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9월 30일(현지 시간) 회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542억 달러로, 1년 전 113억 달러의 4배를 넘는다. 눈에 띄는 것은 숫자보다 전망이다. CEO 산제이 메흐로트라는 실적 설명회에서 메모리·스토리지 수급이 2027~2028년에 2026년보다 훨씬 빡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이 다시 균형을 찾는 시점은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다. 같은 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계약가 전망을 내놨다. 범용 D램은 전 분기보다 10~15%, 낸드는 15~20% 오른다는 내용이다. 두 발표를 함께 놓고 PC 사용자에게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본다.

마이크론 4분기 실적 — 매출 542억 달러, 매출총이익률 87%

마이크론 로고가 걸린 반도체 팹 건물과 앞의 가로수
▲ 마이크론 팹 건물. 위키미디어 커먼즈에는 대만 타이중 팹 사진으로 등록돼 있다. 위아래 여백은 블러 처리했다.

마이크론이 SEC에 제출한 공식 보도자료 기준 4분기(6~8월 결산) 매출은 542억 3천만 달러다.

직전 분기(414억 6천만 달러)보다 약 31% 늘었고, 1년 전(113억 2천만 달러)에 비하면 4배를 훌쩍 넘는다.

GAAP 매출총이익률은 86.8%, 비GAAP은 87.0%다.

회계연도 2026 전체 매출은 약 1,332억 달러로, 전년(374억 달러)의 3배 반 수준이다.

다음 분기(회계 2027년 1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615억 달러(±15억 달러), 비GAAP 매출총이익률 약 86.25%다.

사업부별로는 코어 데이터센터 사업부가 180억 달러,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부가 162억 8천만 달러였다.

PC와 스마트폰이 속한 모바일·클라이언트 사업부는 131억 1천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24%다.

메흐로트라 CEO는 2026 회계연도에 기록적인 실적을 냈고 2027 회계연도에는 더 강한 실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항목수치
4분기 매출 542.3억 달러
직전 분기 / 전년 동기 414.6억 / 113.2억 달러
GAAP 매출총이익률 86.8%
1분기 매출 가이던스 615억 달러 (±15억)
모바일·클라이언트(PC·폰) 사업부 매출 131.1억 달러
회계연도 순투자(capex) 273.7억 달러

▲ 마이크론 회계 4분기 실적 (2026년 9월 30일 발표, SEC 제출 보도자료 기준)

"균형으로 돌아올 시점이 보이지 않는다"

마이크론 D램 칩이 빼곡히 붙은 DDR5 RDIMM 서버용 메모리 모듈
▲ 마이크론 DDR5 RDIMM 서버용 모듈. 모듈이 가로로 매우 길어 위아래를 블러 처리했다.

실적 설명회 발언을 정리하면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수급은 2027~2028년에 올해보다 더 빡빡해질 전망이다. 신규 생산 능력이 늘어도 수요와 공급이 다시 균형을 이룰 시점은 아직 내다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둘째, 이미 물량이 잠겼다. 메흐로트라는 2027년 생산량의 75% 이상이 고객과 계약됐다고 밝혔다. 고객과의 논의는 대부분 2028년 물량으로 넘어갔다고도 했다.

셋째, 새 공장이 당장 숨통을 틔워 주지는 않는다. 마이크론은 ID1 팹이 2027년 중반, ID2가 2028년 후반에 웨이퍼 출력을 시작하고 뉴욕 공장은 2030년에 첫 출력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2028년까지 범용 D램보다 빠르게 커진다는 것이 회사 전망이다. 2027년 HBM 물량도 상당 부분이 이미 판매 완료됐고, 가격은 2026년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PC·스마트폰 부문 진단이다. 마이크론은 올해 PC와 모바일 업계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두 시장 모두 판매 대수는 두 자릿수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출하량은 줄고 업계 매출은 느는 구조, 즉 팔리는 기기 수보다 한 대당 단가가 뛰는 시장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IDC의 2분기 PC 출하량 집계가 보여 준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이 발언은 한 기업의 전망이자 영업 메시지다. 공급자가 ‘앞으로도 빡빡하다’고 말하는 것은 가격 협상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감안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트렌드포스 4분기 전망 — 오르긴 오르는데 속도는 둔화

SK하이닉스가 전시한 DDR5 RDIMM·MRDIMM 등 서버용 메모리 제품군 안내판
▲ SK하이닉스 전시 패널. 제조사들은 고부가 서버용 DDR5 제품군에 라인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전시 사진이며 가격과는 무관하다.

영상: Gamers Nexus 유튜브 채널

트렌드포스는 9월 30일 보도자료에서 4분기 메모리 계약가를 이렇게 전망했다.

범용 D램은 전 분기 대비 10~15% 오른다. 상승 속도는 둔화하지만, 공급사들이 첨단 공정 캐파를 서버용에 우선 배정하는 탓에 시장은 계속 공급 부족이라는 설명이다.

