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힘은 역시 강력했다. 액티비전이 7월 9일 선보인 2010년작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와 2012년작 '블랙옵스 2'의 PS4·PS5 재출시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두 게임이 PS3·Xbox 360으로만 발매된 뒤 한 번도 PS4·PS5로 넘어온 적이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이식은 십수 년 만에 플레이스테이션 진영 유저들에게 문을 다시 연 셈이다.

① 재출시 개요 — 아이언 갤럭시가 만든 '있는 그대로'의 포팅

이번 이식은 트레이아치가 지난 6월 17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확정 발표했고, 실제 포팅 작업은 아이언 갤럭시가 맡았다. 두 게임 모두 캠페인·멀티플레이어·좀비 모드를 온전히 포함한 완전판으로 출시됐지만, 트레이아치는 처음부터 이를 "리마스터가 아닌 포트(이식)"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래픽이나 시스템의 의미 있는 개선을 기대한 유저라면 눈높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가격은 게임당 40달러로 책정됐고 DLC는 별도 구매다.

블랙옵스 — 헬기 탑승 중 정글 폭발 장면
▲ 2010년 원작 그대로의 캠페인이 PS4·PS5에 다시 등장했다. ⓒ Activision / Treyarch

② 첫 주 성적표 — 두 게임 합쳐 700만 명

블랙옵스2 — 멀티플레이어 깃발 점령 전투 장면
▲ '블랙옵스2' 멀티플레이어가 출시 첫 주에만 525만 명을 끌어모았다. ⓒ Activision / Treyarch

MP1st 보도에 따르면, 액티비전이 공개적으로는 플레이어 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베타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노출되는 주간 플레이어 위젯을 통해 실제 수치가 드러났다(레딧 커뮤니티 ResetEra 최초 포착). 이에 따르면 '블랙옵스2'는 PS4·PS5 합산 525만 명, 오리지널 '블랙옵스'196만 명을 각각 모아 두 게임 합계 700만 명을 넘겼다. 참고로 '블랙옵스2'는 원작 출시 당시 있었던 공개 플레이어 카운터가 이번 재출시에는 빠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비공개 수치가 베타 참여자를 통해 새어 나온 셈이다.

📌 첫 주 성적 한눈에 보기

· 합산 플레이어: 700만 명 이상(PS4·PS5)
· 블랙옵스2: 525만 명
· 블랙옵스(오리지널): 196만 명
· 출시일: 2026년 7월 9일 / 가격: 게임당 40달러(DLC 별도)
· 이식 개발사: 아이언 갤럭시 / 배급: 액티비전

10년도 더 된 게임의 '있는 그대로' 이식이 이 정도 숫자를 낸다는 것은, 화려한 리마스터 없이도 오리지널 캠페인과 멀티플레이어, 좀비 모드라는 콘텐츠 자체의 힘만으로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바꿔 말하면 액티비전 입장에서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③ 그런데 평가는 싸늘하다 — "하드웨어 낭비" 지적까지

블랙옵스 — 폐허 시가지 총격전 장면
▲ 그래픽·프레임레이트 개선 없이 원작 그대로 돌아온 캠페인. ⓒ Activision / Treyarch

흥행과 별개로 콘텐츠·기술적 완성도를 향한 평가는 박했다. 기술 분석 전문 매체 Digital Foundry는 PS5에서조차 1080p 해상도에 안티에일리어싱 없이, 60Hz 프레임레이트 상한이 그대로라는 점을 확인하고 "완전히 새로운 PS5 이식판치고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부족하며, 하드웨어가 낼 수 있는 성능에 한참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4K 해상도 옵션이나 120Hz 지원, 개선된 그림자·조명 효과도 없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블랙옵스'는 웨이저 매치와 시어터 모드가, '블랙옵스2'는 프로 경쟁전의 기틀을 닦았던 리그 모드가 통째로 빠졌다. 여기에 크로스플레이 미지원과 DLC·시즌패스 별도 판매까지 겹치며, "최소한의 노력만 들인 이식"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④ PS4 버전이 PS5보다 낫다고? — PS5 프로의 아이러니

블랙옵스2 — 근접 권총 교전 장면
▲ PS5 프로에서는 되레 PS4판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 Activision / Treyarch

MP1st의 별도 비교 기사에 따르면, PS5 프로로 플레이할 경우 '블랙옵스2'는 PS4판이 오히려 PS5판보다 더 선명하게 보이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왔다. PS5 프로 전용 하위호환 기능인 'PS4 게임 이미지 향상' 덕분에, 마치 화면에서 "바셀린 한 겹을 걷어낸 것" 같은 또렷한 화질을 PS4판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림자 표현만큼은 네이티브 PS5판이 더 우수해, PS5 프로 이용자라면 선명한 화질을 위해 PS4판을, 기본형 PS5 이용자라면 PS5판을 추천한다는 게 매체의 정리다.

⑤ 인풋렉 논란과 첫 패치 — 반응은 여전히 갈린다

출시 직후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조작감에 입력 지연(인풋렉)이 느껴진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다만 반응은 갈린다. 한쪽에서는 명백한 기술적 결함이라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2010·2012년 원작 출시 당시와 다를 바 없는 느낌"이라며 새로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액티비전은 이런 논란 속에서 출시 당일 두 게임 모두에 첫 업데이트를 배포해 버그 수정에 나섰다. 700만 명이라는 확실한 수요를 확인한 만큼, 액티비전이 이 반응을 지렛대 삼아 두 게임을 장기적으로 지원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 흥행과 별개로 제기된 문제들
· Digital Foundry: PS5에서도 1080p·안티에일리어싱 없음, 4K·120Hz 미지원
· '블랙옵스' 웨이저 매치·시어터 모드, '블랙옵스2' 리그 모드 삭제
· 크로스플레이 미지원, DLC·시즌패스 별도 판매
· PS5 프로에서 PS4판이 PS5판보다 화질이 더 선명한 역설
· 일부 유저 인풋렉 제기 vs "원작 당시와 동일" 반박이 공존

결국 이번 재출시는 콘텐츠 자체의 힘만으로 숫자를 증명한 흥행과, 기술적 투자에는 인색했다는 비판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례로 남게 됐다. 액티비전이 이 700만 명이라는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다른 구작들의 이식 방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