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2026년 8월 1일부로 엑스박스 시리즈 X·S 콘솔 가격을 다시 인상했다. 2020년 11월 출시 이후 벌써 세 번째 인상으로, 이번엔 관세가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發 메모리·스토리지 가격 폭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엑스박스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5, 닌텐도 스위치2까지 동시에 가격이 오르고 있는 지금의 콘솔값 상승 흐름을, 역대 인상 시점과 함께 정리했다.

무엇이 얼마나 올랐나 — 2026년 8월 인상 내역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엑스박스 공식 블로그 'Xbox Wire'를 통해 8월 1일부로 전 세계 엑스박스 시리즈 X·S 콘솔 가격을 인상한다고 예고했고, 실제로 8월 1일부터 새 가격이 적용됐다. 저장용량 512GB 모델은 100달러, 1TB 모델은 150달러씩 오르는 방식이다.

모델 2026년 7월까지 2026년 8월 1일부터 인상폭
시리즈 X (1TB, 광학드라이브)$649.99$799.99+$150
시리즈 X 디지털 에디션 (1TB)$599.99$749.99+$150
시리즈 S (512GB)$399.99$499.99+$100
시리즈 S (1TB)$449.99$599.99+$150
2TB 갤럭시 블랙 스페셜 에디션$799.99단종

자료: 마이크로소프트 Xbox Wire, 미국 권장소비자가(USD) 기준

광학드라이브가 달린 1TB 엑스박스 시리즈 X는 649.99달러에서 799.99달러로, 디지털 에디션(1TB)은 599.99달러에서 749.99달러로 각각 150달러 올랐다. 엑스박스 시리즈 S는 512GB 모델이 399.99달러에서 499.99달러로, 1TB 모델이 449.99달러에서 599.99달러로 인상됐다. 이와 함께 2TB 갤럭시 블랙 스페셜 에디션은 아예 단종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목한 원인 — D램 가격 2.5배 폭등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상의 원인을 관세가 아닌 부품 원가에서 찾았다. Xbox Wire 발표문에서 회사는 "콘솔용 스토리지와 메모리 가격이 2.5배 넘게 올랐고, 2027년 가을까지 다시 한번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콘솔은 통상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 초기 손실을 감수하고 소프트웨어·구독 매출로 만회하는 사업 구조인데, 핵심 부품인 D램·낸드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이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폭등의 진앙은 게임 업계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다.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 능력이 집중 배정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범용 D램·낸드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가 세계 메모리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0~30%대에서 2026년에는 최대 70%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박스 가격 인상 히스토리 — 이번이 세 번째

엑스박스 시리즈 X·S는 2020년 11월 각각 499.99달러, 299.99달러로 출시된 뒤 지금까지 세 차례 가격이 올랐다. 첫 인상은 2025년 5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거시경제 환경 악화'를 이유로 전 세계에서 단행됐다. 시리즈 X는 599.99달러(+100달러), 시리즈 S는 379.99달러(+80달러)로 올랐고, 같은 시기 퍼스트파티 게임 가격도 69.99달러에서 79.99달러로 인상됐다.

두 번째 인상은 5개월 만인 2025년 10월 3일, 미국 시장에 한정해 이뤄졌다. 시리즈 X는 649.99달러(+50달러), 디지털 에디션은 599.99달러(+50달러)로, 시리즈 S는 512GB 모델이 399.99달러(+20달러), 1TB 모델이 449.99달러(+20달러)로 각각 소폭 인상됐다. 당시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관세발 '거시경제 환경'을 이유로 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가 이번 2026년 8월 인상이다. 앞선 두 번의 인상 폭이 20~100달러 선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최대 150달러로 인상 폭이 가장 컸고 이유도 관세에서 메모리 원가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시리즈 X(1TB, 광학드라이브)는 15개월 사이 세 번의 인상을 거쳐 649.99달러에서 799.99달러가 됐고, 2020년 출시가 499.99달러와 비교하면 5년 9개월 만에 300달러(+60%) 비싸진 셈이다.

플레이스테이션5도 사정은 같다

가격 인상은 엑스박스만의 일이 아니다. 소니는 2025년 8월 21일 플레이스테이션5 표준판을 499.99달러에서 549.99달러로, 디지털 에디션을 449.99달러에서 499.99달러로,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를 699.99달러에서 749.99달러로 각각 인상했다. 이어 2026년 4월 2일에는 두 번째 인상을 단행해 표준판은 649.99달러, 디지털 에디션은 599.99달러, 프로는 899.99달러까지 올랐다. 같은 날 퍼스트파티 게임 기본가도 59.99달러에서 69.99달러로 올랐다.

소니는 첫 인상 당시 고대역폭메모리 원가 상승과 엔화 약세(2024년 3분기 이후 달러 대비 약 18% 하락), EU의 배터리 규제·관세 분류 변경 등을 복합적인 원인으로 제시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2026년 4월 인상을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 2025년 말~2026년 초에 본격화한 메모리 가격 폭등을 꼽는다. 실제로 소니는 2026년 2월 실적 발표에서 2025년 4분기 연말 시즌에 플레이스테이션5를 대폭 할인 판매하며 하드웨어 부문 손실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콘솔만의 문제가 아니다 —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메모리 대란

메모리 가격 폭등의 파장은 콘솔 시장 전체로 번지고 있다. 닌텐도는 스위치2 가격을 449.99달러에서 499.99달러로 9월 1일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도 같은 AI발 D램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스위치2에 탑재되는 LPDDR5X 메모리 가격은 2026년 1분기에만 약 90% 뛴 것으로 전해졌다. 스팀덱 OLED 등 PC 기반 휴대용 게이밍 기기 역시 올해 들어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려져, 소니·마이크로소프트·닌텐도·밸브를 아우르는 업계 전반의 동시다발적 인상이라는 게 공통된 관측이다.

게임 업계 전문지 게임디벨로퍼(Game Developer)는 2026년 분석 기사에서 PC용 D램 가격이 2025년 한 해에만 약 100% 올랐고 2026년 1분기에 추가로 60%가량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SSD 가격도 2025년 40%에 이어 2026년 1분기 70%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메모리는 이미 플레이스테이션5 원가 구성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비중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 등의 신규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는 2027년 이후에나 공급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보고 있어, 콘솔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