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덱부터 ROG Ally, 레노버 리전 고까지 — 지난 몇 년간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사실상 AMD의 독무대였다. 인텔도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동안 내놓은 칩은 대부분 노트북용 설계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결과물이었다. 컴퓨텍스 2026에서 인텔이 공개한 아크 G-시리즈는 이 구도를 흔들겠다는 선언이다. 처음부터 휴대용 게임기만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첫 프로세서 라인업이기 때문이다.
노트북 칩 재탕이 아니다 — 처음부터 손안에 맞춘 설계
아크 G-시리즈는 윈도우 11 위에서 돌아가는 아크 G3와 상위 모델 아크 G3 익스트림 두 라인으로 시작한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3(팬서레이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전 세대처럼 데스크톱·노트북용 다이를 그대로 축소해 넣은 게 아니라 애초 설계 단계부터 배터리와 발열, 손에 쥐는 폼팩터를 고려했다는 게 인텔의 설명이다. 구성은 고성능 코어 2개, 효율 코어 8개, 저전력 효율 코어 4개로 총 14개 코어를 갖췄고, 여기에 12개의 아크 그래픽 코어(Xe 코어)를 얹었다. 전원을 연결한 상태에서는 지속 소비전력이 40W대 중반까지 올라간다는 초기 실측 결과도 나왔다.
MSI를 시작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파트너들
가장 먼저 손을 잡은 건 MSI다. MSI 클로 8 EX AI+는 아크 G3 익스트림을 탑재한 세계 최초의 핸드헬드로, 인텔과 공동 엔지니어링을 거쳐 6월 1500달러 가격으로 공개됐다. 뒤이어 에이서 프레데터 아틀라스 8도 아크 G-시리즈 진영에 합류했다. 8형 WUXGA 120Hz 터치스크린(16:10 화면비, 500니트 밝기)에 24GB 램, 1TB SSD를 갖췄고, 프레데터 노트북 라인업에서 가져온 89개 블레이드짜리 0.1mm 두께 금속 냉각팬(에어로블레이드)까지 넣어 냉각 성능을 강화했다. 북미·유럽·호주 시장에는 10월부터 899달러 선에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원엑스플레이어도 아크 G-시리즈 탑재를 공식화하며 채택 진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크 G3 익스트림이 동급 AMD 라이젠 AI Z2 익스트림 대비 특정 벤치마크에서 최대 41% 앞선다는 일부 매체의 초기 테스트 결과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는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한 초기 수치로, 실제 게임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은 개별 기기의 발열 설계에 따라 크게 갈릴 가능성이 높다. AMD가 몇 년째 굳혀온 시장에 인텔이 던진 이번 승부수가 실제로 판을 흔들지는, 하반기 출시될 기기들의 실사용 리뷰가 쌓여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