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이 오르는 이야기는 이제 익숙하다. 그런데 메모리를 만드는 공장 이야기는 덜 알려져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4nm 생산능력 절반 이상HBM4 베이스 다이에 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라인에서 만들어야 하는 다른 칩들의 순번이 그만큼 밀린다는 뜻이다.

숫자로 보면

삼성 평택 4nm 라인의 HBM4 배분 현황
▲ 월 3만 장 중 1만 5천 장 이상이 HBM4로 간다. 그래픽: GamTrend

영상: Samsung Semiconductor Newsroom 유튜브 채널

평택 파운드리의 4nm 생산능력은 월 3만 장(웨이퍼 기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 중 1만 5천 장 이상이 자사 HBM4 베이스 다이 생산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비중으로는 50~60%다.

4nm 라인은 사실상 풀가동 상태다. AI 수요가 라인을 채웠다.

이 배분은 2026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단기간에 바뀔 성격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서 베이스 다이가 무엇인지 짚어 둘 필요가 있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만든다. 그 적층 맨 아래에 깔려 데이터 흐름을 제어하는 로직 칩이 베이스 다이다.

메모리처럼 보이지만 로직 공정으로 만든다. 그래서 D램 라인이 아니라 파운드리 라인을 잡아먹는다.

왜 삼성에게 중요한가

반도체 생산 공장 외관
▲ HBM4는 삼성 파운드리의 위상을 바꿀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사진: 4300streetcar (CC BY 4.0)

삼성 파운드리는 오랫동안 '2순위 공급처'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대형 고객 상당수가 TSMC를 우선하기 때문이다.

HBM4 베이스 다이는 그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이유는 삼성이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가진 거의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HBM 적층과 베이스 다이를 한 회사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

실제로 2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이 39.4% 점유율로 1위에 오른 배경으로도 HBM4 조기 양산이 지목됐다.

가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HBM4 로직 다이 가격을 올렸다는 보도가 앞서 나왔고, 4nm 공정 단가 자체도 인상됐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가장 좋은 제품에 라인을 몰아주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HBM만 놓고 보면 아직 2위다

HBM 시장 점유율과 HBM4 전망 정리
▲ D램 전체 1위와 HBM 1위는 다른 이야기다. 그래픽: GamTrend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대목을 짚어야 한다.

D램 전체 매출에서는 삼성이 1위다. 그런데 HBM만 떼어 보면 순위가 다르다.

2분기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50%로 여전히 선두다. 다만 1년 전 64%에서는 내려왔다.

삼성은 2위다. HBM4 출하가 본격화되면 점유율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2026년 HBM4 시장을 하이닉스 54%, 삼성 28%, 마이크론 18%로 내다봤다.

두 회사의 전략이 갈린다. 삼성은 6세대 D램 공정과 4nm 파운드리 기반 베이스 다이라는 기술적 우위를 내세운다.

반면 하이닉스는 검증된 5세대 공정과 높은 수율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공급을 강조한다.

삼성의 HBM4 수율은 2월 양산 시작 당시 60% 아래에서 80% 부근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쟁 구도가 4nm 라인 배분을 설명한다. 점유율을 되찾으려면 물량을 대야 하고, 물량을 대려면 라인을 비워야 한다.

그런데 게이머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여기서부터가 우리에게 중요한 대목이다.

4nm는 범용 로직 공정이다. 모바일 AP, 각종 컨트롤러, 그리고 게이밍 기기에 들어가는 칩도 이 언저리 공정을 쓴다.

그 라인의 절반 이상이 한 품목에 묶여 있다는 것은, 나머지 물량을 두고 경쟁이 심해진다는 뜻이다.

결과는 두 가지로 나타난다. 순번이 밀리거나, 단가가 오르거나.

이미 비슷한 장면을 여러 번 봤다. RTX 50 슈퍼가 메모리 수급 때문에 무산됐고, 메인보드와 GPU 값이 나란히 올랐다.

이번 건은 그 흐름의 한 층 더 위에 있는 이야기다. 완성품이 아니라 생산 능력 자체가 AI로 배정되는 단계다.

다만 과장은 경계해야 한다. 게이밍 칩이 전부 삼성 4nm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TSMC 등 다른 선택지도 있다. 직접적인 인과로 단정하기보다 압력의 방향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핵심 정리
배분: 삼성 파운드리 4nm 생산능력의 50~60%를 HBM4 베이스 다이에 할당
규모: 평택 월 3만 장 중 1만 5천 장 이상 · 4nm 라인 사실상 풀가동
기간: 2026년 하반기까지 유지 전망
의미: 베이스 다이는 로직 공정 제품 — D램이 아니라 파운드리 라인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