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에는 대형 쇼케이스만 있는 게 아니다. 현지 시각 8월 27일 오후 8시, IGN이 만드는 게임스컴 어썸 인디스 쇼가 열렸고 34편의 인디 게임이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 거의 정리된 적이 없는 목록이라, 스팀 상점 페이지를 하나씩 대조해 봤다. 결과부터 말하면 절반 이상이 한국어를 지원한다.

어썸 인디스 쇼는 어떤 자리인가

게임스컴 어썸 인디스 쇼는 게임스컴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제작은 IGN이 맡는다.

올해는 현지 시각 8월 27일 오후 8시(CEST)에 열렸다. 한국 시각으로는 8월 28일 새벽 3시다.

분량은 60~75분이며, 전 세계 인디 개발사의 신작 트레일러와 게임플레이, 개발자 인터뷰가 섞여 나온다.

올해 무대에 오른 작품은 34편이다. 다만 집계는 출처마다 다르다. 게임 데이터베이스 쪽에서는 25편으로 잡기도 하는데, 등록되지 않은 소규모 작품이 빠진 결과로 보인다. 이 기사는 공개된 34편 목록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쇼가 다루는 게임들은 대부분 국내 매체에서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다. 대형 신작 소식에 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기사에서는 34편 전체를 스팀 상점 페이지와 대조했다. 개발사, 출시 시기, 그리고 한국어 지원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확인 결과 스팀 페이지가 확인되지 않은 두 편을 제외하고 32편의 정보를 정리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쇼는 스팀 데모 배포와 자주 묶인다. 트레일러만 틀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방송에 맞춰 데모를 여는 개발사가 적지 않다.

먼저 결론 — 17편이 한국어를 지원한다

확인된 32편 중 17편이 스팀 상점 페이지 기준으로 한국어를 지원한다. 비율로는 절반이 조금 넘는다.

인디 게임에서 이 정도 비율은 낮지 않다. 오히려 이번 게임스컴에 나온 여러 대형 신작보다 사정이 낫다.

이번 어워드에서 상을 받은 '메트로 2039''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의 전작이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대비된다.

이유는 짐작할 만하다. 인디 게임은 텍스트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최근에는 출시 초기부터 다국어를 넣는 것이 판매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아래는 한국어를 지원하는 17편의 목록이다.

게임장르출시 시기
케언(Cairn) 생존 등반 2026년 1월 29일 (출시됨)
데들리 데이즈: 로드트립 좀비 액션 2025년 9월 22일 (얼리 액세스)
파 파 웨스트 4인 협동 슈터 2026년 4월 28일 (얼리 액세스)
오드 타운 1인칭 어드벤처 2026년 9월 17일
크로노스크립트: 디 엔드리스 엔드 액션 어드벤처 2026년
잉크블러드 어드벤처 2026년
푸드 트럭 엠파이어 경영 시뮬레이션 2026년
4:AM 어드벤처 2026년 4분기
덱 오브 메모리즈 덱빌딩 어드벤처 2027년
인페리우스 호러 덱빌더 2027년
타누키: 폰의 여름 캐주얼 시뮬레이션 미정
어바웃 캐넌스 & 스패로우 메트로배니아 미정
파이프스.exe 협동 호러 미정
세이티드(SATED) 요리 로그라이크 미정
아그니: 재앙의 마을 서바이벌 호러 미정
아일 고블린 샌드박스 생존 미정
비잉 앤드 비커밍 메트로배니아 미정

▲ 2026년 8월 29일 스팀 상점 페이지 기준. 출시 전 작품은 지원 언어가 바뀔 수 있다

이름값이 있는 것들

픽셀 아트로 그려진 마을 풍경
▲ '사크리파이어'의 음악은 사쿠라바 모토이가 맡았다. 사진: Pixelated Milk
눈 덮인 절벽을 오르는 등반가
▲ '케언'은 '퓨리'를 만든 더 게임 베이커스의 등반 게임이다. 사진: The Game Bakers
밤중에 벌어지는 초록빛 전투
▲ '유주얼 준'은 '튜닉'을 낸 핀지가 배급한다. 사진: Finji

34편 중 개발진 이력으로 눈에 띄는 작품이 셋 있다.

'사크리파이어(SacriFire)'는 폴란드 스튜디오 픽셀레이티드 밀크의 RPG다. 신과 악마의 전쟁을 배경으로 한 픽셀 아트 작품인데, 주목할 점은 음악이다.

