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헬릭스'가 네 종류의 라인업으로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함께 퍼진 이야기가 보급형 'Helix S'의 피크 FP32 성능이 36 TFLOPS로, 엔비디아 RTX 5070을 넘어선다는 주장이다. 다만 둘 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확인한 내용이 아니다. 4종 라인업의 근거로 제시된 X 게시물은 작성자 스스로 '순전히 상상'이라고 밝힌 팬 콘셉트였고, Helix S 사양은 보도한 매체가 업계 수치를 비교해 계산한 자체 추정이다.

4종 준비 중 — 보도의 근거는 '상상'이라던 X 게시물

일본 매장 진열대에 놓인 엑스박스 시리즈 X와 시리즈 S
▲ 현행 세대도 시리즈 X와 S로 나뉘어 있다. 헬릭스 역시 제품군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사진은 일본 매장의 진열 모습.

현지 시간 10월 14일, 하드웨어 매체 GameGPU가 마이크로소프트가 헬릭스 라인업으로 4종의 기기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X(옛 트위터) 이용자 Rochdi.B를 인사이더로 소개하고 그의 게시물을 출처로 걸었다.

그런데 해당 게시물(10월 13일 게시)의 첫 줄은 이렇다. "순전히 상상이지만, 이상적인 엑스박스 헬릭스 제품군은 이렇게 생겼으면 한다."

본문에는 주력 콘솔, 보급형 모델, 전용 휴대기, 스트리밍 박스 네 가지가 나열돼 있다. 함께 올린 이미지는 제품명을 'Main Console·Essential·Handheld·Streaming'으로 단 렌더링 콘셉트 그림이다.

게시물과 이미지 어디에도 56·18·10 TFLOPS 같은 수치는 없다. 확인하지 못한 것은 GameGPU가 어디서 이 수치를 가져왔는지다.

즉 4종 구성은 내부 유출이 아니라 한 팬이 그린 이상적인 구성을 매체가 전한 것에 가깝다. 확인할 수 있는 한 이 게시물 말고 다른 독립 출처는 보이지 않는다.

GameGPU는 앞서 나온 유출이 3종 구성이었고 여기에 클라우드 전용 스트리밍 박스가 더해졌다고 썼다. 라인업 전체가 2027년 11월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도 적었지만,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보도가 든 배경은 반도체 부족과 램 가격 250% 이상 급등, 웨이퍼 단가 상승이다. 가격대가 다른 여러 구성을 내놓아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참고로 'X 약 56 TFLOPS'는 9월 23일 비디오카즈가 전한 Kepler의 주장(헬릭스 56, PS6 40 TFLOPS)과 숫자가 같다. 다만 이 기사 본문은 열리지 않아 세부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다.

기기(GameGPU 기사 명칭)성격설계 목표 성능(GameGPU)
Project Helix X 거치형 플래그십 약 56 TFLOPS
Project Helix S 보급형 가정용 약 18 TFLOPS
Project Helix Handheld 휴대용, 배터리 효율 중시 약 10 TFLOPS
Xbox Helix Streaming Box TV용 클라우드 전용 셋톱박스 로컬 성능 비중 낮음

▲ GameGPU 2026년 10월 14일 기사 기준. 모두 루머이며, 근거로 제시된 X 게시물에는 이 수치가 없다.

스트리밍 박스는 '추정' 사양까지 나왔다

ROG 엑스박스 앨라이와 ROG 엑스박스 앨라이 X 휴대용 게임기
▲ 현재 시판 중인 엑스박스 휴대용 기기인 ROG 엑스박스 앨라이(왼쪽 흰색)와 앨라이 X. 헬릭스 핸드헬드가 아니며, 헬릭스 기기의 모습은 공개된 바 없다.

네 번째 기기인 스트리밍 박스에는 구체적인 사양도 따라붙었다.

AV1·HEVC 하드웨어 디코딩, Wi-Fi 7, HDMI 2.1, 4K 60fps 출력이 거론됐다. 디코딩 지연은 8ms 이하, 소비전력은 15W 이하, 냉각은 팬 없는 수동 방식이라고 한다.

다만 보도 자체가 이 사양을 "아마도 포함할 것"이라는 단서와 함께 소개했다. 근거 게시물에는 'HDMI·Wi-Fi 연결'이라는 문구 정도만 있다.

휴대용 기기의 '10 TFLOPS'도 설계 목표로 전해졌다. 보도는 AMD 기반 커스텀 칩이 테이프아웃을 마쳤다고도 적었다.

PS6와 차세대 엑스박스 칩이 테이프아웃했다는 보도는 9월에도 비디오카즈를 통해 나온 적이 있다. 어느 쪽이든 마이크로소프트가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기기 이름도 일관되지 않는다. 앞의 세 종은 'Project Helix', 스트리밍 박스만 'Xbox Helix'로 표기돼, 공식 브랜딩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Helix S '36 TFLOPS' — 유출이 아니라 매체의 추정

엑스박스 시리즈 X와 시리즈 S 본체와 컨트롤러
▲ 현행 엑스박스 시리즈 X(왼쪽)와 시리즈 S. 'Helix S' 실물이 아니며, 현행 제품군의 위계를 보여주는 참고용 사진이다.

Helix S 사양은 GameGPU가 10월 10일과 12일에 낸 기사에서 나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두 기사 모두 유출자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체는 기존 유출과 마이크로소프트 측 발언, 계산을 바탕으로 한 분석이라고 설명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양을 공식 공개한 바 없다고 명시한다.

즉 '유출된 사양표'가 아니라 매체의 분석과 추정에 가깝다. 기사 표현도 "예상한다", "될 수 있다" 같은 가정형이 많다.

추정된 구성은 다음과 같다.

