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개막한 스팀 넥스트 페스트 2026 10월 회차의 데모 수가 8,202개로 집계됐다. 해외 매체 유로게이머는 이 규모가 작년 행사의 두 배를 넘는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생성형 AI로 찍어낸 슬롭이 행사를 덮었다'는 불만과 함께, AI 게임을 걸러내는 필터를 달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 다만 스팀에는 아직 그런 필터도, 전용 태그도 없다.
데모 8,202개 — 작년의 두 배를 넘겼다
영상: Steam 유튜브 채널
유로게이머는 10월 19일 저녁(한국시간) 기사에서 스팀 넥스트 페스트 프레스 페이지 기준 전체 데모 수가 8,202개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 숫자가 작년 행사의 두 배를 넘는다고 짚었다. 작년 회차의 정확한 데모 수는 해당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참고로 6월 회차 때 유로게이머가 스팀DB 필터로 센 참가작은 약 8,700개였다. 이번 8,202개는 매체가 프레스 페이지에서 읽은 수치이고, 6월 수치와는 집계 방식과 시점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스팀 상점의 넥스트 페스트 페이지에서 8,202개라는 숫자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 기사의 수치는 유로게이머 보도를 따랐다.
행사는 태평양시 기준 10월 19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26일 오전 10시까지 이어진다. 일정은 앞서 정리한 10월 넥스트 페스트 일정과 같다.
숫자가 커진 만큼 이용자가 가려내야 할 양도 늘었다. 유로게이머는 생성형 AI 슬롭, 표절, 그리고 개발자 입장에서의 발견 가능성을 올해 행사의 핵심 우려로 꼽았다.
아래는 밸브가 올린 이번 회차 공식 트레일러다.
"AI 때문에 넥스트 페스트를 망쳤다" —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것
IGN은 10월 20일 오전(한국시간) 기사에서 이번 행사에 '평소보다 저품질 게임이 많아 보인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챗GPT에 한 줄 입력해 뽑은 듯한 이미지를 앞세운 게임이 눈에 띈다. 홍보에 AI 이미지를 쓰거나 아예 AI로 통째로 만든 게임도 많아 보인다는 것이다.
스팀 서브레딧(r/Steam)에서는 이용자 ScalesGhost가 디스커버리 큐에서 AI 생성 콘텐츠가 들어간 게임을 전부 제외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스팀이 이미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으니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다.
다른 글에서는 "AI가 넥스트 페스트를 망쳤다"는 제목으로 불만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전부 AI 슬롭이라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댓글을 남겼다.
필터를 만드는 일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IGN의 설명이다. 스팀에는 이미 태그 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밸브는 지난 5월 이용자 정의 태그 수를 줄였다. 이런 필터가 생기려면 밸브가 'AI'를 공식 태그로 추가해야 한다.
IGN은 균형 있는 시각도 덧붙였다. 넥스트 페스트에 저품질 게임이 섞여 있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밸브는 오래전부터 알고리즘이 인기작을 끌어올리고 저품질작을 묻어주기를 기대하는 방임적 큐레이션을 해왔다.
그래서 IGN은 이번 회차가 이전보다 심해 보이긴 해도, 인기 데모가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올 때까지 며칠 기다렸다가 보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스팀의 AI 공시 정책은 어디까지 와 있나
스팀은 입점 단계에서 개발사가 콘텐츠 설문(Content Survey)의 '생성형 AI 콘텐츠' 항목에 AI 활용 내역을 상세히 적도록 하고 있다. 스팀웍스 문서에 따르면 구분은 두 가지다.
사전 생성(Pre-Generated)은 개발 중 AI 도구로 만들어 게임에 포함해 출시하는 콘텐츠다. 실시간 생성(Live-Generated)은 게임이 돌아가는 동안 AI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로, 불법 콘텐츠 생성을 막는 안전장치도 설명해야 한다.
