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미의 '사일런트 힐: 타운폴'은 시리즈 역사상 가장 큰 도박을 걸고 나온 작품이다. 탐험은 물론 전투까지, 시리즈 최초로 완전한 1인칭 시점을 채택했다. 앞서 GamTrend는 같은 날 출시되는 '컨트롤 레조넌트'와 나란히 놓고 두 게임의 스코어를 비교한 바 있다. 이번에는 비교를 걷어내고 타운폴 한 작품에만 집중해, 왜 매체마다 평가가 갈렸는지, 1인칭 전환과 포켓 TV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훨씬 깊이 파고들었다. 출시일(9월 24일)을 사흘 앞둔 9월 21일 기준으로 메타크리틱·오픈크리틱 스코어를 재확인했으며, 수치는 리뷰가 계속 들어오는 만큼 출시 이후 소폭 조정될 수 있다.
메타크리틱 81점, 오픈크리틱 82점 — 재확인된 최신 스코어
메타크리틱 PS5 버전 스코어는 81점이다. 60개 매체 리뷰가 집계됐고(긍정 47개·78%, 혼합 13개·22%, 부정 0개) 등급은 '대체로 호평(Generally Favorable)'이다. PC 버전도 24개 매체 기준 동일한 81점을 기록 중이다. 유저 스코어는 출시 전인 9월 21일 시점까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오픈크리틱에서는 82점, 41개 매체 집계 기준 '강세(Strong)' 등급을 받았다. 추천율은 90%로, 리뷰한 매체 10곳 중 9곳이 이 게임을 추천작으로 꼽았다는 뜻이다. 순위로 환산하면 오픈크리틱에 등록된 전체 게임 중 상위 11%에 해당하는 89번째 백분위다.
부정적인 리뷰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타크리틱 PS5 집계에서 부정 리뷰 비율이 0%라는 건, 매체 간 온도 차는 있어도 '실패작'이라는 평가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혼합 평가가 22%에 달한다는 점은, 뒤에서 다룰 스텔스 판정과 적 AI 문제가 결코 사소한 흠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본편 클리어까지는 매체마다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10~14시간 선에서 수렴한다. 다섯 가지 엔딩을 모두 확인하려면 최소 25~30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가격은 스탠다드 에디션 기준 49.99달러로, 최근 트리플 A 신작치고는 낮게 책정됐다.
1인칭이라는 도박 — 조작감은 어떻게 바뀌었나
'사일런트 힐' 시리즈는 1999년 1편부터 항상 3인칭 시점을 유지해왔다. 카메라를 돌려 주변을 확인하고, 옆으로 비켜서서 위험을 피하는 감각이 시리즈의 기본 문법이었다. '타운폴'은 이 문법을 처음부터 완전히 버렸다.
게임 인포머는 이 변화가 만들어내는 감각을 '피킹(peeking)' 메커니즘으로 설명했다. 벽이나 기둥, 자동차 뒤에 몸을 숨긴 채 고개만 살짝 내밀어 주변을 살피는 동작인데, 3인칭이었다면 카메라 앵글만 조절하면 되던 일이 1인칭에서는 캐릭터의 실제 움직임으로 바뀐다. 리뷰는 이 메커니즘이 "정교하게 통합됐다"고 평가했다.
탐즈가이드는 이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겼다. 리뷰 제목에서부터 "새로운 무대, 새로운 시점, 새로운 표준(new gold standard)"이라 못 박으며, 2001년 '사일런트 힐 2' 이후 최고 수준의 신작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1인칭 전환이 단순한 기술적 실험이 아니라, 서바이벌 호러 특유의 압박감을 극대화하는 서사적 장치로 기능했다는 취지다.
