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쿠타라기 켄이 소니의 디스크 철수에 대한 반발을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VGC가 게임 리퍼블릭 뉴 호라이즌스(Game Republic New Horizons) 행사에서 진행한 인터뷰가 10월 16일 전후로 코타쿠·게임즈레이더 등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물리 디스크가 게임을 '소유'한다는 것의 은유가 됐다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곧바로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니가 이 문제로 게임 팬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말도 했다. 쿠타라기는 2007년 소니를 떠난 사람이다. 이 발언은 소니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인터뷰에서 나온 말 — 원문 그대로
이 발언은 VGC가 게임 리퍼블릭 뉴 호라이즌스 행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왔다. 게임즈레이더는 쿠타라기가 이 행사에서 VGC에 밝혔다고 전했다.
코타쿠는 10월 16일 이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고, 게임즈레이더 기사도 같은 날(협정세계시 기준 17시 36분) 올라왔다. 이 기사는 그 뒤 며칠이 지난 시점에 정리한 것이다.
영어로 공개된 인터뷰문에서 쿠타라기는 이렇게 말했다. "I understand that physical discs have become a metaphor for 'owning' games. I really understand that mentality." 물리 디스크가 게임을 소유한다는 것의 은유가 됐다는 점,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뜻이다.
이어진 말은 "But nobody thinks [physical media] is necessary for a networked device like a smartphone, for example, because people feel that they will keep their content. So it's a mentality."였다. 스마트폰 같은 네트워크 기기에서는 아무도 물리 매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콘텐츠를 계속 갖고 있을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마음가짐"이라는 결론이다.
그는 "I really understand [why some people are upset], but I don't think it's economically reasonable. Maybe it's a mentality issue."라고도 했다. 일부 사람들이 화나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대괄호 안의 문구는 매체가 문맥을 보충해 넣은 것이다. 인터뷰가 어떤 언어로 진행됐는지, 누가 질문했는지는 코타쿠와 게임즈레이더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문장은 모두 영어 보도 기준이다.
쿠타라기 켄은 누구인가 — 디스크에서 출발한 사람
영상: PlayStation 유튜브 채널
쿠타라기 켄은 1950년생 일본 엔지니어다. 위키피디아에는 소니 디지털 연구소에서 일하다 닌텐도의 슈퍼 패미컴용 사운드 칩을 설계한 것으로 나온다.
그 인연으로 소니와 닌텐도는 CD-ROM 확장 기기를 함께 추진했다. 이 협업이 무산된 뒤에도 소니는 독자 콘솔 개발을 이어갔고, 그 결과물이 초대 플레이스테이션이다.
그는 PS1과 PS2, PS3 개발을 이끌었다. 2006년 사장 자리를 히라이 가즈오에게 넘겼고, 2007년 퇴임을 발표해 임원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뒤에는 사이버 AI 엔터테인먼트(Cyber AI Entertainment) 대표를 맡았고, 여러 기업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에는 애센트 로보틱스(Ascent Robotics) 대표가 됐다. 이상은 위키피디아 기준이며, 현재 직함은 따로 확인하지 못했다.
요컨대 PlayStation이 디스크 위에서 태어난 기기라는 점을 가장 잘 아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디스크는 소유의 은유일 뿐"이라고 말한 셈이다. 이 점이 발언을 눈길 끌게 했다.
'은유'라는 단어가 말하는 것
그는 디스크를 "필요한 물건"이라 하지 않았다. 디스크가 "소유한다는 감각"을 대신해 준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비유도 같은 맥락이다. 앱이나 사진, 음악은 물리 매체 없이도 내 것이라고 느낀다. 게임도 네트워크 기기가 되면 같은 인식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그가 이 감각을 반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이해하지만 비용 측면에서 따라갈 수 없다는 쪽이다.
반발하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향수만이 아니다. 디지털로 산 게임을 서비스가 닫거나 계정이 막히면 어떻게 되느냐는 문제도 있다. 쿠타라기의 말은 그 우려에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이 인터뷰에서 그가 소유권 소송이나 입법 움직임을 언급했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타쿠는 별도로 이런 흐름을 소개했을 뿐이다.
