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GamTrend는 '사일런트 힐: 타운폴'의 리뷰 스코어를 심층 분석하며 메타크리틱 81점, 오픈크리틱 82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전했다. 9월 24일 정식 출시 이후 사흘이 지난 지금,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크리틱 스코어는 출시 이후에도 거의 그대로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구매해 플레이한 유저들의 반응은 확연히 다른 온도를 보이고 있다. 출시일 68%였던 스팀 유저 리뷰 긍정률은, 사흘 뒤인 27일 기준 2,982건 중 65%로 다시 소폭 내려앉았다. 크리틱들이 극찬한 분위기와 퍼즐은 유저들도 대체로 인정한다. 문제는 그 사이에 낀 전투와 기술적 완성도다. 왜 매체 리뷰와 유저 반응이 이렇게 갈렸는지, 실제 스팀 리뷰와 크리틱 리뷰를 직접 대조해 확인했다.
출시일 68%에서 사흘 뒤 65%로 — 스팀 '복합적' 판정
출시일인 9월 24일 기준 '사일런트 힐: 타운폴'의 스팀 유저 리뷰는 900건 중 68%가 긍정이었다. 스팀 자체 등급으로는 '복합적(Mixed)'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흘이 지난 9월 27일 기준으로는 총 2,982건의 리뷰가 쌓였고, 이 중 긍정은 1,937건, 부정은 1,045건이다. 비율로 환산하면 65%로, 등급은 여전히 '복합적'에 머물러 있다. 표본이 3배 이상 늘어났는데도 평가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소폭 낮아진 셈이다.
같은 흐름은 메타크리틱 유저 스코어에서도 확인된다. 같은 날 기준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은 268명 참여에 10점 만점 7.5점으로, 긍정 65%·혼합 16%·부정 19%로 집계됐다. 플랫폼이 다른데도 스팀과 거의 동일한 비율로 수렴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크리틱 스코어는 출시 전후로 거의 변동이 없다. 메타크리틱은 PS5 버전 72개 매체 기준 81점, PC 버전 31개 매체 기준 81점을 유지하고 있고, 긍정 79%·혼합 21%·부정 0%로 여전히 '실패작'이라는 평가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크리틱과 일반 유저 사이의 온도 차가 출시 이후 오히려 더 뚜렷해진 상황이다.
"크래시가 끊이질 않는다" — 유저들이 실제로 남긴 말
스팀 리뷰에 실제로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부정 평가의 대부분은 스토리나 연출이 아니라 기술적 완성도를 향해 있다.
한 유저는 "크래시가 끊이질 않는다(This game crashes a lot)"며 "디럭스 에디션이 더 비싼 걸 생각하면 전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썼다. 또 다른 유저는 리뷰 본문에 단 세 단어, "crashes constantly(계속 뻗는다)"만을 남기기도 했다.
성능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짚은 리뷰도 있다. 한 플레이어는 "컷신이 끝났는데 캐릭터가 몸을 기울이기만 할 뿐 아무 조작도 먹히지 않았다"며, 지도도 CRTV도 꺼내지지 않는 멈춤 현상을 겪었다고 보고했다. 90분 만에 환불 의사를 밝힌 이 리뷰는 "그래픽과 사운드는 최고 수준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추천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고사양 PC에서도 문제가 보고됐다. RTX 5080을 사용한다고 밝힌 한 유저는 "최고 설정에서도 여전히 스터터링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스팀덱HQ의 실측 리뷰 역시 이동이 많은 구간에서 프레임이 10FPS 수준까지 떨어지는 현상을 확인했으며, 원인으로 CPU 병목 또는 셰이더 컴파일 문제를 지목했다.
물론 모든 리뷰가 부정적인 건 아니다. 나이트메어 난이도로 완주했다는 한 유저는 플레이 시간 1,194분(약 20시간) 끝에 "스터터링도, 크래시도 없었다. 성능은 좋았다"며 "퍼즐은 애매하지 않고 만족스러웠고, 환경과 세트 디자인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적었다. 문제는 이런 안정적인 경험과 잦은 크래시를 겪은 경험이 같은 리뷰 페이지 안에 뒤섞여 있다는 점, 그 자체가 '복합적' 판정의 원인이다.
"크라우칭 시뮬레이터" — 전투를 향한 노골적인 혹평
GamTrend가 지난 심층 분석에서 짚었듯, 크리틱 리뷰 사이에서도 은신 판정의 일관성과 적 AI 문제는 이미 지적된 약점이었다. 출시 이후 유저 리뷰를 보면, 이 문제는 매체 리뷰가 암시했던 것보다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한 유저는 "쫓고 쫓기는 스텔스와 스토커형 적이 헛소리(BS) 같다"며 "무섭거나 재미있기는커녕 그냥 지루한 잡일이 됐다"고 썼다. 이어 "스토커가 방 밖으로 세 걸음 나갔다가 옷장에서 미처 나오기도 전에 다시 돌아온다"고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다. 즉사 그랩 판정을 가진 스토커, 히트스캔으로 맞히는 IV 계열 적 모두 불만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전투 자체를 아예 포기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어떤 유저는 게임을 "크라우칭 시뮬레이터"라 부르며 "분위기·그래픽·사운드는 그야말로 대단하지만, 게임플레이 자체는 꽤 비참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생존 호러 장르를 좋아함에도 이 정도로 웅크리고 숨기만 해야 하는 구조는 낯설었다는 뜻이다.