실제로 1인칭 시점은 전투의 성격 자체를 바꿔놓았다. 3인칭이라면 카메라를 돌려 사각지대를 미리 확인할 수 있지만, '타운폴'에서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모든 공간이 잠재적 위협이 된다. 게임 인포머는 "세인트 아멜리아는 의도한 방식 그대로 압도적이고 위압적"이라고 썼는데, 이는 배경 설계뿐 아니라 좁아진 시야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효과이기도 하다.
다만 이 도박이 모두에게 통한 건 아니다. 워스플레잉은 8/10을 주면서도 "괜찮은 사일런트 힐풍 게임이지만, 너무 뻔하고 느린 전개가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시점이 주는 긴장감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전개 자체의 속도감이 아쉬웠다는 뜻으로 읽힌다.
포켓 TV(CRTV) — 라디오를 대신한 새로운 감지 시스템
역대 '사일런트 힐' 시리즈에서 적의 접근을 알리는 장치는 언제나 라디오의 지지직거리는 잡음이었다. '타운폴'은 이 상징적인 장치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교체했다. 이름은 'CRTV', 손에 든 휴대용 소형 브라운관(CRT) 기기다.
작동 방식은 라디오보다 훨씬 능동적이다. 화면 하단의 VHF·UHF 채널 다이얼을 손으로 맞춰가며 신호를 찾아야 하고, 화면에는 'FINE TUNE - SEARCHING' 같은 문구와 함께 지지직거리는 노이즈 영상이 흘러나온다. 라디오처럼 소리로 방향을 가늠하는 게 아니라, 흐릿한 화면 속 잔상을 눈으로 해석해 적의 위치와 주변 지형을 대략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 방식이 새로운 이유는 정보의 '불완전함' 자체를 게임플레이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기존 라디오가 '적이 가까이 있다/없다'는 이진법적 신호였다면, CRTV는 채널을 잘못 맞추면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하고, 제대로 맞춰도 화면이 흐릿해 정확한 거리나 위치까지는 알 수 없다. 플레이어는 항상 불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셈이다.
동시에 CRTV는 탐사·퍼즐 도구이기도 하다. PS블로그 체험기에 따르면 채널을 맞춰가며 화면 속 노이즈를 통해 과거의 잔상을 비추고, 이를 단서로 마을 곳곳에 숨겨진 진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방식으로도 쓰인다. 감지 장치이자 스토리텔링 장치,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셈이다.
PS5 버전에서는 듀얼센스의 적응형 트리거·햅틱·모션 컨트롤까지 지원해, 채널을 미세 조정할 때 컨트롤러 자체의 진동으로 신호 강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게이밍트렌드는 이런 디테일이 "정점의 분위기적 스토리텔링(Peak atmospheric storytelling)"을 완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세인트 아멜리아 — 1990년대 스코틀랜드에 묻힌 사이먼의 기억
배경은 1996년, 스코틀랜드의 가상 섬 세인트 아멜리아다. 시리즈의 상징인 미국 소도시 '사일런트 힐'을 떠나 처음으로 해외, 그것도 섬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무대로 골랐다는 점부터 시리즈로서는 파격이다.
주인공 사이먼 오델은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라는 알 수 없는 편지를 받고 섬으로 돌아온다. 문제는 정작 사이먼 본인의 기억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라는 것이다. 손목에 채워진 의료용 밴드와 수액 팩만이 그가 무언가로부터 도망쳐 나왔다는 사실을 암시할 뿐, 스스로도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온전히 알지 못한다.
섬에서 마주치는 인물 중 하나가 간호사 복장의 조이다. 체크무늬 커튼이 드리운 어두운 실내에서 불쑥 등장하는 그의 존재는, 이 섬이 단순히 버려진 곳이 아니라 여전히 '누군가' 머물고 있다는 불안을 자아낸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사이먼의 정신이 만들어낸 환영인지 분간할 수 없는 이 감각은, PS블로그 체험기에서도 "타운폴만큼 그 경계가 흐릿했던 사일런트 힐은 없었다"는 평가로 이어진 바 있다.
