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가 10월 1일 점검 후 시작한 '마법소년단' 이벤트에서 AI 일러스트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된 것은 이벤트 보상인 '마법소년단 포토 레전더리 카드첩'의 카드 일러스트다. 이벤트 페이지에는 AI를 활용했다는 고지가 있었지만, 어떤 이미지에 어느 정도 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운영진은 같은 날 일부 이미지를 교체하고 AI 일러스트의 완성도가 미흡했다며 사과했다.

10월 1일 점검 후 시작한 '마법소년단' 이벤트

던전앤파이터 전투 장면, 여러 캐릭터의 스킬 이펙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 스팀 글로벌판 스크린샷이며 이번 이벤트 화면이 아니다. 사진: Neople/Steam

던전앤파이터는 10월 1일 정기점검 이후 프리스트(남)를 콘셉트로 한 '마법소년' 이벤트를 한꺼번에 열었다.

공식 이벤트 목록에는 '마법소년 메이커!'와 '마법소년의 다이어리 출석 체크', 'HOT DEBUT! 마법소년단', '마법소년의 오락실'이 나란히 올라 있다.

논란의 중심은 이 가운데 'HOT DEBUT! 마법소년단' 이벤트 보상으로 공개된 '마법소년단 포토 레전더리 카드첩'의 카드 일러스트다.

공식 이벤트 페이지에 따르면 이 이벤트의 기간은 10월 1일 점검 후부터 10월 29일 점검 전까지다.

주요 보상으로는 포토 레전더리 카드첩과 '마법소년단 데뷔 앨범'이 안내돼 있다.

매주 목요일 점검 후 새로운 무대가 공개되고, 일반 모드 스테이지는 목·금·토요일 오전 6시에 차례로 열리는 방식이다.

카드는 캡틴 썬더 허니, 마초 핑크 하트 브레이커, 다크 데빌 폭시, 빅베어 밀키웨이 등 4종이다.

문제가 된 원본 카드 이미지는 현재 교체된 상태라 이 기사에는 싣지 않았다.

이벤트 페이지의 AI 고지, 그리고 이용자 반응

던전앤파이터 보스전 화면, 붉은 원형 공격 범위 표시 안에서 캐릭터가 보스와 맞서고 있다
▲ 스팀 글로벌판 스크린샷이며 이번 이벤트 화면이 아니다. 사진: Neople/Steam

공식 이벤트 페이지에는 "일부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 및 리터칭하여 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꼭 확인해주세요' 안내 항목에 들어 있다.

인벤도 같은 안내가 이벤트 페이지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어떤 이미지에 AI가 쓰였는지, 생성과 리터칭에 각각 어느 정도 쓰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는 카드의 세부 묘사를 지적하며 AI로 만든 이미지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과장된 포즈와 강한 명암, 얼굴 표현이 아라키 히로히코의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특정 작품이나 작가의 화풍을 참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벤은 AI 활용 사실이 이미 명시된 만큼, 논란의 관건은 AI 사용 여부보다 카드 제작 과정에서 AI가 어떻게 쓰였는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넥슨의 대응 — 당일 이미지 교체, 검수 보강 약속

던전앤파이터 스토리 대화 장면, 캐릭터 일러스트와 대사창이 표시돼 있다
▲ 스팀 글로벌판 스크린샷이며 이번 이벤트 화면이 아니다. 사진: Neople/Steam
넥슨 로고가 걸린 E3 2011 전시 부스, 관람객들이 시연 PC 앞에 모여 있다
▲ 2011년 E3의 넥슨 부스. 이번 사안과 무관한 자료 사진이다. 사진: The Conmunity - Pop Culture Geek (Wikimedia Commons, CC BY 2.0)

던전앤파이터 공식 공지는 이날 오전 10시 55분 게시된 '10/1(목) 클라이언트 패치 안내'에 오후 1시 36분 패치 내용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올라왔다.

공지는 '마법소년단 포토 레전더리 카드첩'의 리소스 중 "일부 어색한 이미지"가 수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AI 일러스트 완성도 미흡으로 모험가님께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했다.

또 "일러스트 완성도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검수 및 리터칭 과정을 보강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인벤은 공지가 추가돼 오후 3시 12분 기사를 보강했고, 그 시점에 이미지는 이미 바뀌어 있었다고 전했다.

경인방송은 공개 당일 수정이 이뤄진 점을 들어 사전 검수의 실효성을 짚었다.

이 매체는 어떤 검수 기준을 적용했고 최종 결과물을 어떤 절차로 승인했는지가 공지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검수·리터칭 보강 계획에도 추가 확인 항목이나 승인 절차 변경 여부, 적용 일정은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같은 기사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개 자료만으로 검수가 생략됐다거나 문제를 알고도 출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일 수정과 완성도 미흡 인정은 기존 품질 확인 과정이 충분했는지 따져볼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인벤은 이용자들이 의문을 갖는 대목으로 AI 활용 범위와 제작 과정을 꼽았다.

국내 게임업계의 AI 논란, 어디까지 왔나

던전앤파이터 던전 전투 화면, 캐릭터 일행이 몬스터와 싸우는 장면
▲ 스팀 글로벌판 스크린샷이며 이번 이벤트 화면이 아니다. 사진: Neople/Steam
던전앤파이터 레이드 전투 화면, 화려한 스킬 이펙트가 화면 전체를 덮고 있다
▲ 스팀 글로벌판 스크린샷이며 이번 이벤트 화면이 아니다. 사진: Neople/Steam

게임 속 AI 활용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 레인' 이비 PV는 전 과정이 생성형 AI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덤 반응이 갈렸다.

재출시된 '건즈: 더 듀얼'은 신규 텍스처와 인트로 영상에 AI를 썼다는 유저 의혹이 따라붙었다.

일본에서는 레벨파이브 히노 대표가 발표 영상의 AI 연출을 두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번 던파 사례가 다른 점은 회사가 이벤트 페이지에서 AI 활용을 먼저 밝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결과물의 완성도가 도마에 올라 당일 수정으로 이어졌다.

표시 의무를 둘러싼 법적 논의도 진행 중이다. 8월 게임산업 포럼에서는 게임사가 AI를 내부 개발 도구로만 쓰면 직접적인 표시 의무자가 아닐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 사안이 AI 기본법상 표시 의무 대상인지에 대한 공식 판단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영상: 던파TV(던전앤파이터) 유튜브 채널

던파는 오랜 기간 도트와 일러스트 중심의 화풍으로 팬층을 쌓아 온 게임이다.

그만큼 이용자들은 이벤트 아트에도 일정한 완성도를 기대한다.

위 영상은 던파TV가 2025년 1월 공개한 중천 시네마틱으로, 이번 논란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이벤트는 10월 29일까지 이어진다.

남은 쟁점은 두 가지다. 어떤 이미지에 AI를 썼는지, 그리고 검수·리터칭을 어떻게 보강할지다.

10월 3일 저녁 기준으로 인벤과 경인방송 외에 넥슨의 추가 입장이나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전한 보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넥슨이 공개 범위를 넓힐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