
RTX 5090(32GB) 탑재 제품은 제조사에 따라 지난달 중순 대비 최대 150만 원 이상 올라 73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RTX 5070(12GB)은 90만 원대에서 110만 원대로, RTX 5060 Ti(8GB)는 60만 원대에서 70만 원대로 각각 뛰었다.
유통사 관계자는 "8월 가격 인상을 앞두고 주요 제조사들이 일시적으로 출하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국내 점유율이 낮은 제조사는 약 20%, 다른 제조사들은 최대 30% 안팎의 인상을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즉 지금 보이는 가격도 인상의 끝이 아니라 과정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원인은 메모리와 웨이퍼 — 두 가지가 한꺼번에 올랐다
가격 인상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첫째는 GDDR7 메모리 가격 상승이다. 개당 가격이 20달러 초반대까지 올랐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게이밍 카드에 들어가는 GDDR7 공급까지 함께 타이트해진 결과다.
둘째는 TSMC 웨이퍼 가격 인상이다. RTX 50 시리즈를 위탁 생산하는 TSMC가 7나노급 이하 첨단 공정 웨이퍼 가격을 올리면서, 칩 자체의 원가도 함께 뛰었다.
엔비디아가 GPU와 메모리를 키트 형태로 묶어 제조사에 공급하는 방식도 한몫한다. 원가 상승분이 그대로 소매가에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공정 원가와 메모리 원가가 동시에 오른 흔치 않은 상황이 국내 가격표에 고스란히 찍힌 셈이다.
조립PC 시장은 지금 이렇게 흔들린다
당장 영향을 받는 건 신규 조립PC 수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조립PC 시장 침체가 더 깊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신품 대신 중고 그래픽카드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품과 중고 사이의 가격 격차가 이번 인상으로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위안거리도 있다. 국내 가격 인상 폭(최대 30%)은 앞서 보도된 해외 RTX 5090 실구매가 폭등(출시가 대비 2배 이상)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다만 원화 기준으로도 이미 부담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GDDR7 메모리 공급 상황이 나아졌다는 신호는 없다. 조립PC 견적을 앞두고 있다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결정을 서두르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