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AI 추론용 데이터센터 GPU '크레센트 아일랜드(Crescent Island)'의 정식 제품군 이름을 '인텔 GPU D 시리즈'로 밝혔다.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 2026에서 공개된 이 제품은 Xe3P 아키텍처에 최대 480GB LPDDR5X 메모리를 얹은 350W 공랭 PCIe 카드다. 인텔은 '에이전틱 AI 시대의 추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객 샘플링은 진행 중이지만, 가격과 출시일, 독립 벤치마크는 공개되지 않았다.

'크레센트 아일랜드'에서 'GPU D 시리즈'로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인텔 본사 건물과 인텔 로고
▲ 참고용 사진 — 인텔 본사(미국 산타클라라). 이번 발표 행사나 제품 실물이 아니다. 사진: Coolcaesar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영상: Open Compute Project 유튜브 채널

크레센트 아일랜드는 2025년 10월 OCP 글로벌 서밋에서 처음 공개된 코드명이다. 당시 인텔은 Xe3P 기반 추론용 데이터센터 GPU에 160GB LPDDR5X를 탑재하고, 고객 샘플링은 2026년 하반기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밋에서 인텔은 이 제품을 '인텔 GPU D 시리즈(코드명 크레센트 아일랜드)'로 소개했다. 인텔 공개 이미지에는 'GPU D270'이라는 모델 표기가 보인다.

인텔은 현지 시간 10월 13일 오전 열린 키노트 '풋 에브리 프롬프트 인 잇츠 플레이스(Put Every Prompt in Its Place)'에서 이 제품과 제온 기반 랙을 함께 소개했다. 발표자는 인텔 데이터센터 시스템·솔루션 그룹의 니콜라스 뒤베 부사장이다.

인텔 설명대로라면 '모든 프롬프트를 제자리에'라는 말은 작업마다 알맞은 연산 자원을 붙이겠다는 뜻이다.

다만 인텔 보도자료 본문에는 D270이라는 모델명에 대한 별도 설명이 없다.

확인된 사양 — 최대 480GB, 1.5TB/s, 350W

인텔이 공개한 사양은 아래와 같다. 모두 인텔 자체 수치이며, 독립 검증은 아직 없다.

메모리 용량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인텔 브랜드 PCIe 카드는 160GB이고, 파트너사가 만드는 ODM 브랜드 카드는 최대 480GB까지 구성할 수 있다.

인텔은 단일 카드로 3,000억 개 파라미터 모델을, 카드 8장 시스템으로 1조 개 이상 모델을 다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역시 벤치마크가 아닌 용량 기준의 설명이다.

인텔이 꼽은 용도는 대형 언어 모델, 긴 문맥 처리, 동시 추론 서비스다. 여러 고객이 함께 쓰는 멀티테넌트 AI 서비스와 로보틱스처럼 지연 시간에 민감한 작업도 대상으로 들었다.

표준 PCIe 폼팩터와 공랭 설계라 별도의 랙이나 냉각 설비 없이 기존 데이터센터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 인텔의 논리다.

항목인텔 공개 내용
아키텍처 Xe3P
메모리 LPDDR5X (인텔 카드 160GB, 파트너 카드 최대 480GB)
메모리 대역폭 1.5TB/s
연산 성능 1.3페타플롭스 (FP8)
전력 350W
폼팩터 표준 PCIe, 공랭
모델 수용 규모 단일 카드 최대 3,000억 파라미터, 8카드 1조 이상

▲ 인텔 GPU D 시리즈 공개 사양 (인텔 뉴스룸, 2026년 10월 15일 확인)

HBM이 아니라 LPDDR5X를 고른 이유

인텔 아크 배틀메이지 B580 리미티드 에디션 그래픽카드와 포장 상자
▲ 참고용 사진 — 게이밍용 인텔 아크 B580. D 시리즈와는 다른 제품이다. 사진: Jiahwang (Wikimedia Commons, CC0)
인텔 아크 프로 B70 그래픽카드 두 장을 위에서 본 모습
▲ 참고용 사진 — 인텔 아크 프로 B70. 인텔은 2025년 공개 당시 D 시리즈용 소프트웨어를 아크 프로 B 시리즈에서 개발·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D 시리즈 실물이 아니다. 사진: Biggo Finance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AI 가속기 하면 HBM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카드의 메모리는 PC·모바일 쪽에서 익숙한 LPDDR5X다.

인텔은 용량을 크게 잡아 모델과 긴 문맥을 카드 안에 올려 두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개된 사양에서 읽히는 방향이며, 인텔이 메모리 선택 이유를 직접 설명한 것은 아니다.