작곡을 맡은 것이 사쿠라바 모토이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 '스타 오션', '다크 소울'의 음악을 만든 인물이다. 소규모 인디에 이 정도 경력의 작곡가가 붙는 경우는 드물다. 출시는 2026년이다.

'케언(Cairn)'더 게임 베이커스의 생존 등반 게임이다. 이 스튜디오는 '퓨리(Furi)''헤이븐'을 만든 곳이다.

케언은 이미 2026년 1월 29일 출시됐고 한국어를 지원한다. 이번 쇼에는 신작이 아니라 추가 콘텐츠를 들고 나왔다.

'유주얼 준(Usual June)'핀지(Finji)가 직접 만든다. '튜닉'과 '치커리'를 배급하며 이름을 알린 스튜디오다.

괴물과 싸우고 유령과 대화하는 3인칭 액션 어드벤처이며, 출시는 2026년 10월 28일이다. 이번 쇼에서 출시일 발표와 함께 새 트레일러를 공개했고 스팀 데모도 함께 열었다. 다만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친구와 할 것들

푸른 마법 이펙트가 터지는 서부 배경 전투
▲ '파 파 웨스트'는 4인 협동 슈터다. 사진: Evil Raptor
형광색 파이프가 뒤엉킨 공간
▲ '파이프스.exe'는 1~4인 협동 호러 등반 게임이다. 사진: Moving Pieces Interactive

협동 플레이를 내세운 작품이 여럿 나왔고, 공교롭게도 대부분 한국어를 지원한다.

'파 파 웨스트'4인 협동 사격 게임이다. 서부와 마법을 섞은 세계에서 몬스터를 잡고 현상금을 받는 구조다. 2026년 4월 28일 얼리 액세스로 이미 나와 있다.

'파이프스.exe(Pipes.exe)'1~4인 1인칭 협동 호러다. 설정이 특이한데, 플레이어는 '너무나도 합법적인 테크 기업'의 말단 품질 검수 직원이 되어 테스트 환경을 기어오른다.

이름과 구조를 보면 예전의 어떤 등반 게임을 대놓고 참조한 작품이다. 한국어를 지원한다.

'아일 고블린'최대 8인까지 함께하는 샌드박스 생존 어드벤처다. 인간 침략자에 맞서 고블린 가족을 구하고 마을을 재건한다. 역시 한국어를 지원한다.

'데들리 데이즈: 로드트립'은 좀비 떼를 쓸어버리며 버스에 연료를 채워 탈출하는 게임이다. 인벤토리를 배낭에 맞춰 정리하는 요소가 들어간다. 2025년 9월 22일부터 얼리 액세스로 판매 중이며 한국어를 지원한다.

호러가 유독 많았다

피가 묻은 얼굴로 웃는 인물의 클로즈업
▲ '아그니: 재앙의 마을'은 인도네시아 스튜디오가 만드는 서바이벌 호러다. 사진: Separuh Interactive
어둠 속에 불빛이 점점이 켜진 황량한 풍경
▲ '4:AM'은 빛이 위협이 되는 세계를 다룬다. 사진: Dark Zone Studios

올해 목록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 호러의 비중이다.

'아그니: 재앙의 마을(AGNI: Village of Calamity)'은 인도네시아 스튜디오 세파루 인터랙티브의 시네마틱 서바이벌 호러다. 기괴한 의식과 인도네시아 슬래셔 영화 스타일의 폭력성을 결합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어를 지원한다.

'인페리우스(INFERIUS)'1인칭 호러 로그라이크 덱빌더다. 지옥의 아홉 영역을 내려가며 메이저 아르카나 타로 카드를 다루고, 죽을 때마다 덱을 강화한다. 랜턴으로 어둠을 버티고 이성이 무너지기 전에 각 층의 지배자를 쓰러뜨리는 구조다. 2027년 출시, 한국어 지원.

'4:AM'은 '옐로'라는 물질로 황폐해진 근미래를 무대로 한다. 빛조차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세계에서 주인공 아일라가 관찰력만으로 탈출해야 한다. 2026년 4분기, 한국어 지원.

'잉크블러드'는 광신도가 판치는 지역에서 실종된 전임자를 쫓는 심문관이 주인공이다. 2026년 출시, 한국어 지원.

