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마' 시리즈를 만든 리처드 개리엇이 EA에 넘겼던 시리즈의 저작권을 되찾는다는 소식이 10월 7~8일 외신을 통해 다시 퍼졌다. VGC는 개리엇이 '울티마 시리즈의 통제권을 공식적으로 되찾고 있다'는 취지로 제목을 달았다. 다만 개리엇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권리가 이미 돌아온 것은 아니다. 개리엇은 미국 저작권법의 35년 규정에 따라 환수가 가능해지는 시점이 2027년이라고 설명한다. 이 기사에서는 개리엇의 발언을 기준으로 무엇이 확인되고 무엇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지 나눠 정리했다.
먼저 짚을 점 — 지금 권리자는 여전히 EA
영상: TechJesse: Jesse Petrilla 유튜브 채널
게임스레이더는 현지시간 10월 7일 보도에서 EA가 현재로서는 여전히 권리 보유자라고 짚었다.
개리엇은 미국 유튜버 제시 페트릴라(TechJesse)와의 인터뷰에서 환수 계획을 설명했다. 이 인터뷰 영상은 10월 5일(미국 태평양시간) 올라왔다.
환수 대상은 개리엇이 만든 원작의 저작권이다. 개리엇은 6월 첫 보도 때도 로드 브리티시의 울티마가 자신의 원작 저작권을 모두 되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후 어떤 모습이 될지는 다음 과제라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리하면 '이미 돌려받았다'가 아니라 '법이 허용하는 시점에 맞춰 돌려받겠다고 EA에 통보했다'가 지금의 사실관계다.
VGC 본문은 접속 제한 탓에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위 내용은 게임스레이더 보도와 6월 최초 인터뷰(Inside Games)를 인용한 80.lv·디스트럭토이드 등의 보도를 기준으로 했다. Inside Games 원문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35년 규정 — 개리엇이 설명한 환수 구조
개리엇이 근거로 든 것은 미국 저작권법의 환수(양도 종료) 조항이다. 창작자가 저작권을 출판사 등에 넘겼다면 35년 뒤에 되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개리엇은 이를 '정말 이상한 미국 저작권법'이라고 부르며 TechJesse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게임스레이더가 옮긴 발언은 다음과 같다. "원래 저작권자가 이를 출판사든 누구든 다른 곳에 양도하거나 팔았다면, 35년 뒤에는 그냥 되찾을 수 있다. 넘겨야 할 돈은 없다. 되찾기 1년 전에 알리기만 하면 된다."
조문을 직접 보면 설명이 조금 다르다. 1978년 이후 저작자가 체결한 양도를 다루는 미국 저작권법 제203조(17 U.S.C. §203)는 양도일로부터 35년이 지난 시점부터 5년의 기간 안에 종료 효력이 생기도록 하고 있다.
통지는 종료 효력 발생일의 2년 이상, 10년 이하 전에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개리엇이 말한 '1년 전'과는 다르다. 업무상저작물은 대상이 아니고, 종료 전에 이미 만들어진 2차 저작물은 기존 조건대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예외도 있다.
울티마의 각 작품에 이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양도 계약의 체결 시점과 내용, 업무상저작물 해당 여부에 달려 있다. 이 부분은 개리엇이나 EA 어느 쪽에서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이 기사는 법률 해석이 아니라 보도 내용과 조문 개요를 전하는 것이다.
개리엇은 1992년 자신이 공동 설립한 오리진 시스템즈를 울티마 IP와 함께 EA에 넘겼다고 게임스레이더는 전했다. 1992년에서 35년 뒤가 2027년이라는 것이 개리엇의 계산이다.
개리엇에 따르면 그는 올해 4월 EA에 울티마 저작권을 되찾겠다고 통보했다. EA는 "그게 법이라는 건 안다. 그에 맞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지금은 EA와 "함께 할 만한 일이 있는지"를 두고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는 것이 개리엇의 설명이다.
EA 측의 공식 입장은 확인하지 못했다. 위 EA 답변은 개리엇 본인의 전언이다.
