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 장을 판 중국 게임의 후속작이 마침내 실제 플레이 화면을 보여줬다. 게임사이언스가 '검은 신화: 종규'의 15분짜리 게임플레이 영상을 공식 채널에 공개했다. 2025년 게임스컴에서 이름을 밝힌 지 1년 만이다.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이다. 전작에서 원숭이를 조작하던 자리에 이번에는 사람이 선다. 검과 무술, 그리고 부적으로 싸운다.
15분 영상에 담긴 것
게임사이언스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약 15분 분량의 게임플레이 영상을 올렸다.
구성은 폭넓다. 새 주인공의 외형, 필드 탐험, 여러 등장인물, 그리고 적과의 전투가 차례로 나온다.
전투 외의 장면도 적지 않게 섞였다. 주인공이 전통 악단과 함께 중국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있고, 한 여성이 남성에게 분장을 해 주는 대목도 등장한다.
기묘한 요소도 눈에 띈다. 혼령을 붙잡는 듯한 행위, 걸어 다니는 버섯 형태의 생물, 펄펄 끓는 솥 안에서 목욕하는 작은 정령 같은 장면이다.
보스로 보이는 존재도 여럿 스쳐 간다.
즉 이 영상은 전투 시연에 그치지 않고 게임의 분위기 전반을 훑는 구성에 가깝다.
전작 '오공'이 그랬듯 이번에도 중국 신화와 민담이 토대다. 다만 소재가 손오공에서 종규로 바뀌었다.
종규가 누구인가
종규(鍾馗)는 동아시아 민간 신앙에서 귀신을 쫓고 잡는 신으로 통한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원래 과거 시험에 응시한 선비였다. 뛰어난 실력에도 외모 때문에 낙방했고, 이에 분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저승에서 귀신을 다스리는 존재가 됐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래서 종규는 전통적으로 액운을 막는 부적이나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새해에 문에 붙이는 그림 속 인물로도 익숙하다.
게임에서 부적이 전투 수단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배경과 맞닿아 있다.
손오공이 하늘을 뒤집는 반항아였다면, 종규는 귀신을 잡는 집행자에 가깝다. 두 인물의 성격 차이가 게임의 결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전투가 달라졌다 — 검, 무술, 부적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주인공의 신체와 무기다.
전작에서는 원숭이 형태의 주인공이 여의봉을 휘둘렀다. 봉술 특유의 회전과 리치를 살린 전투였다.
이번에는 인간형 주인공이 검을 쓴다. 여기에 무술 동작과 묵직한 타격이 결합된다.
방어 쪽 수단도 확인된다. 회피와 반격이 전투의 축으로 등장한다.
속성 부여도 들어간다. 검에 불을 실어 공격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적이다. 종이 부적을 던지거나 붙이는 방식으로 사용되며, 종규라는 인물의 정체성을 전투에 직접 반영한 장치로 보인다.
정리하면 봉술 중심의 광역 액션에서 검술과 주술을 섞은 방향으로 옮겨 간 셈이다.
다만 영상만으로는 스태미나 구조나 난이도 설계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대표조차 출시일을 모른다"
이번 공개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것은 정작 출시일에 관한 답변이다.
플랫폼은 밝혀졌다. PC와 "모든 주요 콘솔 플랫폼"으로 나온다.
그런데 시점에 대해서는 게임사이언스가 이렇게 답했다. 대표인 요카(Yocar)조차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공식 채널을 지켜봐 달라는 말이 뒤따랐다. 사실상 아직 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스튜디오는 발표 당시 이 프로젝트가 "빈 폴더나 다름없었다"고도 표현했다. 2025년 게임스컴에서 이름을 공개할 때는 실체가 거의 없었다는 자평이다.
그로부터 1년, 이번 영상이 나온 셈이다. 개발이 실제로 굴러가고 있다는 신호이면서도 완성까지는 아직 멀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전작이 2024년 8월에 나왔으니, 후속작까지의 간격은 상당히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작이 세운 기록 — 3,000만 장
후속작의 무게를 이해하려면 전작의 성적을 봐야 한다.
'검은 신화: 오공'은 2024년 8월 출시됐다. 출시 사흘 만에 1,000만 장을 팔며 역대급 초기 판매를 기록했다.
2026년 6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3,000만 장을 넘어섰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이 공개한 데이터에서 확인된 수치다.
구성도 흥미롭다. 약 1,500만 장이 중국 내 판매이고, 나머지 1,500만 장이 해외 판매다. 절반이 중국 밖에서 팔린 셈이다.
수익 규모도 크다. 개발비는 약 7,0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1,800만 장 시점에 이미 10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엑스박스판이 나오면서 판매가 한 번 더 늘었다.
스팀 유저 평가도 압도적이다. 120만 건이 넘는 리뷰 가운데 116만 건 이상이 긍정으로, 등급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중국산 싱글 패키지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이 정도 규모를 낸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게임사이언스가 스스로 밝힌 숙제
이번 공개에서 스튜디오가 내놓은 입장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게임사이언스는 '오공'과 '종규'의 구체적인 차이를 아직 탐색하고 실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우리의 과거 결함과 아쉬움을 냉정하게 직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작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음에도 이런 표현을 쓴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오공'은 호평 속에서도 몇 가지 지적을 받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맵 구조가 단조로워진다는 평, 지도가 없어 길을 잃기 쉽다는 지적, 일부 구간의 최적화 문제 등이다.
유지되는 것도 명확히 했다. 싱글 플레이 액션 RPG라는 골격과 수익 모델은 그대로다.
즉 라이브 서비스나 부분 유료화로 방향을 틀지 않겠다는 뜻이다. 전작을 산 이용자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중국 신화와 민담을 토대로 삼는다는 점도 유지된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정리하면 이번 공개로 확인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주인공이 인간형이며 검과 무술, 부적을 쓴다는 것. 둘째, PC와 주요 콘솔로 나온다는 것. 셋째, 싱글 액션 RPG라는 형태와 수익 모델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아직 알 수 없는 것도 많다.
출시일은 물론이고 정확한 플랫폼 목록, 가격, 언어 지원 여부가 모두 미공개다.
국내 이용자 입장에서 중요한 한국어 지원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 다만 전작 '오공'이 한국어를 지원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게임스컴 2026이 8월 25일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로 개막한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이 게임의 이름이 처음 공개됐던 만큼, 추가 발표가 나올지 지켜볼 만하다.
당장은 15분짜리 영상이 전부다. 다만 1년 동안 아무것도 없던 프로젝트가 실제 플레이 화면까지 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공개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