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 산하 피코(PICO)의 VR 헤드셋 '스페이스 프로' 공개 행사가 취소됐지만, 정작 하드웨어는 이미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 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9월 2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개 행사는 행사 직전 전격 취소되며 출시도 4분기로 밀렸다. 하지만 인증 절차상 하드웨어 설계는 이미 확정된 것으로 보여, 소프트웨어 완성도를 다듬는 시간을 버는 것일 뿐 4분기 출시 목표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프트웨어를 더 다듬겠다" — 행사 취소 이유는

피코 스페이스 프로 9월 2일 공개 행사 예고 포스터 - 검은 배경에 보라색 추상 그래픽과 함께 중국어로 'PICO Space Pro 신제품 발표회', 2026년 9월 2일 베이징 시간 오후 2시 30분이라는 문구
▲ 취소된 9월 2일 베이징 공개 행사를 알렸던 피코의 공식 티저 포스터. 사진: 피코

피코는 행사 취소 이유로 "소프트웨어 경험의 대대적인 개선에 더 시간을 쏟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며,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램·저장장치·퀄컴 칩셋 등 글로벌 부품 수급난도 일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헤드셋엔 와이파이 없다 — 연산은 전용 '퍽'이 전담

9월 1일(행사 예정일 하루 전) 제출된 FCC 서류에 따르면, 스페이스 프로는 두 개의 별도 FCC ID로 인증을 받았다. 헤드셋 본체는 노르딕 반도체 칩 기반의 2.4GHz 단거리 무선 링크만 갖췄을 뿐, 와이파이·5GHz·6GHz 등 일반 네트워킹 기능이 전혀 없다. 반면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별도 연산 장치인 '퍽'이 블루투스·와이파이7·6GHz 대역 등 모든 네트워킹 기능과 7,000mAh(54.32Wh) 배터리를 담당한다.

이런 헤드셋-퍽 분리 설계는 발열원과 배터리 무게를 얼굴에서 덜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되며, 엑스리얼 '오라'나 메타의 루머성 프로젝트 '피닉스'와 유사한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함께 제출된 무선 키보드도 FCC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듀얼 마이크로 OLED, 애플 비전 프로 경쟁작으로

유출된 초기 프로토타입 영상 속 스페이스 프로로 추정되는 헤드셋 착용 모습 - 갈색 머리 여성이 흰색과 회색 톤의 헤드셋을 착용하고 거실에 앉아 있는 모습, 뒤통수 쪽으로 스트랩과 케이블이 연결된 형태
▲ 유출된 초기 프로토타입 영상 속 헤드셋 착용 모습. 사진: 피코(유출 자료 기반)

발표 취소 전 공개됐던 정보에 따르면, 스페이스 프로는 4,000PPI급 듀얼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와 자체 개발 XR 보조 칩(지각 지연 약 12ms 주장)을 탑재하고, 플래그십 SoC를 더해 스냅드래곤 XR2 2세대 대비 2배의 CPU·GPU 성능을 낸다고 알려졌다. 운영체제는 피코 OS 6이 탑재된다.

이런 사양을 바탕으로 스페이스 프로는 애플 비전 프로, 삼성 갤럭시 XR, 밸브 스팀 프레임과 경쟁하는 프리미엄 MR 헤드셋으로 포지셔닝될 전망이다. 디자인은 비공식 유출 영상을 통해 애플 비전 프로의 '솔로 니트' 후면 스트랩과 삼성 갤럭시 XR의 바이저·이마 패드를 결합한 형태로 알려졌으며, 내부 코드명은 '프로젝트 스완'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내부 사진은 2027년 2월까지 비공개 — 경쟁작은 이미 시장에

밸브 스팀 프레임 VR 헤드셋과 컨트롤러 실물 사진 - 흰색 스탠드얼론 헤드셋과 좌우 컨트롤러, 무선 동글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모습
▲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밸브 스팀 프레임. 사진: Road to VR

FCC 규정상 스페이스 프로의 실제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테어다운(분해) 사진은 2027년 2월 28일까지 비공개 상태로 유지된다. 즉 이번 인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서류상의 무선 사양뿐, 실물 이미지는 당분간 공식적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한편 경쟁작으로 꼽히는 밸브 스팀 프레임은 이미 지난 9월 정식 가격(256GB 1,059달러)을 공개하고 예약 절차에 들어간 상태로, 스페이스 프로보다 시장 진입이 앞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