작가 겸 디렉터 존 매켈런과 시리즈 프로듀서 오카모토 모토이는 게임 내 엔딩이 총 5가지라고 밝혔다. 이 중 3개는 메인 엔딩, 나머지 2개는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볼 수 있는 히든 엔딩이다. 개발진은 어느 하나를 정사(定史)로 못 박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 엔딩은 플레이 전반에 걸친 선택과 시스템 활용 방식에 따라 갈린다고 설명했다. 게임 인포머는 이런 서사 구조 속에서 캐릭터의 동기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오히려 과거작 특유의 몽환적인 모호함을 옅어지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개발은 '옵저베이션'·'스토리즈 언톨드'로 이름을 알린 스튜디오 스크린 번 인터랙티브(옛 노 코드)가 맡았다. 퍼블리싱은 코나미와 안나푸르나 인터랙티브가 함께 담당한다. 음악은 시리즈를 상징해온 아키라 야마오카 대신 파일럿프리스트가 맡았는데, 작곡가 교체 역시 시점 전환 못지않게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 논쟁이 됐던 지점이다.
매체들은 왜 이렇게 평가했나 — 호평의 근거
영상: PlayStation 유튜브 채널
메타크리틱 100점을 준 매체도 두 곳 있었다. 디지털 스파이(100)는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과 바이오하자드 1인칭작들의 장점이 사일런트 힐의 DNA와 훌륭히 결합했다"고 평했고, 노이지 픽셀(100)은 "탁월한 스토리텔링, 공포 분위기, 창의적인 퍼즐"을 만점의 근거로 들었다. 두 리뷰 모두 시점 전환을 시리즈의 정체성 훼손이 아니라 확장으로 받아들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90점대 리뷰들의 논리는 대체로 비슷하다. 코그커넥티드(91)는 "프랜차이즈의 대담한 진화, 1인칭 시점이 공포감을 증폭시킨다"고 썼고, 게이밍바이블(90)은 "시리즈가 제공한 가장 무섭고 분위기 있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라 평했다. 듀얼쇼커스(9/10)는 "훌륭한 호러 게임이자 훌륭한 사일런트 힐 게임"이라는 균형 잡힌 문장으로 요약했다.
서사와 감정선에 주목한 리뷰도 많았다. 게임라이너(90)는 "심리적 후유증에 집중한 깊이 있는 1인칭 경험"이라 표현했고, 슬랜트 매거진(90)은 "심리적 폐쇄감과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내러티브"를 강점으로 꼽았다. 플레이스테이션 라이프스타일(9/10)은 "최근 몇 년간 가장 긴장되고 매력적인 서바이벌 호러 경험 중 하나"라고 썼다.
게임런트(9/10)는 "사일런트 힐 특유의 섬뜩한 서바이벌 호러를 1인칭으로 훌륭히 옮겨냈다"고 평했고, 더식스식스액시스(9/10)와 게이밍볼트(9/10)도 나란히 높은 점수를 줬다. 이들 리뷰를 종합하면, 고득점의 공통 근거는 ①1인칭 전환이 공포감 자체를 실질적으로 강화했다는 점, ②서사와 캐릭터 감정선의 완성도, ③1990년대 복고풍 미술과 분위기 연출 세 가지로 정리된다.
그리고 우려 — 스텔스 판정, 적 AI, 크래시
가장 자주 반복된 지적은 스텔스 판정의 일관성 문제다. 게임 인포머는 "쭈그려 앉아 느리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도 있고, 똑같이 행동해도 적이 어쨌든 나를 발견할 때도 있다"고 썼다. 이 때문에 저장 파일을 자주 다시 불러야 했다는 게 리뷰어의 경험담이다. 벽이나 울타리 뒤에 숨어 시선을 피하는 은신 시스템 자체는 "정교하게 통합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그 판정 기준이 매 순간 다르게 느껴진다는 게 문제였다.