CPU는 AMD 커스텀 칩에 Zen 6 또는 Zen 6c 코어가 쓰일 수 있다고 했다.

GPU는 RDNA 5 기반에 28개 유닛, 표준 FP32 기준 약 18 TFLOPS다. 기사는 '연산 유닛(CU)'이라고 명시하지 않고 '블록'으로 적었다.

메모리는 최대 20GB GDDR7, 저장장치는 1TB NVMe(다이렉트스토리지 지원)다.

업스케일링은 머신러닝 유닛과 FSR Diamond로, 1440p 기반에서 4K 최대 120fps를 노린다고 썼다.

디스크 드라이브는 없는 디지털 전용이고, 가격은 499~599달러로 추정했다. 상위 모델은 1,000달러 안팎의 하이브리드 플래그십으로 봤다.

이 가운데 어느 것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수치가 아니다.

'RTX 5070 능가'라는 말이 뜻하는 것

소형 PC 케이스 안에 장착된 지포스 RTX 5070 파운더스 에디션
▲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 RTX 5070. 사진은 RTX 5070 파운더스 에디션이 들어간 소형 PC로, 헬릭스와는 무관하다.

영상: DF Clips 유튜브 채널

36 TFLOPS라는 숫자에는 조건이 붙는다.

기사에 따르면 표준 FP32는 약 18 TFLOPS이고, 듀얼 이슈(dual-issue) FP32 유닛이 쌍으로 명령을 처리하면 이론상 피크가 두 배인 36 TFLOPS가 된다.

GameGPU는 RTX 5070을 30.9 TFLOPS(이론 피크)로 놓고, 이를 넘어선다고 했다. 라데온 RX 9070 GRE(34.3 TFLOPS)와도 비교했다.

하지만 이는 종이 위의 피크 연산량 비교다. 36은 모든 유닛이 쌍으로 명령을 처리하는 이상적인 경우의 값이다.

TFLOPS는 같은 아키텍처끼리 비교할 때 의미가 큰 지표다. 서로 다른 구조의 GPU를 피크 수치로 줄 세우면 체감 성능과 어긋나기 쉽다.

그러니 'Helix S가 RTX 5070급'이라는 요약은 성능 평가가 아니라 가정 위의 산술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

비교 기준도 기사마다 달라졌다. 10월 10일 기사는 현행 시리즈 X를 12.1 TFLOPS, PS5 프로를 16.7 TFLOPS로 놓고 '18 TFLOPS면 PS5 프로를 넘는다'고 썼다.

이틀 뒤 기사는 같은 사양을 두고 36 TFLOPS와 RTX 5070을 앞세웠다. 18과 36은 서로 다른 칩이 아니라 같은 GPU를 세는 방식이 다른 값이다.

아래 영상은 앞서 나온 헬릭스·PS6 GPU 수치 유출을 짚는 해설이다. 이번 보도 이전인 10월 1일에 올라온 영상이라는 점은 감안하고 볼 것.

공식 확인된 것은 여기까지

프로젝트 헬릭스 로고
▲ 프로젝트 헬릭스 공식 로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밝힌 사실은 많지 않다.

지난 3월 11일 엑스박스 공식 블로그에서 제이슨 로널드는 "프로젝트 헬릭스는 커스텀 AMD SoC로 구동된다"고 밝혔다. 차세대 다이렉트X와 FSR에 맞춰 함께 설계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개발자용 알파 하드웨어는 2027년부터 배포할 계획이고, 헬릭스는 엑스박스 콘솔 게임과 PC 게임을 함께 즐기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프로젝트 헬릭스 공식화 기사에 정리돼 있다.

'여러 기기'라는 방향은 아샤 샤르마 CEO가 8월 BBC 인터뷰에서 "헬릭스를 위한 훌륭한 차세대, 그리고 훌륭한 기기 제품군을 열심히 준비해 왔고 곧 더 공유하겠다"고 한 데서 나왔다. 이 발언의 맥락은 디스크 드라이브 관련 기사에서 다뤘다.

10월 6일에는 내부 타운홀 발언이 윈도우 센트럴을 통해 전해졌다. 윈도우 센트럴은 녹취록을 입수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샤르마는 "세대 10에서는 제품군 형태로 간다"며 "모두에게 맞는 하나의 기기는 없다"고 했다. "훌륭한 콘솔이 먼저"지만 "이동 중에 즐기려는 이용자가 많다는 것도 안다"고 덧붙였다.

제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잘하는 부분과 파트너와 협력할 부분으로 나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핸드헬드'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제품군이 몇 종인지, 어떤 기기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사양과 가격, 출시일도 마찬가지다.

10월 15일 현재 엑스박스 공식 사이트에서 이를 뒤집거나 구체화하는 새 발표는 확인되지 않는다.

디스크 드라이브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별도 기사를 참고할 만하다.

숫자를 흔들 변수들

칩 쪽 사정도 변수다. AMD RDNA5가 2027년에는 한 종류만 나올 수 있다는 지연 루머가 있었고, 헬릭스용 커스텀 SoC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붙었다. 관련 내용은 RDNA5 지연 루머 기사에서 볼 수 있다.

보도에서 거론된 램 가격 상승이 사실이라면 가격대 설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정리하면 이렇다.

공식: 커스텀 AMD SoC, 2027년 알파 키트, 콘솔·PC 게임 동시 지원, '제품군'이라는 방향과 콘솔이 먼저라는 입장.

루머·추정: 4종 구성(근거 게시물은 팬 콘셉트), 각 기기의 TFLOPS, Helix S의 36 TFLOPS와 RTX 5070 비교, 가격과 2027년 11월 출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제 사양을 내놓기 전까지, 이 숫자들은 변할 수 있다고 보고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