낸드 플래시는 전체로 15~20% 오른다. AI 수요는 가속하는데 소비자 수요는 약한, 양극화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용 SSD는 4분기 가격 상승폭이 직전 분기보다 더 커지는 유일한 품목이다. 올해 기업용 SSD 비트 수요가 전년 대비 80% 넘게 늘고, 증설분 대부분이 이미 계약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PC용 SSD(클라이언트 SSD)는 구매자 재고가 넉넉하고 구매량이 줄어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PC용 D램 대목이 이번 기사의 핵심이다. 노트북 업체 재고에 오른 부품 원가가 점점 반영돼 최종 시장 판매를 누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PC 제조사들은 2027년 공급이 빡빡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공격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 구매가 가격을 떠받친다는 분석이다.

공급사들은 2026년 내내 PC 제조사와 모듈 업체에 합의한 물량을 분기마다 이행해 왔다.

다만 서버 쪽으로 캐파가 더 옮겨 가면 2027년 PC용 D램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달렸다.

모바일 D램은 이미 지난 분기까지 큰 폭으로 올라 4분기 상승률이 둔화하지만, 상승 기조 자체는 그대로다.

3분기 범용 D램 전망치(13~18% 상승)와 견주면 오름폭이 한 단계 낮아진 셈이다. 2분기 시장 규모와 배분 구조는 2분기 D램 매출 분석에 정리돼 있다.

품목4분기 계약가 전망(전 분기 대비)트렌드포스 설명
범용 D램 +10~15% 상승세 둔화, 서버 우선 배정으로 부족 지속
PC용 D램 별도 수치 없음 재고에 원가 반영, OEM은 2027 공급 우려로 적극 확보
낸드 플래시(전체) +15~20% AI 수요 강세, 소비자 수요 약세
기업용 SSD 직전 분기보다 큰 폭 증설분 대부분 계약 완료
PC용(클라이언트) SSD 제한적 인상 구매자 재고 충분

▲ 트렌드포스 2026년 9월 30일 보도자료 기준. PC용 D램은 별도 인상률을 밝히지 않았다.

삼성·SK하이닉스 실적과 ‘3년 더’ 발언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

국내 두 메모리 업체의 3분기 성적표는 곧 나온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월 8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약 108조 원, 매출 약 202조 원이며, 9월 말 집계에서는 영업이익 110조 원 안팎까지 오른 곳도 있다.

SK하이닉스는 10월 말 발표 예정이며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77~78조 원 수준이다.

이는 증권가 추정치일 뿐 확정 수치가 아니다. 발표 전까지는 컨센서스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중국 낸드 업체 YMTC 쪽 이야기도 나왔다. 미국 매체 더 와이어 차이나가 익명의 YMTC 직원을 인용해 ‘메모리 부족이 3년 더 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익명 직원 한 명의 발언이고 YMTC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근거로 삼기에는 약하다.

종합하면 업계 전반이 ‘당분간 빡빡하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지만, 얼마나 오래 갈지는 신규 팹 가동 시점과 AI 투자 속도에 달려 있다.

PC 사용자에게 달라지는 점 — 근거 있는 범위에서

킹스턴 퓨리 임팩트 DDR5 노트북용 SO-DIMM 메모리 모듈 앞면
▲ 노트북용 DDR5 SO-DIMM(킹스턴 퓨리 임팩트). 노트북 완제품 가격은 메모리 계약가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발표 내용을 PC 소비자 쪽으로 옮겨 보면 읽을 수 있는 방향은 이렇다.

1. 램이 단기간에 크게 내려갈 근거는 약하다. 계약가는 4분기에도 오르고, 마이크론은 2027~2028년이 더 빡빡하다고 했다.

다만 소매가는 계약가와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만큼 월별 등락은 있을 수 있다.

국내 흐름의 배경만 보면, 다나와 집계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DDR5 가격은 약 300%(4배 수준) 올랐다. 2026년 1월 1일 기준 1GB당 1만 5천~1만 6천 원대였다.

그 이후의 최신 소매가는 확인 가능한 공개 수치가 없어 싣지 않는다. 구매 전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2. SSD는 램보다 개인 소비자 체감이 덜할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PC용 SSD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낸드 전체는 15~20% 오르는 만큼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3. 노트북과 완제품은 이미 반영 중이다. 트렌드포스는 노트북 업체 재고에 원가 상승이 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갤럭시 북6와 LG 그램북 가격 경쟁이 그 한 장면이다.

4. 콘솔·소형 PC도 부품 가격 압박 아래 있다. 스팀 머신은 RAM 부품난으로 예상가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에서는 PS5 프로 품귀와 웃돈 문제가 불거졌다. 다만 이번 발표만으로 특정 콘솔의 가격 인상을 단정할 수는 없다.

5. 그래픽카드도 같은 시장에서 영향을 받는다. RTX 50 슈퍼가 사실상 취소된 원인이 3GB 메모리 수급이었듯, VRAM도 같은 공급망의 문제다.

필요한 VRAM 용량의 기준은 해상도별 VRAM 가이드를 참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당장 필요하다면 ‘곧 내릴 것’이라는 기대에 기대어 미루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번 발표들이 시사하는 바다.

반대로 여유가 있다면 필요한 용량만 갖추고 상황을 지켜보는 선택도 합리적이다.

어느 쪽이든 가격 변동이 크니, 구매 시점의 실제 판매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