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포에버'(이하 와우 포에버)가 정확히 무엇이냐는 질문에, 개발진은 "클래식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개발진 인터뷰 내용이 '모던도 클래식도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해당 발언은 이온 하지코스타스 와우 게임 디렉터가 윈도우 센트럴과 한 인터뷰, 월드 빌더 매튜 암스트롱의 발언, 블리자드 개발팀이 테크레이더 게이밍에 밝힌 내용 등에 흩어져 있다. 콘셉트와 클래식과의 차이, 운영 방식, 그리고 출시 일정과 이후 로드맵으로 나눠 정리한다.
리테일과 클래식 사이, 하지코스타스가 말한 '세 번째 기둥'
하지코스타스 디렉터의 인터뷰는 블리즈컨 직후인 9월 18일 윈도우 센트럴(기자 제즈 코든)에 실렸다.
그는 먼저 포에버가 클래식의 연장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클래식은 바닐라와 불타는 성전 등으로 이어지는 기존 생태계가 그대로 이어지고, 포에버는 "Retail and Classic" 옆에 나란히 서는 "a third pillar", 즉 세 번째 기둥으로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하지코스타스는 포에버가 앞으로 와우의 방향을 만드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서 포에버가 클래식에서 이어받는 뿌리를 설명했다.
이야기는 더 현실에 발붙인 쪽으로 가고, 시스템은 더 손맛이 있는 쪽을 택하며, 자동 매칭보다 커뮤니티 형성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반대로 클래식에서 손을 대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모든 직업이 쓸모 있도록 특성 트리와 전문화를 다시 조정하고, 레이드를 준비하려고 월드 버프를 일일이 모으는 번거로운 작업은 없앤다고 한다.
하지코스타스는 포에버를 "완전히 새로운 경험"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했다.
누구나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고, 앞으로 수년간 업데이트가 이어질 "새롭고 끝이 열려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 흥미롭다는 취지였다.
개발진이 말하는 '모던도 클래식도 아니다'의 의미는 결국, 클래식의 설계 철학을 뿌리로 삼되 클래식 서비스를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리테일을 위한 게임이 아니다' — 월드 빌더의 직설
9월 24일에는 월드 빌더 매튜 암스트롱의 발언이 FRVR 블로그를 통해 알려졌다.
포에버가 리테일 이용자를 위해 만든 게임이 아니라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암스트롱은 리테일에서 8년을 일했기 때문에 그쪽 방식이 훨씬 익숙하고 품도 덜 든다고 했다.
그런데도 지난 1년 동안 20여 년 전 방식의 설계를 다시 익히는 데 시간을 썼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원칙은 "holding the line against changes that create a domino affect down the road", 곧 나중에 연쇄 변화를 부를 수 있는 변경을 막아서는 일이다.
여기에는 게임 속 마찰과 불편을 그대로 두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그는 리테일 이용자 대다수는 이런 방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오히려 더 선호할지도 모른다고 인정했다.
그래도 수백만 명이 블리자드에 기대하는 예술적 비전과 완성도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봤다.
20여 년 전 이 게임을 만든 동료들에 대한 책임도 이유로 들었다.
리테일 이용자나 리테일 팀을 깎아내리려는 말이 아니고, 자신도 리테일 이용자라는 단서도 붙였다.
암스트롱은 포에버가 모든 이용자를 만족시키려는 게임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If you’re making a game for everyone, then you’re making it for no-one"이다.
블리자드 공식 패널 요약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공식 소식은 포에버의 네 기둥으로 친숙하고 다가가기 쉬움, 주인공이 되는 세계, 목적지보다 여정, 사회적 경험의 보호와 육성을 꼽았다.
비행 탈것이 없고 레벨 스케일링도 없으며, 도전과 준비와 소통과 협력에 계속 초점을 둔다고 밝혔다.
클래식에서 바꾸는 것, 지키는 것 — 직업·종족·세계관
10월 10일과 11일에는 테크레이더 게이밍이 포에버 개발팀과의 인터뷰 내용을 두 건으로 나눠 보도했다.
직업은 현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개발팀은 "err on the side of simpler classes, but with engaging depth"라고 밝혔다. 단순한 쪽에 무게를 두되 깊이는 살리겠다는 뜻이다.
클래식 시대에 너무 단순했던 직업에는 몇 가지 메커니즘을 더했고, 베타 직업들의 복잡도가 개발진의 의도를 보여 준다고 했다.
특정 직업이나 전문화가 힘의 진폭이 지나치게 크거나 재미없던 점은 고치되, 원작의 속도감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투 속도와 호흡은 원작을 따른다. 그래서 직업과 레이드에 가하는 변경은 이 기준을 해치면 안 된다고 했다.
전투 설계 역시 핵심 가치인 '친숙하고 다가가기 쉬움'에 맞춘다는 설명이다.
전문화 변경에는 값싼 재설정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베타에서는 시간당 첫 재설정 비용이 일시적으로 싸지만, 정식 출시 뒤에는 비용이 빠르게 오르고 일주일에 한 번만 내려간다고 한다.
특성 선택이 의미를 갖게 하려는 취지다.
이중 전문화는 레벨 40에서 배우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그 이상은 계획이 없다고 했다.