매체 리뷰 중에서도 전투에 후한 점수를 준 곳은 드물었다. "강렬하지만 결국 잊히고 마는 악몽"이라는 제목으로 게임을 리뷰한 wccftech는 6.5/10을 매기며 근접 전투를 "막기-공격을 반복하는 단순한 사이클"로, 총기 전투는 "다루기는 쉽지만 탄약이 제한적이고 만족스러운 피드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리뷰는 스토리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딱히 놀라움을 주지는 못했다"며 "클런키한 스텔스와 종종 나오는 설계 실수 탓에 무섭다기보다 답답한 경험에 가까웠다"고 요약했다.
그래도 분위기와 퍼즐만큼은 이견이 없다
흥미로운 건, 전투를 향한 혹평과 별개로 분위기와 퍼즐 설계에 대해서는 크리틱과 유저의 의견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
스팀 리뷰 중에는 "추천할지 말지 망설여진다"면서도 "분위기, 그래픽, 사운드·음악 디자인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 평한 글이 여럿 있었다. 또 다른 유저는 플레이 시간 902분(15시간)을 기록한 뒤 "심리적 서바이벌 호러로서 훌륭했고, 특히 중반부 '투모로우 하우스' 퍼즐이 인상적이었다"며 "레지던트 이블 7 같은 느낌도 있어 좋았다"고 적었다.
퍼즐의 난이도 자체를 문제 삼은 리뷰도 있었다. 플레이 시간 3,231분(53시간)의 한 유저는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6챕터의 퍼즐이 유독 가혹했다"며 "조작 미숙일 수도 있지만 극도로 어렵게 느껴졌다"고 썼다. 어렵다는 불만조차 역설적으로 퍼즐 설계에 공을 들였다는 방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전투에는 6.5/10이라는 박한 점수를 준 wccftech 역시, 퍼즐만큼은 "뒤틀린 내적 논리"를 갖췄다고 표현하며 "큰 힌트 없이도 두뇌와 시행착오로 풀어낼 수 있게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챕터마다 레벨 디자인이 바뀌며 만들어내는 긴장감 역시 강점으로 꼽혔다. 결국 이 게임을 둘러싼 논쟁은 '좋은 게임인가 나쁜 게임인가'가 아니라, 어느 요소에 무게를 두고 평가하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왜 이렇게 갈렸나 — 사전 리뷰 빌드와 출시일 빌드
영상: PlayStation 유튜브 채널
크리틱과 유저의 평가가 이렇게까지 벌어진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매체 리뷰는 대개 출시 며칠 전 별도로 제공되는 사전 빌드를 기준으로 작성된다. 반면 스팀·PS5 유저들이 실제로 만나는 건 출시 당일 일반 판매 빌드다. 두 빌드 사이에 성능 최적화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게임 인포머 등 매체 리뷰에서도 은신 판정의 일관성 문제나 적 AI 문제는 이미 언급된 바 있다. 다만 매체 리뷰는 대체로 총점 산정에서 분위기·서사·연출의 비중을 크게 두는 경향이 있고, 이 때문에 전투·기술적 문제가 상대적으로 총점에 덜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스팀 리뷰는 추천/비추천 이분법으로만 집계된다. 분위기는 만점을 주고 싶어도 크래시를 자주 겪었다면 '비추천'을 누르는 유저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부정 리뷰를 남긴 유저 상당수도 플레이 시간이 100분 안팎에 그치지 않고 1,000분(약 17시간) 이상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게임을 끝까지 즐겼음에도 기술적 문제 때문에 비추천을 누른 셈이다.
여기에 스팀 특유의 초기 리뷰 폭 효과도 있다. 출시 직후에는 문제를 겪은 유저들이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리뷰를 남기는 경향이 있어, 시간이 지나며 패치가 이뤄지면 비율이 다시 회복되는 경우도 흔하다. 다만 '타운폴'은 출시 사흘 만에 표본이 900건에서 2,982건으로 늘었는데도 긍정률이 오히려 소폭 낮아졌다는 점에서, 이번 논쟁이 단순히 초반 노이즈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리 — 완성도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종합하면 '사일런트 힐: 타운폴'은 매체가 인정한 완성도와 유저가 체감한 완성도가 갈라진 드문 사례다. 메타크리틱 81점·오픈크리틱 82점이라는 크리틱 스코어는 출시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지만, 스팀 유저 리뷰는 출시일 68%에서 사흘 뒤 65%로 오히려 낮아졌다.
논쟁의 핵심은 명확하다. 분위기·서사·퍼즐 설계는 유저와 크리틱 모두가 인정하는 강점이지만, 전투 시스템과 기술적 안정성에서는 유저들이 매체 리뷰보다 훨씬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크래시, 프레임 저하, 일관성 없는 스텔스 판정은 짧은 매체 리뷰 기간에는 총점을 크게 깎지 못했지만, 수십 시간을 투자한 일반 유저들에게는 누적된 피로로 다가왔다.
코나미로서는 고민이 남는 결과다. 시리즈 3년 연속 신작이라는 목표를 이어가려면, 매체 평가뿐 아니라 실제 플레이어들의 체감 완성도까지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를 이번 사례가 분명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패치를 통해 크래시와 프레임 문제가 개선된다면 스팀 유저 리뷰 비율도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 전까지는 '크리틱이 극찬한 게임'과 '유저가 실제로 겪은 게임' 사이의 간극이 이 작품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문장으로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