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터' 시리즈를 만든 디지털 선(Digital Sun)이 신작 'ReVamp'의 스팀 공개 플레이테스트를 접었다. 10월 29일 시작하는 첫 테스트는 개발사 디스코드에서 소규모로만 진행한다. 이유는 게임이 출시 전에 AI로 복제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개발사는 공개 테스트를 1월께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정식 출시일인 2027년 3월 25일은 그대로다.
스팀 공지에 적힌 내용
영상: Digital Sun Games 유튜브 채널
디지털 선은 10월 19일 밤 스팀 커뮤니티에 'About the ReVamp playtest'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공지에 따르면 스팀에서 첫 플레이테스트를 신청한 사람이 많았지만, 개발사는 디스코드에서 "더 제한된" 방식으로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이유로는 "게임이 리버스 엔지니어링되고 복제되어, 원작이 나오기도 전에 출시되고 있다는 최근 소식"을 들었다. 개발사는 이 부분을 "우려"라고 표현했다.
공지는 "출시가 아직 몇 달 남은 상황에서 수만 명에게 빌드를 공유하는 건 ReVamp에 너무 큰 위험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공지에는 개발사 SNS에서 이미 밝힌 내용이라는 언급도 있다. 그 우려의 근거로 든 것은 ‘최근 소식’이라는 일반적 표현이다.
ReVamp이 이미 복제됐다는 주장은 공지 어디에도 없다. 어디까지나 미리 막겠다는 판단이다.
플레이테스트는 예정대로 10월 29일 시작한다. 무대가 스팀에서 디스코드로 바뀌었고, 접근 권한은 순차적으로 부여된다. 올해 안에 해 보고 싶은 사람은 디지털 선 디스코드 서버에 들어가 ‘Playtesting’ 역할을 받으라는 안내다.
스팀에서 신청했던 사람들에게는 "계획이 바뀐 점에 사과한다"고 적었다. 공개 테스트는 "1월께 열기를 바란다"고 했다. 확정 일정이 아니라 바람이다.
개발사가 플랫폼에 바란 것
공지의 마지막 문단에는 플랫폼을 향한 바람이 담겼다. 개발사는 "플랫폼이 원작을 지키는 보호 장치를 계속 강화해 주기를 바란다"고 썼다.
그래야 "모든 규모의 스튜디오가 게임을 일찍 공개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인디에게는 일찍 보여주는 것이 팬을 만나는 길이라는 설명도 붙었다.
다만 공지에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없다. 어떤 플랫폼에, 어떤 보호 조치를 원하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스팀에 이런 기능을 요청했다’는 식의 내용도 공지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강화되길 바란다’는 희망 표명이다.
참고로 Game Developer는 개발사가 이 결정을 스팀과 블루스카이에 알렸다고 전했다. 공지의 요지는 두 곳이 같다.
개발사는 이번 변경이 출시에는 영향이 없다고 못박았다. ReVamp은 예정대로 2027년 3월 25일 PC(스팀)로 나온다.
ReVamp은 어떤 게임인가
영상: 11 bit studios 유튜브 채널
ReVamp은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드라큘라가 되어 통치하는 타워 디펜스바니아"로 소개된다. 성을 방 단위로 짓고, 몬스터 군단을 지휘하며, 직접 전장에 뛰어들어 침입자를 막아내는 구조다.
개발사는 디지털 선이다. 배급도 직접 맡는다. 같은 스튜디오가 만든 '문라이터'와 '문라이터 2: 디 엔드리스 볼트'는 배급사 11 bit studios가 냈다.
ReVamp의 출시일과 플레이테스트 계획은 10월 8일 공개된 트레일러로 먼저 알려졌다. 전작 '문라이터 2: 디 엔드리스 볼트'는 9월 2일 스팀에 나왔고, 출시 트레일러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1편 '문라이터'는 2018년 5월 29일 출시됐다. 낮에는 가게를 열고 밤에는 던전에 들어가는 구조로 알려진 시리즈다.
데모를 닫는 개발사가 늘고 있다
해외 매체 게임 디벨로퍼와 코타쿠는 이번 일을 AI 도구를 이용한 게임 복제 우려가 커지는 흐름 속에서 다뤘다.
게임 디벨로퍼에 따르면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데모와 트레일러, 이미지를 생성형 AI에 넣어 핵심 기능을 재현한다는 이야기가 돈다. 같은 매체는 이를 레딧 등의 개발자 증언을 바탕으로 한 설명이라고 전했다.
코타쿠는 한발 더 나아가 특정 AI 모델의 이름을 원인으로 거론했다. 다만 디지털 선의 공지는 어떤 도구도 지목하지 않았다.
디지털 선만의 일도 아니다. 알리안스 아츠가 낸 'Drunken Goddess Reflux'도 10월 19일 예정이던 스팀 공개 데모를 취소했다.
이 게임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유는 두 가지다. 영상 게시와 방송을 제한할 준비가 안 됐고, 출시 전에 AI로 연출과 플레이를 흉내 낸 작품이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신 디스코드로 신청을 받는 비공개 테스트를 연다. 약관에는 영상 공개 금지와 AI 학습 금지가 들어간다.
Drunken Goddess Reflux의 비공개 테스트는 디스코드로 신청을 받는다. 신청은 10월 22일 일본 표준시 오후 11시 59분까지이고, 추첨으로 뽑힌 사람에게 이메일로 코드를 보낸다.
국내에서도 같은 사례가 나왔다. 인벤에 따르면 2인 개발팀 YNOT은 10월 17일 누군가 AI로 자신들의 게임 '스푸키친'을 베끼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YNOT은 이를 계기로 공개 데모 배포 중단을 예고했고, 10월 20일 실제로 데모를 닫았다. 스푸키친은 할로윈 마을을 배경으로 괴물 손님을 상대하는 타이쿤 게임이다.
개발팀은 "데모를 닫는 것은 일시적인 방법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평소대로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벤은 비슷한 사례로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 시뮬레이터'를 들었다. 정식 출시 전에 비슷한 이름과 콘셉트의 게임이 최소 8개 나왔다고 한다.
개발사 스튜디오 비트닷은 스팀 상점 이미지에 직접 'ORIGINAL'이라는 문구를 붙였다. 인벤은 AI로 복제작을 먼저 내놓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협박 메일 사례도 전했다.
넥스트 페스트와 디컴파일 논란까지 이어지는 맥락
공교롭게도 스팀 넥스트 페스트는 10월 19일 시작했다. 코타쿠는 이번 행사의 데모 수가 3월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 8,000개를 넘었다고 전했다. 행사 일정은 넥스트 페스트 일정 기사에서 볼 수 있다.
같은 기사는 데모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짚었다. 기간을 정해 열었다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만 명이 받는 대형 플레이테스트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AI가 쏟아내는 저품질 게임이 스팀을 채우는 문제는 별개의 흐름이다. 스팀의 AI 표시 게임이 7,300개를 넘었다는 소식은 게임슬롭 기사에서 다뤘다.
게임을 디컴파일해 다시 만드는 흐름도 같은 선상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에 대응해 만든 조직은 엑스박스 랩스 출범 기사에 정리돼 있다.
두 이야기는 닿아 있지만 같지는 않다. 이번 ReVamp 사례는 미공개 게임이 복제될 위험 때문에 ‘일찍 보여주는’ 관행이 위축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