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트북 시장에 실속형 신제품 두 종이 연이어 나온다. 삼성전자가 9월 1일 'New 갤럭시 북6'를, LG전자가 9월 7일 'LG 그램북 AI 2026' 14형을 국내 출시한다. 가격은 각각 119만 원145만 원부터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는 '칩플레이션' 국면에서 두 회사가 동시에 보급형 카드를 꺼내 든 모양새다.

가격과 사양 — 무엇이 다른가

삼성 갤럭시 북6와 LG 그램북 AI 2026 가격 비교
▲ 두 제품 모두 인텔 코어 시리즈3을 얹었지만 가격표는 다르다. 자료: 삼성전자·LG전자, 그래픽: GamTrend

New 갤럭시 북614형 단일 사이즈로 나온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119만~149만 원이다.

이 제품은 지난 4월에 이미 나온 '갤럭시 북6'와는 다른 별도 라인이다. 4월 모델이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3(최대 49TOPS NPU)를 쓴 반면, 이번 New 모델은 NPU가 빠진(또는 대폭 낮아진) '인텔 코어 시리즈3'(최대 15TOPS)를 얹었다.

메모리·저장공간은 8GB RAM, 256GB NVMe SSD부터 시작한다.

무게는 1.35kg으로, 기존 14형 갤럭시 북6(1.43kg)보다 80g 가볍다. 배터리도 최대 25시간으로 기존보다 1시간 길다.

화면비는 16:10이며 눈부심을 줄이는 안티글레어 코팅이 적용됐다. 색상은 그레이 한 가지다.

LG 그램북 AI 2026 14형(모델명 14U40V)은 가격이 145만 원부터다. 그램북 라인업 중 최초의 14인치 모델이다.

무게는 1.29kg, 두께는 14.9mm다. 배터리는 61.2Wh 용량으로 최대 30시간 이상 버틴다.

두 제품 모두 AI 연산 능력을 낮춘 보급형 인텔 코어 시리즈3 프로세서를 얹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이번 경쟁은 고성능 AI 기능이 아니라 무게·배터리·가격에서 갈린다.

숫자로 보면 그램북이 더 가볍고, 더 비싸다

LG 그램 AI 라인업 디자인
▲ 같은 그램 라인업의 디자인 언어. 풀메탈 알루미늄 바디가 특징이다. 사진: LG전자

먼저 짚을 것은, 갤럭시 북6가 사실상 두 갈래로 나뉘었다는 점이다. 4월에 나온 고성능 라인(Ultra 칩)과 이번 9월의 저가 라인(비-Ultra 칩)이 같은 이름을 쓰지만 사실상 다른 제품군이라는 뜻이다. 아래 비교는 이번에 새로 나온 두 저가형 모델을 기준으로 한다.

무게만 놓고 보면 그램북이 60g 더 가볍다(1.29kg vs 1.35kg).

배터리 지속시간도 그램북이 5시간 이상 길다(30시간+ vs 25시간).

대신 가격은 그램북이 최소 26만 원 더 비싸다. 갤럭시 북6의 최상위 사양(149만 원)과 비교해도 그램북 기본형(145만 원)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재질에서도 차이가 있다. 그램북은 외장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마감해 내구성을 강조했다.

부가 기능도 갈린다. 그램북은 저소음 모드(도서관·사무실 등 조용한 공간용)와 코파일럿 단축키를 넣었다. 갤럭시 북6는 갤럭시 AI 기반 이미지 배경 제거, 웹페이지 실시간 번역을 앞세운다.

"가볍고 오래 가는 프리미엄 소재"를 원하면 그램북, "삼성 생태계·AI 기능"이 우선이면 갤럭시 북6라는 구도다.

왜 지금 '실속형'인가 — 칩플레이션

이 타이밍이 우연은 아니다. 지금은 메모리 가격이 3개월 새 몇 배씩 뛴 시기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D램과 HBM 공급을 빨아들이면서, 콘솔과 그래픽카드에 이어 노트북 원가에도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제조사가 택할 수 있는 전략은 둘로 갈린다. 고성능 프리미엄으로 마진을 방어하거나, 사양을 낮춰서라도 가격대를 지키는 것이다.

삼성과 LG는 이번에 후자를 택했다. 두 제품 모두 최상위 AI 노트북이 아니라 일상 작업용 실속형으로 포지셔닝됐다.

구독 서비스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LG는 그램북을 구독으로 이용하면 최대 4년간 무상 A/S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오히려 저가 라인을 촘촘히 채우는 것은 두 회사가 '중저가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정리하면

New 갤럭시 북6 — 9월 1일 출시, 119만~149만 원, 1.35kg, 25시간 배터리.

LG 그램북 AI 2026 14형 — 9월 7일 출시, 145만 원부터, 1.29kg, 30시간+ 배터리, 그램북 최초 14인치.

게이밍용 고성능 노트북을 찾는다면 둘 다 대상이 아니다. 이번 제품군은 문서 작업·강의·인터넷 사용이 중심인 일상용 노트북이다.

가벼움과 배터리를 최우선으로 본다면 그램북, 26만 원 이상 저렴한 쪽을 원한다면 갤럭시 북6가 현실적인 선택지다.

메모리 가격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이런 '스펙보다 가격 방어' 전략의 신제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