AI 개발 도구로 얻는 효율 향상은 이 항목의 대상이 아니다. 스팀웍스 문서는 작품에 담겨 플레이어가 접하는 콘텐츠, 즉 그래픽·사운드·서사·현지화 같은 요소에 초점을 둔다고 밝힌다.
밸브는 사전 생성 콘텐츠도 AI가 아닌 콘텐츠와 같은 기준으로 심사한다고 적었다. 불법이거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이 없는지, 상점 페이지 설명과 일치하는지를 본다는 설명이다.
스팀 AI 표시 게임이 7,300개를 넘었다는 8월 보도에서 다룬 것처럼, 공시는 정보 제공용일 뿐 입점 자체를 막는 장치는 아니다.
넥스트 페스트에서 AI 공시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유로게이머는 6월 회차 개막 당시 스팀DB 필터로 참가작 약 8,700개 중 1,704개에 생성형 AI 태그가 붙어 있다고 전했다. 약 20%다.
이번 기사에서 유로게이머는 같은 6월 회차를 '약 17%'로 요약했다. 앞의 20%는 기사 작성 당시 한 시점의 집계이고, 17%는 이번 기사에서 돌아본 수치라 기준과 시점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 최종 집계인지는 매체가 밝히지 않았다.
이번 10월 회차의 AI 공시 비율은 아직 공개된 집계가 없다. 스팀DB는 접속이 막혀 직접 확인하지 못했고, 유로게이머와 IGN도 이번 회차 비율은 제시하지 않았다.
공시하지 않은 AI 사용까지 합치면 실제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는 점도 유로게이머가 지적했다.
밸브의 공식 입장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취재 시점에서 AI 필터나 전용 태그를 도입하겠다는 발표는 찾지 못했다.
AI 복제가 데모 공개를 막는다 — 번지는 부작용
영상: Alliance Arts 유튜브 채널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부작용은 AI를 이용한 복제다. 유로게이머는 '드렁큰 고데스 리플럭스(Drunken Goddess Reflux)'를 만든 얼라이언스 아츠가 넥스트 페스트 데모 공개를 갑자기 취소했다고 전했다.
스팀 상점 페이지에 따르면 이 게임은 악마와 러시안룰렛식 음주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이다. 정식 출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개발팀은 공지에서 데모가 AI 등으로 게임의 연출과 플레이를 빠르게 모방하는 데 쓰일 수 있고, 그런 작품이 정식 출시 전에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유로게이머는 또 다른 인기 인디 게임 '니들 인 어 헤이스택(Needle in a Haystack)'이 빠르게 만들어진 복제작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문라이터' 개발사 디지털 선도 같은 이유로 신작 'ReVamp'의 스팀 플레이테스트를 미뤘다. 자세한 경위는 문라이터 개발사의 ReVamp 플레이테스트 연기 기사에서 다뤘다.
간단히 정리하면, 디지털 선은 10월 29일부터 디스코드에서 단계적으로 플레이테스트 입장을 시작하고 공개 플레이테스트는 내년 1월께로 미룬다. ReVamp 정식 출시는 2027년 3월 25일이다.
아래는 데모 공개를 취소한 '드렁큰 고데스 리플럭스'의 두 번째 트레일러다.
앞으로 볼 점 — 필터가 생길까
현재 스팀 이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상세 페이지에 붙은 AI 공시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뿐이다. 필터와 전용 검색 태그는 아직 없다.
IGN은 이번 요구가 AI 도입이 업계 전반에서 빨라지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을 짚었다. 기사는 에픽게임즈가 AI 우선 방향을 위해 스타워즈 슈터를 연기했다는 보도, 에픽 CEO가 에픽게임즈 스토어 런처를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한 일, 캡콤이 REX 프로그램으로 AI를 활용하는 사례를 함께 언급했다.
결국 관건은 밸브의 선택이다. AI 태그나 필터를 넣을지, 지금처럼 공시만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신호가 없다.
넥스트 페스트는 26일까지 이어진다. 행사 기간 중 밸브가 입장을 내놓는지가 다음 확인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