직업 변경은 조금씩 흘리지 않고 한꺼번에 묶어서 적용한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종족도 마찬가지다. 개발팀은 확장팩에서 나온 종족을 추가할 계획이 지금은 없다고 답했다.
리테일의 벌퍼라나 고블린 같은 종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포에버가 독자적인 연속성을 갖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개발팀은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토대가 되는 세계관, 특히 RTS 게임들을 기반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스토리도 의도적으로 낮은 곳에서 시작한다. 원문 표현으로 "You aren’t THE hero in WoW: Forever, you are just A hero", 이 세계의 영웅이 아니라 한 명의 영웅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후기 확장팩의 장소에 가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가더라도 기존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고 포에버 버전으로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소환석이 없는 이유와 신규 종족 스카이본에 대한 설명도 같은 매체에 실렸지만, 이번 정리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운영 방식 — 모드도 시즌도 아닌 '오래 가는 버전'
운영 방식에서도 개발진은 포에버를 일회성 이벤트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리자드 공식 패널 요약은 포에버가 "not a mode, a season, or a new version of Classic", 즉 모드도 시즌도 새 클래식 버전도 아니라고 적었다.
공동체와 함께 계속 쌓아 가며 오래 가도록 만든다는 약속이라는 설명이다.
하지코스타스는 포에버가 리테일과 클래식 이용자를 갈라놓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답했다.
새 경험을 낼 때마다 "fragmentation, the risk of splintering communities", 곧 공동체가 쪼개질 위험을 생각하고, 그래서 아주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는 리테일에서 사회적 연결이 약해지는 현상을 바람직하게 보지 않으며, 리테일도 그 부분에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마찰과 자동 매칭의 부재가 사람 사이의 연결을 만든다는 점을 클래식의 특징으로 꼽았다.
다만 점심시간에 던전 하나를 돌 수 없을 만큼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고, 둘 사이에는 분명한 맞교환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 최전선 수준의 하이엔드 콘텐츠를 즐기는 이용자는 포에버가 겨냥한 층이 아니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경제 관리 쪽에서는 방침이 한층 분명하다. FRVR은 블리자드가 골드 구매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계정을 정지한다고 전했다.
하지코스타스는 블리즈컨 기간 워크래프트 태번과 한 인터뷰에서 포에버를 와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an excellent starting point", 곧 훌륭한 출발점이라고 소개했다.
같은 인터뷰에서 클래식은 "inherently a simpler game with, frankly, fewer play styles", 모던은 "vast and varied"라고 대비했다.
실제 베타에서 벌어진 골드 구매 논란과 계정 정지 사례는 골드 구매 논란 기사에 정리돼 있다.
베타 참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팬 집계 수치는 베타 캐릭터 100만 개 돌파 기사에서 볼 수 있다.
일정 — 11월 4일 출시, 12월 9일 레이드 개방, 이후 로드맵
영상: World of Warcraft 유튜브 채널
일정은 블리자드 공식 소식과 블리즈컨 로드맵 이미지로 확인된다.
포에버는 11월 4일 미국 태평양 표준시 오후 3시에 전 세계 동시 출시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11월 5일 오전 8시다.
베타는 9월 17일에 시작됐다. 블리자드 사전 구매 안내는 베타 종료일을 10월 21일(태평양 표준시 기준)로 적었다.
블리즈컨 로드맵 이미지에는 베타 기간이 10월 22일까지로 표기돼 있다.
FRVR도 종료일을 10월 21일로 전했다. 날짜가 하루 어긋나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사전 구매 안내에 따르면 캐릭터 이름 선점은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가능하다.
초대 코드로 합류하는 출시 주간은 11월 4일부터 11일까지다.
새 레이드는 12월 9일에 열린다. 공식 소식은 10인 레이드 '바로우 딥스'와 20인 레이드 '하이잘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로드맵 이미지에는 40인 레이드 '오닉시아의 둥지'도 12월 9일 항목에 올라 있다.
겨울에는 하드코어 버전의 출시도 예정돼 있다.
봄에는 새 레이드 2종과 던전 2종, 새 퀘스트와 플레이 가능 지역, 새 전설 퀘스트 라인과 PvP 시즌 갱신이 예고됐다.
여름에는 개편된 상징적 레이드와 새 레이드, 확장된 월드 콘텐츠와 던전 2종, 전문 기술과 유산 요소 갱신이 적혀 있다.
블리자드는 이 로드맵이 계획이며 콘텐츠와 시기는 바뀔 수 있다고 못박았다.
블리즈컨 전체 발표 내용은 블리즈컨 2026 개막식 총정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는 질문 — 갈라지는 이용자층, 세 갈래 개발
영상: World of Warcraft 유튜브 채널
인터뷰를 진행한 윈도우 센트럴의 코든 기자는 블리자드가 리테일, 클래식, 포에버를 동시에 개발하느라 힘이 분산되지 않을지 우려했다.
클래식과 리테일 이용자가 새로움을 찾아 포에버로 빠져나가면 공동체 분열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는 기자 개인의 의견이며, 하지코스타스는 이 점을 인터뷰에서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답했다.
개발진의 말대로라면 포에버는 어느 한쪽의 대체재가 아니라 별개의 선택지다.
11월 4일 출시 이후 실제 이용자 분포가 어떻게 나뉘는지는 서비스가 시작돼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