'글래스하우스'는 조금 다르다. 세계 전쟁 직전 봉쇄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퓨달펑크' 턴제 CRPG인데, 옆집의 삼중 살인을 수사하면서 룸메이트들이 자신을 대체하기 전에 사건을 풀어야 한다.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설정이 특이했던 것들

낡은 주방에 놓인 큰 냄비
▲ '세이티드'는 저주받은 냉장고에서 시작하는 요리 로그라이크다. 사진: Forest Reges
책이 늘어선 공간의 2D 캐릭터
▲ '크로노스크립트'는 원고지를 무대로 삼는다. 사진: DeskWorks
카드와 디오라마가 놓인 화면
▲ '덱 오브 메모리즈'는 할아버지의 삶을 디오라마로 되짚는다. 사진: Sentiment Games
고양이가 있는 호텔 로비
▲ '데어 아 노 고스츠 앳 더 그랜드'는 낮엔 호텔 복원, 밤엔 유령 퇴치다. 사진: Friday Sundae
우주정거장 내부의 탑다운 전투
▲ '나인 라운즈 래피드'는 2027년 3분기 출시 예정이다. 사진: SOUTH WESTERLY GAMES

장르 조합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다.

'세이티드(SATED)'지옥 최심부에서 펼쳐지는 로그라이크풍 요리 게임이다. 지하에 도사린 살덩이들이 배를 채우기를 갈구하고, 플레이어의 저주받은 냉장고가 손짓한다는 설정이다. 한국어를 지원한다.

'크로노스크립트: 디 엔드리스 엔드'원고지 위에서 벌어지는 2D 액션 어드벤처다. 천 년 동안 이어진 '결말 뒤의 이야기'를, 원고 속에 갇힌 편집자의 시점으로 풀어낸다. 2026년, 한국어 지원.

'덱 오브 메모리즈'는 등대지기였던 할아버지의 삶을 디오라마로 재현하는 덱빌딩 어드벤처다. 2027년, 한국어 지원.

'데어 아 노 고스츠 앳 더 그랜드'는 낡은 영국 호텔을 물려받아 낮에는 복원하고 밤에는 유령과 싸우는 게임이다. 2026년 4분기 출시.

'어퓰스(Appulse)'핀볼 메커니즘에서 영감을 얻은 탑다운 슈팅 로그라이크다.

'나인 라운즈 래피드'는 손으로 그린 탑다운 로그라이트로, 점령당한 우주정거장을 뚫고 나아가는 두 도망자의 이야기다. 출시는 2027년 3분기다.

'퓨처? 노 땡스!'생태사회주의 유토피아를 무대로 한 오픈월드 어드벤처다. 주인공은 늙고 심술궂은 인물이다.

'오드 타운'은 모든 것이 조금씩 이상한 마을에 갇힌 레트로풍 1인칭 어드벤처로, 2026년 9월 17일 출시된다. 한국어를 지원한다.

나머지 목록에서 건진 것들

주방에 서 있는 고양이 캐릭터
▲ '캣 세크리터리'는 낮엔 직장을 지키고 밤엔 사무실에 잠입하는 고양이 이야기다. 사진: Good Story Guild
책장 안에 만들어진 미니어처 공간
▲ '북 눅'은 미니어처 디오라마를 조립하는 캐주얼 게임이다. 사진: Malapata Studio
격자 위에 배치된 캐릭터들
▲ '위시시커'는 4인 파티를 이끄는 턴제 전술 로그라이트다. 사진: MelonCat
레트로풍 던전의 보스 전투
▲ '던전 러커'는 13AM 게임즈의 레트로 액션 로그라이크다. 사진: 13AM Games
쿼터뷰로 내려다본 정착지
▲ '콘퀴스타'는 콜로니 심과 4X를 섞었다. 사진: Micro Simulation
보라색으로 물든 2D 전투 장면
▲ '비잉 앤드 비커밍'은 한국어를 지원하는 메트로배니아다. 사진: Ichthys

앞에서 다루지 않은 작품들도 성격이 뚜렷하다.

'캣 세크리터리(Cat Secretary)'는 설정이 재미있다. 낮에는 직장을 유지하고, 밤에는 사무실에 잠입해 동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2026년 11월 3일 출시.

'북 눅(Book Nook)'미니어처 디오라마를 한 조각씩 조립하는 캐주얼 게임이다. 책장 사이에 끼워 넣는 '북 눅'을 가구와 장식으로 완성해 나간다. 2026년 출시.

'위시시커(Wishseeker)'는 네 명으로 팀을 꾸려 계속 변하는 세계로 들어가는 턴제 전술 로그라이트다.

'던전 러커(Dungeon Lurker)'는 저주받은 던전을 파고드는 레트로 액션 로그라이크다. 개발사는 캐나다의 13AM 게임즈다.