죽지 않는 적과의 반복된 조우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게임 인포머는 회피가 불가능한 특정 적과 계속 마주치는 구간이 공포보다는 지루함을 줬다고 지적했고, 특정 보스 전투에서의 답답함도 함께 언급했다.
게이밍트렌드는 서사와 미술에는 9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적 AI가 지나치게 과민하다는 점과 플레이 중 몇 차례 발생한 하드 크래시를 명확한 단점으로 짚었다. 크래시는 패치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는 기술적 문제이지만, 리뷰 시점에 이미 여러 매체에서 공통으로 보고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가장 신중한 점수를 준 곳은 푸시스퀘어(7/10)다. 오픈크리틱에 등록된 리뷰에서 "기존 시리즈를 재현할 때 가장 잘 통한다"는 평가를 내렸는데, 뒤집어 말하면 1인칭이라는 새로운 틀보다는 시리즈의 익숙한 문법을 따라갈 때 완성도가 더 높게 느껴졌다는 뜻으로 읽힌다. 결국 이 작품의 약점은 도박 그 자체가 걸려 있는 지점, 즉 새로 도입한 시스템들의 완성도에 집중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침체됐던 시리즈, 3년 연속 흥행이 갖는 의미
영상: PlayStation 유튜브 채널
'사일런트 힐' 시리즈는 2012년 '사일런트 힐: 다운포어' 이후 오랫동안 신작 공백기를 겪었다. 2014년 예정됐던 '사일런트 힐즈'가 코지마 히데오와 코나미의 결별로 취소되면서, 시리즈는 사실상 10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였다.
흐름이 바뀐 건 2024년이다. '사일런트 힐 2 리메이크'가 평단과 팬 양쪽에서 고른 호평을 받으며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을 쐈고, 2025년에는 오리지널 신작 '사일런트 힐 f'가 뒤를 이었다. '타운폴'은 이 흐름 위에서 나온 3년 연속 같은 계절 출시작이다.
시리즈 프로듀서 오카모토 모토이는 지난 6월 발표 당시 이 점을 직접 언급하며 "2024년 사일런트 힐2 리메이크, 2025년 사일런트 힐 f에 이어 같은 계절에 출시되는 3년 연속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시리즈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며, 앞으로 매년 새로운 사일런트 힐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코나미의 목표라고도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타운폴'이 짊어진 부담은 단순한 신작 한 편의 성패를 넘어선다. 1인칭이라는 급진적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81점, 82점이라는 준수한 스코어를 받아냈다는 사실은, 침체됐던 시리즈가 연속 흥행을 이어가며 매년 신작 발매라는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반대로 이번 작품이 크게 흔들렸다면, 코나미의 공격적인 시리즈 확장 계획 자체가 재검토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정리 — 도박은 성공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종합하면 '사일런트 힐: 타운폴'은 절반의 대성공에 가깝다. 시리즈 사상 최초의 1인칭 전환이라는 위험한 도박은 메타크리틱 81점·오픈크리틱 82점, 부정 리뷰 0%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탐즈가이드가 붙인 "새로운 표준"이라는 표현이 과장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다만 이 도박이 완전히 매끄럽게 착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은신 판정의 일관성, 적 AI의 과민함, 몇 차례의 하드 크래시는 여러 매체에서 공통으로 지적된 문제였고, 오픈크리틱 기준 혼합 평가가 22%에 달한다는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대가를 완성도로 치른 셈이다.
그럼에도 세인트 아멜리아라는 낯선 무대, 사이먼 오델의 상실된 기억을 좇는 서사, CRTV라는 독창적인 감지 장치는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년 연속 신작을 내놓은 코나미에게 이번 결과는, 매년 사일런트 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계속 밀어붙일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다.
'사일런트 힐: 타운폴'은 9월 24일 PS5·PC(스팀·에픽게임즈 스토어)로 출시된다. 실물판은 PS5 한정으로 발매되며, 출시 이후 리뷰가 더 쌓이는 만큼 최종 스코어는 한 번 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