"밖에서 온 사람들" — 마찰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았나
쿠타라기는 소니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I'm not the CEO at PlayStation anymore, but we still have some common [viewpoints]." 이제 CEO는 아니지만 여전히 공통된 시각이 있다는 뜻이다.
이어 "Right now, 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 has many people who have come from outside, like from Gaikai or streaming companies."라고 했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에 가이카이나 스트리밍 업체 등 외부 출신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So it's understandable that by utilizing network connectivity [they may see] PlayStation as not just a game console, but also a content terminal. Maybe that's how those people are thinking. But this has caused some friction with game enthusiasts."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연결을 활용해 PlayStation을 게임기만이 아니라 콘텐츠 단말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때문에 게임 애호가들과 마찰이 생겼다고 했다.
가이카이는 소니가 인수한 클라우드 게임 업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7월 2일 약 3억 8,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쿠타라기의 이 발언은 추측이다. "may see", "Maybe"라는 단서가 붙어 있고, 그는 소니 내부 사정을 직접 아는 위치도 아니다.
GamesRadar는 쿠타라기가 2007년 소니를 떠나 회사 계획을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하드웨어 측면에서 회사의 사고방식은 어느 정도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코타쿠는 여기에 시각을 보탰다. 쿠타라기가 하드웨어에서 클라우드 게임으로 옮겨 가는 흐름을 불가피하다고 보며, 부품 가격 문제가 심해지는 상황이 이를 부추긴다고 해석했다. 이는 코타쿠의 해석이며, 인용문 자체는 위에 옮긴 것이 전부다.
소니의 디스크 방침과 어떻게 이어지나
영상: PlayStation Europe 유튜브 채널
소니는 7월 1일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에서 2028년 1월부터 PlayStation 콘솔용 모든 신작의 물리 게임 디스크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신작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와 소매점에서 디지털 형식으로만 판매된다는 설명이다. 이미 출시됐거나 2028년 1월 전에 디스크로 나오는 게임은 영향이 없다. 발표 이후 약 두 달간의 흐름은 디스크 전쟁 52일 특집에 정리해 두었다.
쿠타라기의 말은 소니 방침을 옹호하는 쪽에 가깝다. 게임즈레이더는 제목에서 "소니의 결정을 뒷받침했다"고 표현했다. 같은 매체는 그가 반발을 이해하지만, 어려운 경제 여건을 헤쳐 나가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본다고 요약했다.
소니가 법원에 낸 답변서와는 결이 다르다. 소니는 디지털 게임 소유권 소송에서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소유권을 얻는다고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타라기는 소유감 자체가 사람들 마음속에 있다고 봤다.
한편 소유권 문제는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하원의원 리치 토레스가 예고한 파워 투 더 플레이어스 법은 구매자의 소유와 플레이 권리를 규칙으로 정하자는 구상이다.
경쟁사 쪽에서는 엑스박스 신작 패키지의 보안 씰이 사라지고 실물 게임 담당 채용공고가 올라온 일이 있었다. 이용자 쪽에서는 '디스크 없으면 안 산다'는 불매 움직임이 이어졌다.
쿠타라기의 발언은 이 논쟁에 새 사실을 보태지는 않는다. 다만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든 당사자가 소유감을 '마음가짐'으로 규정했다는 점은 앞으로 논쟁에서 자주 인용될 만하다.
읽을 때 짚어 둘 점
첫째, 쿠타라기는 소니 임직원이 아니다. 인터뷰는 개인 의견이며 소니의 공식 입장이나 내부 정보를 담은 것이 아니다.
둘째, 인용문은 코타쿠와 게임즈레이더 기사를 서로 대조해 옮겼고 문구는 두 매체가 일치했다. VGC 원문 페이지는 접근이 막혀 직접 열람하지 못했다.
셋째, 인터뷰 진행 언어와 질문자, 정확한 인터뷰 날짜는 확인하지 못했다. 코타쿠 기사는 10월 16일 게재됐으므로 이 소식은 며칠 전 나온 것이다.
넷째, '디스크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과 '소유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쿠타라기는 앞쪽에 무게를 뒀고, 소유권 논쟁의 법적·제도적 쟁점은 건드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