'콘퀴스타: 타이드 오브 윌스'콜로니 시뮬레이션과 4X를 섞은 전략 게임이다. 도시를 키우고 국가를 이끄는 구조다.

'데드루트(DeadRoot)'벌레 크기의 세계를 무대로 한 중세 액션 어드벤처다. 지하 던전과 거대한 구조물 사이를 오간다.

'비잉 앤드 비커밍(Being and Becoming)'은 수천 명의 예비 순교자가 꾸는 '군집몽'으로 겨우 유지되는 왕국이 무대인 메트로배니아다. 한국어를 지원한다.

'타누키: 폰의 여름'은 한 달 남은 축제를 앞두고 엉망이 된 신사를 복구하는 게임이다. 주인공은 우체국 파트타임 집배원으로 일하는 게으른 타누키다. 한국어를 지원한다.

'네온 하이퍼드라이브'는 기사 상단 이미지의 그 게임이다. 리듬 게임과 레이서를 결합해 코너를 드리프트하고 파도를 타며 네온 도시를 달린다.

'아일 고블린'은 앞서 언급한 협동 생존작인데, 개발사 이름이 킬로와트 게임즈다.

이미 나와 있는 것도 섞여 있다

레트로풍 1인칭 시점의 거리
▲ '오드 타운'은 9월 17일 출시된다. 사진: The Flying Baguette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다. 이 쇼는 미출시 신작만 다루지 않는다.

확인 과정에서 이미 출시된 작품이 여럿 섞여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더스크페이드(Duskfade)'2026년 8월 13일 이미 출시됐다. 우리 사이트에서도 메타크리틱 78점 리뷰를 정리한 바 있다.

'케언'은 2026년 1월 29일, '데들리 데이즈: 로드트립'은 2025년 9월 22일, '파 파 웨스트'는 2026년 4월 28일에 각각 나왔다.

즉 이 쇼는 신작 공개와 기출시작의 업데이트·DLC 소식을 함께 다루는 자리에 가깝다.

해외 정리 자료 중에는 출시일을 '2026년 12월 31일'처럼 표기한 곳도 있는데, 이는 '2026년 중'을 뜻하는 임시 표기가 그대로 옮겨진 것이다. 실제 날짜가 아니다.

이 기사의 날짜는 모두 스팀 상점 페이지를 직접 확인한 값이다.

구분작품
이미 출시 데들리 데이즈: 로드트립(2025.9) · 케언(2026.1) · 파 파 웨스트(2026.4) · 더스크페이드(2026.8)
2026년 하반기 오드 타운(9.17) · 유주얼 준(10.28) · 캣 세크리터리(11.3) · 4:AM(4분기) · 데어 아 노 고스츠 앳 더 그랜드(4분기)
2026년 중 사크리파이어 · 크로노스크립트 · 잉크블러드 · 푸드 트럭 엠파이어 · 북 눅 · 어퓰스
2027년 덱 오브 메모리즈 · 인페리우스 · 나인 라운즈 래피드(3분기)
미정 네온 하이퍼드라이브 · 타누키: 폰의 여름 · 글래스하우스 · 어바웃 캐넌스 & 스패로우 · 데드루트 · 콘퀴스타 · 퓨처? 노 땡스! · 파이프스.exe · 위시시커 · 세이티드 · 아그니 · 아일 고블린 · 비잉 앤드 비커밍 · 던전 러커

▲ 스팀 상점 페이지 확인 기준. 스팀 페이지가 확인되지 않은 CAAARR·스노 트랙은 제외

이런 쇼를 왜 챙겨 보나

게임스컴에서 인디 게임이 노출될 통로는 많지 않다. 대형 부스와 대형 쇼케이스가 관심을 대부분 가져가기 때문이다.

어썸 인디스 쇼는 그 틈을 메우는 자리다. 60분 남짓한 시간에 34편이 지나가니 한 작품당 2분이 채 안 된다.

그래서 이 쇼에서 이름을 알린 게임이 곧바로 화제가 되는 일은 드물다. 대신 몇 달 뒤 갑자기 입소문을 타는 작품이 여기서 먼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번 목록에서 국내 이용자가 실제로 챙길 만한 것은 한국어를 지원하는 17편이다.

특히 '케언''데들리 데이즈: 로드트립', '파 파 웨스트'는 이미 스팀에서 살 수 있고 한국어도 들어가 있다.

출시를 기다린다면 '오드 타운'(9월 17일)이 가장 가깝다.

그 밖에 한국 인디 게임들은 이 쇼가 아니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한국관을 통해 별도로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