인텔은 2025년 공개 때부터 이 제품이 전력과 비용을 최적화한 공랭 서버용 추론 GPU라고 설명해 왔다. 훈련용 최상위 가속기보다 추론 서비스 수요를 노린 설계라는 얘기다.

참고로 우리 사이트에서 다룬 엔비디아 RTX PRO 5500은 84GB GDDR7에 초당 1,398GB 대역폭이다. 대역폭 수치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용량 구성과 용도가 달라 직접 비교 대상은 아니다.

에이전틱 AI와 Xeon 랙 — 인텔이 그리는 그림

인텔 제온 에이전틱 AI 랙 생태계 슬라이드 - ASRock Rack, ASUS, GIGABYTE, MiTAC, MSI, Supermicro 랙 6종
▲ 인텔이 OCP 글로벌 서밋 2026 키노트에서 공개한 제온 에이전틱 AI 랙 생태계 슬라이드. 이미지: 인텔
랙에 쌓인 HPE 프로라이언트 DL360 Gen10 서버 4대의 전면
▲ 참고용 사진 —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쓰는 일반 1U 서버(HPE 프로라이언트 DL360 Gen10). 이번에 공개된 제온 6+ 에이전틱 AI 랙이 아니다. 사진: Btr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인텔 데이터센터 그룹 총괄 책임자인 케보르크 케치치안 수석 부사장(EVP)은 이렇게 말했다. "Agentic AI is changing what customers need from their data centers." 에이전틱 AI가 고객이 데이터센터에 요구하는 것을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AI 제품·GTM 담당 아닐 난두리 부사장은 "Inference is becoming the defining AI workload"라고 말했다. 추론이 AI의 핵심 워크로드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텔은 GPU와 함께 제온(Xeon) 기반 에이전틱 AI 랙도 선보였다. 상당수가 OCP의 Open Rack v3 표준을 따르며, 제온 6+ 일부 구성은 랙 하나에서 4만 6,000코어 이상, 총 전력 133.45kW까지 확장된다.

인텔은 제온이 오케스트레이션·데이터 처리·I/O·작업 실행을 맡아 가속기가 놀지 않게 한다고 설명한다.

인텔은 OCP의 '오픈 어댑터 카드' 워크그룹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속기 카드의 기계·전기·관리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해 시스템 간 호환성을 높이려는 작업이다.

인텔은 2011년부터 OCP에 116건을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소프트웨어 쪽에서는 공통 Xe 소프트웨어 기반과 주요 AI 프레임워크 지원을 내세웠고, 메타의 'Muse Glimmer' 모델을 출시 첫날부터 지원한다고 밝혔다.

파트너 명단은 길지만, 고객은 이름이 없다

인텔 GPU D 시리즈 고객·파트너 생태계 슬라이드 - 다수 기업 로고
▲ 인텔 GPU D 시리즈의 '성장하는 고객·파트너 생태계' 슬라이드. 이미지: 인텔

인텔은 OEM·ODM, 네오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AI 네이티브 기업 등과 검증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키노트 슬라이드에는 델·HPE·레노버·시스코·슈퍼마이크로·레드햇·VM웨어 등 수십 개 기업 로고가 올라왔다. 다만 이는 협력 생태계 소개이고, 실제 구매 고객이나 양산 도입 사례를 뜻하지는 않는다.

인텔도 보도자료에서 개별 파트너나 양산 고객을 특정하지 않았다.

게임 독자에게는 무슨 의미인가

D 시리즈는 데이터센터용 추론 카드라서, 게이밍 그래픽카드 라인업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인텔도 이번 발표에서 게이밍 제품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의미가 있다면 AI 가속기 시장의 구도다. 지금 AI 칩 수요는 HBM과 첨단 공정 생산량을 둘러싼 경쟁으로 번져 있다. 삼성 평택 4나노 라인의 절반이 HBM4로 가는 상황은 게이밍 칩이 밀리는 이유에서 다룬 바 있다.

이 카드는 HBM이 아니라 LPDDR5X를 쓴다. 다만 이것이 게이머용 GPU 공급이나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인텔 발표만으로는 알 수 없다. 양산 규모와 가격이 공개돼야 가늠할 수 있다.

인텔은 2025년 공개 때 이 제품용 소프트웨어 스택을 아크 프로 B 시리즈 GPU에서 개발·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메모리 가격 문제가 PC 전반으로 번지는 흐름은 트렌드포스의 노트북 원가 분석에서도 볼 수 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인텔은 가격, 일반 출시일, 양산 고객, 독립 벤치마크를 공개하지 않았다. 샘플링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만 있다.

1.3페타플롭스와 1.5TB/s는 인텔이 제시한 수치다. 실제 추론 처리량이 엔비디아나 AMD의 경쟁 제품과 어떻게 비교되는지는 검증 자료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일부 매체는 출시가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지만, 인텔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