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어워드 2026에서 '메트로 2039'는 5개 부문 후보로 최다 지명을 받았다. 결과는 베스트 비주얼 한 개였다. 아쉬운 성적처럼 보이지만, 하필 그 한 개가 비주얼이라는 점은 이 게임을 만든 스튜디오의 20년을 그대로 요약한다.
최다 후보 셋의 성적표는 똑같았다
먼저 숫자부터 정리하자.
이번 어워드에서 후보를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은 '메트로 2039'로 5개 부문이었다. 그 뒤를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2'와 '포르자 호라이즌 6'가 각각 4개 부문으로 이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셋의 성적이 같다.
메트로 2039는 베스트 비주얼 1개,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2는 베스트 오디오 1개, 포르자 호라이즌 6는 베스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1개다.
즉 후보를 많이 받는다고 많이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다. 19개 부문이 서로 다른 기준을 보기 때문에, 여러 부문에 걸친다는 것은 '두루 잘한다'는 뜻이지 '어느 하나에서 압도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이번에 2관왕을 한 것은 후보 수가 그보다 적었던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였다.
다만 셋 모두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상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메트로는 비주얼, 에일리언은 오디오, 포르자는 플랫폼 대표작이라는 위치다.
| 작품 | 후보 부문 수 | 수상 |
|---|---|---|
| 메트로 2039 | 5 | 베스트 비주얼 |
|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2 | 4 | 베스트 오디오 |
| 포르자 호라이즌 6 | 4 | 베스트 엑스박스 게임 |
|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 | — | 베스트 게임플레이 · 베스트 PS 게임 (2관왕) |
▲ 게임스컴 어워드 2026 기준
스토커에서 갈라져 나온 스튜디오
4A 게임즈는 2006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들어졌다.
창립자들은 GSC 게임월드에서 나온 개발자들이다. 'S.T.A.L.K.E.R.' 시리즈를 만들던 팀이다. 프로그래머 올레스 시시코프초프와 알렉산드르 막심추크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두 시리즈가 닮아 있다. 동유럽의 폐허, 방사능, 자원 부족, 그리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긴장감이 공통점이다.
차이도 분명하다. 스토커가 넓은 지역을 자유롭게 헤매는 쪽이라면, 메트로는 좁은 터널의 압박을 쌓아 올리는 쪽이었다.
2014년 5월, 4A 게임즈는 본사를 몰타 슬리에마로 옮겼다. 키이우 스튜디오는 별도 소유 형태로 남아 동유럽 쪽 개발을 이어갔다.
2020년에는 스웨덴 지주회사 엠브레이서 그룹이 3,6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참고로 원조인 GSC 게임월드도 살아남았다. 'S.T.A.L.K.E.R. 2: 하트 오브 초르노빌'을 2024년 11월 내놨고, 2026년에는 확장 콘텐츠 '코스트 오브 호프'를 붙였다.
즉 2006년에 갈라진 두 팀이 각자의 대표 시리즈 신작을 20년 만에 내놓은 셈이다. GSC는 2024년에, 4A는 2027년 2월에.
이 스튜디오는 그래픽으로 이름을 알렸다
비주얼 부문 수상이 우연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트로 엑소더스'(2019)는 엔비디아가 RTX를 처음 밀던 시기에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실제로 보여준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였다.
특히 이 게임은 반사가 아니라 전역 조명(Global Illumination)에 레이 트레이싱을 쓴 초기 사례다. 햇빛이 창을 통해 들어와 실내를 채우는 방식을 실시간으로 계산했다.
이후 '메트로 엑소더스 인핸스드 에디션'에서는 아예 전면 레이 트레이싱 조명 파이프라인을 새로 짰다. 레이 트레이싱을 끄는 옵션 자체가 없는 빌드였다.
즉 4A 게임즈는 자체 엔진으로 그래픽 기술을 먼저 시도해 온 스튜디오다. 이번 '메트로 2039'에서도 레이 트레이싱 조명과 반사, 1440p에서 4K로 끌어올린 출력이 프리뷰의 주요 화두였다.
판매도 따라왔다. '메트로 엑소더스'는 2024년 2월 기준 1,000만 장을 넘겼다.
'비주얼 부문에서만 상을 받았다'는 표현은 그래서 절반만 맞다. 이 스튜디오에게 비주얼은 곁가지가 아니라 주력이다.
시리즈를 따라잡으려면 — 세 편의 순서
'메트로 2039'는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앞선 세 편의 순서는 이렇다.
'메트로 2033'(2010)이 시작이다. 러시아 작가 드미트리 글루홉스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핵전쟁 이후 모스크바 지하철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아르티옴이다.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2013)가 직접적인 후속작이다. 2033의 결말에서 이어지며, 지하철 세력 간의 갈등이 본격화된다.
'메트로 엑소더스'(2019)에서 무대가 크게 바뀐다. 지하철을 벗어나 기차를 타고 러시아 전역을 횡단하는 구조로, 시리즈 처음으로 넓은 야외 지역이 들어갔다.
지금 시작한다면 '메트로 2033 리덕스'와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리덕스'(둘 다 2014)가 현실적인 선택이다. 두 작품을 현행 엔진으로 다시 만든 판본이다.
다만 국내 이용자에게 걸리는 지점이 있다. 리덕스 두 편은 스팀 기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한국어를 지원하는 것은 '메트로 엑소더스' 하나뿐이다.
그리고 '메트로 2039' 역시 현재 스팀 상점 페이지 기준으로 한국어가 지원 목록에 없다.
즉 이 시리즈는 국내에서 언어 장벽이 계속 걸려온 프랜차이즈다.
| 작품 | 출시 | 한국어(스팀 기준) |
|---|---|---|
| 메트로 2033 리덕스 | 2014 | 미지원 |
|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리덕스 | 2014 | 미지원 |
| 메트로 엑소더스 | 2019 (스팀판 2020) | 지원 |
| 메트로 2039 | 2027년 2월 예정 | 미지원(현재 표기 기준) |
▲ 2026년 8월 29일 스팀 상점 페이지 기준
2039는 무엇이 다른가
'메트로 2039'는 다시 모스크바 지하철로 돌아온다. 엑소더스가 밖으로 나갔던 것과 반대 방향이다.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이다. 시리즈 최초로 말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름은 '스트레인저'이며, 한때 지하철을 떠났다가 돌아온 인물이다.
그가 돌아온 지하철은 '헌터'가 세운 노보라이히 정권이 장악한 상태다. 시리즈를 아는 이용자라면 익숙한 이름이 독재자 자리에 앉아 있는 셈이다.
게임스컴에서는 첫 공개 플레이어블 데모가 열렸고, 매체에는 약 2시간 분량이 제공됐다.
출시는 2027년 2월, 플랫폼은 엑스박스 시리즈 X|S와 PC다. Xbox 플레이 애니웨어 타이틀로 나온다.
정리하면 이번 베스트 비주얼 수상은 '한 부문만 받았다'기보다, 20년간 이 스튜디오가 가장 잘해온 것을 다시 확인받은 결과에 가깝다.
남은 것은 나머지 네 부문에서 밀린 이유다. 그 답은 2027년 2월에 실제 게임으로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