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관련 광고를 기만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2백억 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보도된 정확한 금액은 201억 1,400만 원이다. 대상은 갤럭시 S21·S22 시리즈와 갤럭시 탭 S8 시리즈다. 특정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CPU·GPU 성능이 곧바로 제한되는데도 광고에서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결론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의결서를 받는 대로 소송으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무엇이 문제였나 — '하드캐리' 광고와 숨은 성능 상한
공정위가 문제 삼은 광고 기간은 기종마다 다르다.
갤럭시 S21 시리즈는 2021년 1월 15일부터 2022년 3월 21일까지, S22 시리즈와 탭 S8 시리즈는 2022년 2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홈페이지와 홍보 영상, 언팩 행사, 언론 보도자료 등으로 기기를 광고했다.
공정위 보도자료가 인용한 문구는 "역대 갤럭시 중 가장 빠른 5nm AP, 고사양 게임할 때 하드캐리", "모바일 게임 경험의 끝판왕" 등이다.
그런데 소비자가 특정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기기 온도와 상관없이 GOS 개별정책이 곧바로 작동했다.
그러면 CPU·GPU의 최대 동작 속도(클럭)와 화면 주사율이 사전에 지정된 값으로 제한됐다.
GOS는 게임 앱에 적용되는 발열 관리 시스템이다.
기기 상태에 따라 성능을 조절하는 일반정책과 달리, 개별정책은 온도와 무관하게 성능 상한을 미리 정해 두는 방식이라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런 제한이 있다는 중요한 정보를 광고에서 알리지 않은 점이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얼마나 낮췄나 — 배그 뉴스테이트에서 CPU 31.4%, GPU 26.9%
공정위 보도자료는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예로 들었다.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이 게임을 실행하면 CPU 최대 클럭은 2.99GHz에서 0.94GHz로 제한됐다.
본래 성능의 31.4% 수준이다.
GPU는 818MHz에서 220MHz로, 본래의 26.9%까지 내려갔다.
공정위는 일부 게임에서 CPU·GPU 속도 상한이 본래 최대 성능의 최저 약 30%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모든 게임에서 30%로 묶였다는 뜻은 아니다.
CPU·GPU 속도 제한 대상 게임은 S21 시리즈 82개, S22 시리즈 47개, 탭 S8 시리즈 8개였다.
서울경제는 배틀그라운드, 원신, 리니지W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고사양 게임에서는 높은 성능이 필요한 순간에 멈춤과 지연, 그래픽 품질 저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실제 소비자들이 화면 끊김과 해상도 저하 등 성능 저하를 다수 호소했다고도 적었다.
201억 원은 어떻게 나왔나 — 최대 660억 원 제시에서 감경
보도에 따르면 과징금의 기준이 된 관련 매출은 4조 228억 원이다. 갤럭시 S21·S22·탭 S8 시리즈의 위반 기간 매출을 합친 규모다.
공정위 심사관은 위반의 중대성을 높게 보고 최대 660억 원 수준의 과징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원회의는 삼성전자의 자진 시정 노력 등을 고려해 '중대성이 약한 위반'으로 낮췄다.
여기에 부과 기준율 0.5%를 적용해 나온 금액이 201억 1,400만 원이라고 보도됐다.
공정위 보도자료 본문에는 '약 2백억 원(잠정)'으로만 적혀 있다.
정확한 금액은 공정위 설명을 인용한 언론 보도에서 확인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2022년 3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CPU·GPU 클럭 제한을 풀고 '게임 퍼포먼스 모드'를 제공했다.
당시 논란이 불거진 뒤 삼성전자 경영진은 2022년 3월 임직원 대상 타운홀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사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정위는 이런 사후 조치와 별개로 광고 당시 중요한 제한 사항을 알리지 않은 점을 위반으로 봤다.
공정위는 특정 성능을 강조하는 광고라면 그 성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제한 사항도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하도록 표시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의 반박과 법원 판단 — 소송 예고
삼성전자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 입장을 냈다.
GOS는 게임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최적화 기능이며, 발열 관리와 성능 지속성은 모든 스마트기기 제조사의 공통 과제라는 설명이다.
문제가 된 개별 최적화도 발열이 확인된 소수 게임에서 AP 클럭이 높은 구간에 상한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순간적인 클럭 급등을 막아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목적이었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구체적인 최적화 작동 방식을 광고 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만광고로 판단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정위 보도자료에 실제 게임 경험, 즉 프레임 등에 미친 영향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문제가 된 설정은 현재 사용되지 않으며 2022년 3월 업데이트 이후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는 설명도 나왔다.
다만 소비자에게 심려를 끼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며 앞으로 투명하게 제품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삼성은 의결서를 송달받아 검토한 뒤 소송으로 광고가 표시광고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소명하겠다는 계획이다.
갤럭시 S22 사용자 1,800여 명이 낸 국내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지난해 6월 1심이 청구를 기각했다.
기각 이유는 손해와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데일리안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심은 삼성의 광고가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기만적인 표시·광고라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항소심에서는 올해 서울고법이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고, 3월에 확정됐다고 보도됐다.
서울경제는 이 과정에서 법원이 광고를 표시광고법상 기만광고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원고들의 불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소됐다고 봤다고 전했다.
조정 금액 등 구체적 조건은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공정위 상임위원은 민사 결과가 공정위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과징금은 잠정 금액이어서, 소송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