저작권은 오고, 상표권은 EA에 남는다
미국 저작권법의 환수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저작권이다. 상표권은 해당하지 않아, '울티마'라는 이름은 EA가 계속 쥐고 있다.
80.lv와 디스트럭토이드 등은 개리엇이 코드를 포함한 원작의 권리를 가져오더라도 브랜드는 EA에 남는다고 전했다. 디스트럭토이드는 이 경우 '로드 브리티시의 울티마' 같은 제목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소개했다.
그러니 개리엇이 새 작품을 내더라도 제목에 '울티마'를 그대로 쓸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로드 브리티시의 울티마'는 개리엇이 발언 속에서 쓴 표현일 뿐, 작품 제목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
그래도 개리엇이 말한 활용 범위는 넓다. 게임스레이더가 인터뷰에서 옮긴 발언은 다음과 같다. "적어도 초기 울티마 작품들을 재출시할 수 있고, 후속작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요점은 내 대표 제품군의 미래를 다시 내가 통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방법을 찾겠다"고만 했다. 구체적인 작품명이나 출시 계획,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울티마'는 어떤 시리즈였나
개리엇이 처음 만든 게임으로 알려진 '아칼라베스'가 울티마 시리즈의 출발점이다.
게임스레이더에 따르면 개리엇은 형제·아버지와 함께 세운 오리진 시스템즈를 1992년 EA에 매각한 뒤에도 여러 편의 울티마를 연출했고, 온라인 MMORPG '울티마 온라인'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1999년 EA는 '울티마 IX: 어센션'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오리진의 개발 중 프로젝트를 모두 취소했고, 개리엇은 얼마 뒤 회사를 떠났다. 오리진은 2004년 EA에 의해 문을 닫았다.
정규 시리즈 마지막 작품은 1999년 '울티마 IX', 스핀오프 '언더월드' 계열의 최신작은 2018년 '언더월드 어센던트'다. 80.lv도 같은 내용을 정리했다.
10월 8일 확인 시점 기준 GOG에서는 '울티마 IX: 어센션'과 '울티마 언더월드 1+2'가 판매 중이다. '울티마 온라인'의 현재 서비스 현황은 확인한 자료 범위 밖이라 다루지 않았다.
EA 쪽 움직임과 개리엇의 최근 작업
6월 환수 계획이 알려질 무렵 EA가 울티마 상표를 온라인 게임·다운로드 게임 분류로 새로 출원한 사실이 함께 보도됐다. 80.lv는 EA가 상표를 최근 다시 출원했다고 전했다.
EA가 이 출원으로 무엇을 하려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단순한 상표 관리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어, 신작 계획으로 단정할 수 없다.
개리엇은 6월 인터뷰에서 10년에 한 번쯤 EA와 울티마 부활을 논의했지만, EA가 처음엔 관심을 보이다가도 금세 논의를 접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A는 8월 사우디 PIF 컨소시엄에 인수되는 절차를 마쳤다. 인수 배경은 EA PIF 인수 완료 분석 기사에 정리돼 있다.
개리엇이 만든 온라인 RPG '슈라우드 오브 디 아바타: 포세이큰 버츄스'는 2018년 3월 스팀 정식 출시됐다. 이 작품이 다음 울티마 작업과 어떻게 이어질지는 개리엇 본인의 확정 발언이 없어 이 기사에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정리 — 남은 변수
환수 가능 시점은 개리엇의 설명상 2027년이고, 그때까지 EA가 권리자다. 개리엇은 4월 EA에 통보했고 EA도 법을 안다고 답했다는 것이 개리엇의 전언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많다. EA와의 협의가 어디까지 가는지, 상표권을 어떻게 풀지, 재출시와 신작 중 무엇이 먼저인지는 어느 쪽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다.
'울티마가 돌아온다'는 기대가 크지만, 지금 확인된 것은 '돌려받겠다는 통보와 협의 중'이라는 사실까지다.
개리엇이 새 작품이나 협력안을 공식 발표하면 그때 다시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