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얼리 액세스를 졸업하는 게임이 두 편 있다. '발하임'이 9월 9일, '런스케이프: 드래곤와일즈'가 9월 15일이다. 그런데 걸린 시간이 전혀 다르다. 발하임은 5년 7개월, 드래곤와일즈는 1년 5개월이다. 같은 제도를 쓰는데 네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얼리 액세스라는 말 하나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기간부터 늘어놓으면

스팀 얼리 액세스는 2013년에 도입됐다. 미완성 게임을 팔면서 개발을 이어 가는 방식이다.

기간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실제 사례로 보면 이렇다.

'프로젝트 좀보이드'는 2013년 11월에 시작해 지금도 진행 중이다. 12년 9개월이 넘었고 아직 1.0이 아니다.

'7 데이즈 투 다이'는 2013년 12월에 시작해 2024년 7월에 1.0을 냈다. 10년 7개월, 날짜로는 3,878일이다.

'발하임'은 2021년 2월 2일에 시작해 2026년 9월 9일에 끝난다. 5년 7개월이다.

반대쪽도 있다. '하데스 II'는 2024년 5월에 시작해 2025년 9월에 1.0을 냈다. 1년 5개월이다.

'드래곤와일즈'도 2025년 4월에 시작해 2026년 9월에 끝난다. 역시 1년 5개월이다.

게임얼리 액세스 시작1.0기간
프로젝트 좀보이드 2013년 11월 진행 중 12년 9개월+
7 데이즈 투 다이 2013년 12월 2024년 7월 10년 7개월
발하임 2021년 2월 2026년 9월 5년 7개월
드래곤와일즈 2025년 4월 2026년 9월 1년 5개월
하데스 II 2024년 5월 2025년 9월 1년 5개월

▲ 스팀 얼리 액세스 시작일 기준. 2026년 8월 31일 현재

왜 이렇게 갈리나

쿼터뷰로 그려진 좀비 생존 게임 화면
▲ '프로젝트 좀보이드'는 12년 9개월째 얼리 액세스 상태다. 사진: The Indie Stone
도시 지역을 탐색하는 생존 게임 장면
▲ 샌드박스 생존 장르는 완성 시점을 정의하기 어렵다. 사진: The Indie Stone

차이를 만드는 것은 개발 능력이 아니라 게임의 구조다.

짧게 끝나는 쪽에는 공통점이 있다. 완성된 설계를 먼저 만들어 놓고 다듬기 위해 얼리 액세스를 쓴다는 점이다.

'하데스 II'가 그 사례다. 전작에서 검증된 구조가 있었고, 얼리 액세스는 밸런스와 콘텐츠 추가를 위한 기간이었다.

'드래곤와일즈'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목표 지점이 정해져 있었고, 스코언드 와일더니스와 루나이트 등급 장비로 그 지점을 채웠다.

반대로 길어지는 쪽은 범위가 열려 있다. 샌드박스 생존 게임이 대부분 여기 속한다.

'프로젝트 좀보이드'나 '7 데이즈 투 다이'는 "어디까지 만들면 끝인가"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늘어난다.

'발하임'은 중간에 있다. 바이옴이라는 명확한 목록이 있었지만, 소규모 팀이 그 목록을 채우는 데 오래 걸렸다.

발하임이 보여 준 것 — 목록이 있어도 오래 걸린다

황량한 지형에 세워진 구조물과 좀비
▲ '7 데이즈 투 다이'는 3,878일 만에 1.0을 냈다. 사진: The Fun Pimps
밤에 좀비 무리와 맞서는 장면
▲ 장기 얼리 액세스는 구매자에게 위험 부담을 남긴다. 사진: The Fun Pimps

'발하임'의 경우는 특히 참고할 만하다.

이 게임은 출시 첫날부터 어떤 바이옴이 들어갈지가 공개돼 있었다. 목표가 명확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5년 7개월이 걸렸다. 대형 업데이트 간격을 보면 이유가 보인다.

'미스트랜드'가 2022년 12월, '애시랜드'가 2024년 5월, 그리고 마지막 '딥 노스'가 2026년 9월이다.

업데이트 하나에 1년 반씩 걸린 셈이다. 소규모 팀이 대형 콘텐츠를 만드는 속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계획이 명확해도 인력이 적으면 시간은 늘어난다. 얼리 액세스 기간을 개발사의 성실성 문제로만 읽으면 안 되는 이유다.

참고로 1.0 이후 계획은 공개된 것이 없다. 아이언 게이트의 기존 방식대로라면 당분간 안정화 작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살 때 확인할 것

신화풍 배경에서 전투를 벌이는 액션 게임 화면
▲ '하데스 II'는 1년 5개월 만에 1.0을 냈다. 사진: Supergiant Games
마법 효과가 화면을 채우는 전투 장면
▲ 목표가 명확한 게임은 상대적으로 빨리 끝난다. 사진: Supergiant Games

얼리 액세스 게임을 살 때 봐야 할 것은 완성도가 아니라 끝이 정의돼 있느냐다.

첫째, 스팀 얼리 액세스 안내문을 읽는다. "얼마나 오래 얼리 액세스 상태일 예정인가" 항목에 개발사가 직접 답을 써 둔다. 여기에 구체적인 기간이 없으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 업데이트 간격을 본다. 스팀 커뮤니티의 공지 목록에서 최근 1년간 대형 업데이트가 몇 번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장르를 본다. 샌드박스 생존과 시뮬레이션은 통계적으로 길어진다. 목표가 명확한 액션·RPG는 상대적으로 짧다.

넷째, 지금 상태로 만족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산다. 1.0을 기다리며 사는 것은 실패 확률이 높은 방식이다.

실제로 장기 얼리 액세스가 판매량과 동시 접속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기대가 소진되기 때문이다.

9월에 졸업하는 두 편은 이 관점에서 대비된다. 하나는 5년 반을 기다린 결과이고, 다른 하나는 1년 반 만에 끝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