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작업장에서 RTX 5090 수백 장이 분해되고 있다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올린 곳은 홍콩 IT 매체 HKEPC다. 해외 매체들은 이를 인용해 카드에서 GPU 칩과 메모리를 떼어내 AI 서버용 블로어 카드로 다시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보도는 모두 이 영상 1건에서 출발한다. 수량, 카드의 출처, 시설 소유주, 개조 제품의 성능은 확인된 것이 없다. 엔비디아의 공식 입장도 보도들에서는 찾을 수 없다.

무엇이 보도됐나 — 출처는 영상 1건

RTX 5090 게임록의 팬과 방열 핀을 가까이서 찍은 사진
▲ 일반적인 3팬 방식 RTX 5090 쿨러의 확대 사진. 보도에 나온 쿨러 교체를 설명하기 위한 참고 자료이며, 해당 영상 속 제품이 아니다. 사진: PantheraLeo1359531 (CC BY 4.0)

발단은 HKEPC가 10월 23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영상과 게시물이다.

노트북체크와 윅스테크는 같은 날, 긱3D(Guru3D)는 24일 이 영상을 기사로 다뤘다. 이 기사들이 본 원본은 HKEPC의 X 게시물이다.

HKEPC 원문은 접속이 막혀 직접 읽지 못했다. 이 기사의 내용은 위 세 매체가 전한 요약에 기댄 것이다.

보도들이 전하는 영상 내용은 이렇다. 중국의 작업장 또는 공장으로 보이는 곳에 여러 제조사의 RTX 5090이 쌓여 있다.

기술자들이 카드에서 GB202 GPU 칩과 GDDR7 메모리를 떼어내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이 부품들은 듀얼슬롯 블로어 쿨러를 단 별도 기판으로 옮겨진다는 것이 매체들의 설명이다.

블로어 방식은 공간이 좁은 AI 서버에 카드를 촘촘히 꽂는 데 알맞다. 다만 AI 서버에 들어간다는 부분은 영상이 직접 보여 준 사실이 아니라 매체들의 해석이다.

수량으로는 '수백 장'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긱3D는 이 숫자를 영상으로 검증된 생산 대수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윅스테크는 영상 속에 에이수스 ROG 아스트랄 모델이 보이고, 엔비디아 파운더스 에디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파운더스 에디션 부분은 '보도가 시사한다'는 수준의 간접 서술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들

긱3D는 이 영상이 한 곳에서 촬영된 활동을 보여 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매체는 영상이 소매 재고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증거도, 소매 가격이 실제로 움직였다는 증거도 아니라고 적었다.

윅스테크는 엔비디아가 이런 시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썼지만, 이는 필자의 추정이다. 노트북체크는 엔비디아가 알고 있었는지나 관여했는지는 지금 정보로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윅스테크는 엔비디아가 중국으로 들어가는 5090을 눈감아 준다는 익명 보도도 언급했다. 이쪽 역시 근거가 공개되지 않은 주장이다.

중국 정부나 엔비디아가 이번 영상에 공식적으로 반응했다는 보도는 찾지 못했다.

항목보도에서 확인되는 정도
수량 '수백 장'이 유일한 수치. 기간·누적 생산량 없음, 영상 기반 검증 안 됨
카드의 출처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음(긱3D)
시설 소유주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음(긱3D)
개조품 성능 확인된 바 없음. 게이밍 카드 개조품과 데이터센터용 GPU는 같지 않다는 지적(긱3D)
수출 규정 위반 여부 영상만으로는 판단 불가(긱3D)
엔비디아 입장 세 매체 기사 어디에도 공식 발언 없음

▲ 10월 23~24일자 보도에서 확인되는 범위 정리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 선전 화창베이의 전자상가 내부, 여러 층에 걸친 상점가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 중국 선전 화창베이 전자상가 화창전자세계 내부 자료 사진. 이번 영상의 촬영 장소와는 무관하며 선전의 전자부품 유통 환경을 보여 주는 일반 사진이다. 사진: Mx. Granger (CC0)

노트북체크와 윅스테크는 비슷한 내용이 앞서도 보도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말에는 중국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의 영상을 근거로, 선전 업체가 RTX 5090에서 GPU를 떼어 블로어형 기판에 옮기는 자동화 라인을 소개한 보도가 톰스하드웨어·테크레이더·긱3D 등에서 나왔다.

당시 보도에서는 카드가 중국 전용 RTX 5090D가 아니라 일반 RTX 5090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HKEPC 영상과 같은 시설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 영상이 새로운 근거로서 갖는 무게는 '같은 현상이 다시 목격됐다' 정도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소매 시장과의 연결 — 보도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화창베이 전자상가 1층에서 부품 판매대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 화창베이 전자상가 내부 자료 사진. 보도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 사진이다. 사진: そらみみ (Soramimi) (CC BY-SA 4.0)

RTX 5090은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다. 엔비디아가 10월 16일 단종설을 부인하면서 공급이 빠듯하다고 인정한 경과는 RTX 5090 단종 부인 기사에 정리했다.

단종설이 처음 나온 배경은 RTX 5090 단종설 기사에 있다.

윅스테크는 영상 속 에이수스 ROG 아스트랄 모델의 가격을 1만 달러라고 적었다. 이는 해당 매체가 제시한 수치다.

이번 보도들에서 확인되는 가격 수치는 이것뿐이다. 개조 때문에 소매 가격이나 재고가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대한 수치는 어느 매체도 제시하지 않았다.

긱3D는 영상이 소매 재고 이탈이나 가격 변동을 보여 주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단종됐다는 카드가 중국에서 AI 부품으로 쓰인다'는 식의 연결은 흥미로운 해석이지만, 단종설 자체가 엔비디아의 부인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두 사안을 곧바로 이어 붙이기는 어렵다.

수출 규제 맥락

선전 화창베이 거리의 쌔그광장 전자상가 건물 외관과 행인
▲ 선전 화창베이의 SEG 광장 전자시장 건물 외관. 2024년 3월 촬영한 자료 사진으로 이번 보도와는 무관하다. 사진: Weu MGliam MAA 06 Twoua (CC0)

영상: NVIDIA GeForce 유튜브 채널

노트북체크는 RTX 5090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수출 제한 대상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상당한 물량이 중국에 계속 들어간다는 보도가 있다고 적었다.

긱3D도 완제품 RTX 5090은 중국 판매가 제한돼 있고, 엔비디아가 이 시장용으로 성능을 낮춘 RTX 5090D를 내놓은 바 있다고 배경을 짚었다. 같은 매체는 영상만으로 어떤 물량이 규정을 어겼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즉 이 보도는 규정 위반을 입증한 것이 아니라, 제한 대상 카드가 중국에서 목격됐다는 영상 1건이다.

위 영상은 엔비디아 공식 채널의 RTX 5090 파운더스 에디션 개봉 영상으로, 카드의 원래 모습을 보여 주는 참고용이다. 이번 보도와는 무관하다.

개조 방법이나 부품 유통 경로에 관한 구체적 정보는 이 기사에서 다루지 않는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선

정리하면 확인된 것은 'HKEPC가 중국 작업장에서 RTX 5090이 분해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공개했다'는 사실 정도다.

AI 가속기로 개조된다는 것, 수백 장이라는 규모, 파운더스 에디션이 포함됐다는 것은 모두 영상에 대한 매체들의 해석이다.

후속으로 지켜볼 대목은 HKEPC 원문이 공개하는 추가 정보와, 엔비디아나 관련 당국이 이번 영상에 반응하는지 여부다.

교차 확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보도에 따르면'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