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발을 헛디디면 누군가는 그 틈을 노린다. 소니가 지난달 2028년부터 PS 게임 디스크를 전면 단종하겠다고 발표한 뒤 팬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반발이 거센 지금, 정작 관심은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그럼 다음 Xbox는 디스크를 넣을까?"라는 질문이다.
소니가 먼저 판을 깼다
소니는 2028년 초부터 플레이스테이션 생태계의 모든 신작을 디지털 전용으로만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며 물리 매체 생산을 완전히 접기로 했다. "충분한 시간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슬라이 쿠퍼나 레지스탕스 같은 1세대 IP들이 앞으로 실물로는 영영 못 볼 유물이 될 거라는 아쉬움부터, 8월로 예정됐던 관련 행사를 두고 "무의미하다"는 냉소까지 나왔다. PS6 자체도 완전 디지털 콘솔로 나올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소니가 만든 이 빈틈을 경쟁사가 놓칠 리 없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프로젝트 헬릭스를 둘러싼 엇갈린 제보
실제로 신호는 감지됐다. 디지털 파운드리 팟캐스트에서 존 리네만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Xbox '프로젝트 헬릭스'에 디스크 드라이브를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PS6 대비 확실한 차별점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소니에게 등을 돌린 물리 매체 팬들을 그대로 흡수하겠다는 그림이다. 그런데 정반대 얘기도 동시에 흘러나왔다. 윈도우 센트럴이 확보한 별도 소식통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결국 소니와 같은 길, 즉 디스크 드라이브 없는 완전 디지털 콘솔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기기를 두고 완전히 상반된 제보가 동시에 도는 셈이다.
결정을 미루게 만든 진짜 변수, 조직 개편
이 혼선에는 이유가 있다. 디스크 드라이브 탑재설이 처음 흘러나온 시점은 Xbox CEO 아샤 샤르마가 부진에 빠진 게임 사업부를 대대적으로 '리셋'하기 이전이었다. 이후 조직 개편과 전략 재검토가 이어지면서, 하드웨어 스펙을 둘러싼 결정 상당수가 다시 테이블 위에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 즉 두 제보 모두 거짓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점의 내부 논의를 반영하고 있을 뿐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디스크 드라이브는 단순한 부품 하나가 아니라 원가, 공급망, 그리고 "우리는 소니와 다르다"는 메시지까지 걸린 전략적 결정이다. 소니의 발표로 열린 이 틈을 실제로 파고들지, 아니면 결국 같은 디지털 전용 노선을 택할지는 프로젝트 헬릭스의 정식 스펙이 공개돼야 확실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