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고 어워드는 SF·판타지 문학을 다루는 상이다. 소설과 단편, 영화, 드라마를 시상해 온 이 상이 몇 년 전부터 게임 부문을 별도로 신설했는데, 올해 그 트로피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에게 돌아갔다. 8월 30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라콘 V(2026 월드콘) 시상식에서다. 이미 더 게임 어워드, D.I.C.E. 어워드, GDCA, 바프타까지 주요 시상식을 휩쓴 이 게임이 이번엔 게임 업계 밖의 문학상까지 받아낸 셈이다.

게임에 문학상이라니 — 휴고 어워드는 어떤 상인가

클레르 옵스퀴르 원정대원 네 명이 물속 깊은 곳에서 거대한 괴물을 올려다보는 장면
▲ 휴고 어워드는 1953년 시작된 SF·판타지 분야 최고 권위 문학상이다. 사진: Sandfall Interactive

휴고 어워드1953년 제정된 SF·판타지 문학계 최고 권위 시상식이다. 소설, 중편, 단편은 물론 영화·TV 같은 드라마 부문까지 포괄해 매년 시상해 왔다.

이 상에 '최우수 게임 또는 인터랙티브 작품(Best Game or Interactive Work)' 부문이 생긴 건 비교적 최근이다. 게임이라는 매체도 SF·판타지 서사를 담아낼 수 있다는 인식이 시상식 안으로 들어온 결과다.

수상작은 세계 SF 대회(월드콘)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게임 전문 매체나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 SF·판타지 팬덤 커뮤니티가 직접 뽑는다는 점에서 게임 업계 시상식과는 성격이 다르다.

올해 시상식은 8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2026 월드콘(라콘 V)에서 진행됐다.

후보엔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도 있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에서 원정대원들이 거대한 얼음 갑각류 괴물과 전투를 벌이는 턴제 전투 화면
▲ 휴고 어워드 최종 후보 6편 중엔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과 '헤이디스2'도 있었다. 사진: Sandfall Interactive

이번 부문 최종 후보는 총 6편이었다.

'블루 프린스'(도구봄), '시티즌 슬리퍼2: 스타워드 벡터'(점프 오버 더 에이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샌드폴 인터랙티브), '디스패치'(애드호크 스튜디오), '헤이디스2'(슈퍼자이언트 게임즈),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팀 체리)이 이름을 올렸다.

면면을 보면 만만한 경쟁이 아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과, 로그라이크 명가 슈퍼자이언트의 '헤이디스2'까지 후보에 있었던 대진이다.

이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최종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누적 GOTY 436관왕 — 엘든 링 기록까지 넘어섰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에서 피와 상처로 얼룩진 남성 캐릭터가 붉은 조명 아래 정면을 응시하는 클로즈업
▲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데뷔작 최초로 더 게임 어워드 GOTY를 수상했다. 사진: Sandfall Interactive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에서 캐릭터가 수중 깊은 곳에서 거대한 산호 형상의 괴물과 마주하는 장면
▲ 2025년 4월 출시 이후 독창적인 미술과 서사로 꾸준히 호평받아 왔다. 사진: Sandfall Interactive

영상: Sandfall Interactive 유튜브 채널

이번 수상으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누적 수상 목록은 더 두꺼워졌다.

지금까지 이 게임이 세계 각지에서 받은 '올해의 게임' 계열 트로피는 436개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엘든 링'의 429개를 넘어선 수치다. 시상식 일정이 아직 남아있어 기록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시상식 성적만 봐도 압도적이다. 더 게임 어워드 2025에서는 역대 최다인 9관왕을 차지하며 데뷔작 최초로 올해의 게임(GOTY)을 수상했다. D.I.C.E. 어워드에서 5관왕, GDCA(게임 개발자 초이스 어워드)에서도 5관왕에 GOTY를 함께 가져갔다. 영국 바프타 게임 어워드에서도 최우수 게임을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이런 성적을 바탕으로 게임 매체 코타쿠는 이 게임을 '주요 GOTY 시상식 5곳을 전부 석권한 역대 두 번째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첫 번째는 2023년의 '발더스 게이트3'였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프랑스의 소규모 신생 스튜디오다. 데뷔작 하나로 업계 시상식은 물론 문학상 무대까지 오른 셈이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2025년 4월 출시된 턴제 RPG로, 벨 에포크풍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독창적인 세계관과 미술로 호평받아 왔다. 이번 휴고 어워드 수상은 그 평가가 게임 업계를 넘어 문학·창작 커뮤니티에서도 폭넓게 통했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