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 사이 PC 부품 시장이 심상치 않다. D램 (DRAM) 가격이 유례없는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그 여파가 게이머들이 직접 체감하는 그래픽카드 가격까지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하반기 안에 엔비디아와 AMD 양쪽 모두 소비자용 GPU 가격을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① AI 서버가 집어삼킨 메모리, D램 가격 5배 급등

DDR5 D램 반도체 칩 클로즈업
▲ 소비자용 DDR5 D램의 원가 상승을 이끈 AI 서버 수요 (출처: Samsung Electronics)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수요 폭증이다. 전 세계 D램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용 DDR5 생산에 설비를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일반 소비자용 D램 공급이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작년 초까지만 해도 10만 원대 초반이던 DDR5 32GB 모듈이 현재는 30만~40만 원대까지 치솟았고, 일부 유통사에서는 기존 대비 5배 이상 오른 가격표를 내걸고 있다. 국내 유통사들 사이에서는 재고를 쌓아둘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2020년 반도체 대란 때보다 심각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② 엔비디아, 올해 들어 세 번째 가격 인상 단행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80 그래픽카드 제품 이미지
▲ 지포스 RTX 5080을 비롯한 소비자용 라인업 전반이 가격 인상 대상에 올랐다 (출처: NVIDIA)

그래픽카드는 VRAM으로 D램 계열 메모리(GDDR6·GDDR7)를 사용하는 만큼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GPU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80%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AIB 파트너사인 에이수스·MSI·기가바이트 등에 GDDR6·GDDR7 메모리 번들 가격 인상을 통보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가격 조정이다. VRAM 2GB 모듈당 가격이 약 20달러 오르면서, 8GB 그래픽카드는 약 14만 원, 16GB 제품은 약 25만 원 안팎의 추가 원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③ AMD도 인상 저울질, 국내 최저가 벌써 꿈틀

AMD 라데온 RX 9070 XT 그래픽카드 제품 이미지
▲ AMD 라데온 RX 9000 시리즈도 메모리발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출처: AMD)

경쟁사 AMD 역시 메모리 원가 상승을 피해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들은 AMD도 자사 AIB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메모리 번들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실제로 중국 유통 채널에서는 MSI·컬러풀 등이 RTX 50 시리즈 전 라인업 가격을 최대 59%까지 올린 사례가 확인됐고, 국내에서도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60을 비롯한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최저가가 최근 며칠 사이 2만 원가량 상승하는 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 창업이나 그래픽카드 교체를 앞둔 PC방 업계에는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이번 사태 핵심 요약
· 원인: AI 서버용 HBM·DDR5 수요 폭증에 따른 소비자용 D램 공급 축소
· D램 가격: DDR5 32GB 모듈 기준 1년 새 3~4배 상승
· GPU 제조원가: 메모리 비중 80% 이상으로 확대
· 엔비디아: 올해 세 번째 가격 인상 통보
· AMD: 가격 인상 검토 정황 포착, 국내 최저가 이미 상승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