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시리즈를 만든 언데드 랩스(Undead Labs)가 9월 2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지분을 되사, 완전히 독립한 직원 소유(employee-owned) 스튜디오가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시작해 2018년 인수로 이어졌던 관계가 15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발표는 Xbox가 같은 날 268명 감원과 스튜디오 통폐합을 공식 확정한 것과 겹쳤다. 언데드 랩스 역시 독립과 함께 자체적으로 인력을 줄였다고 밝혔다. 신작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는 이번 독립과 무관하게 Xbox 게임 패스 데이원 출시를 그대로 유지하며, 2027년 Xbox·PC·PS5로 출시될 예정이다.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 — 언데드 랩스가 밝힌 독립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에서 노을에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대형 급수탑과 철탑 구조물이 실루엣으로 서있는 산업 지역 스크린샷
▲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의 산업 지역 '윈드 시티'. 언데드 랩스는 독립 이후에도 개발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언데드 랩스는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지분을 되사들여 완전한 독립 스튜디오가 됐다고 알렸다. 스튜디오 헤드 필립 홀트(Philip Holt)는 "독립은 우리를 커뮤니티와 더 가깝게 만들어주고,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게 해준다"며 "바로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 시간을 내어 우리 게임을 즐겨주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얻는 일"이라고 말했다.

홀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그간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이야기의 처음부터 함께해왔다"며 "우리가 함께 이뤄낸 모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악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13년의 동행을 정리하고 새로운 단계로 넘어간다는 쪽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였다.

발표문에는 직원 소유 전환 이후의 운영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많지 않았다. 다만 게임 개발과 관련한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신작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 개발은 독립 이전과 다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완성해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전환이 온전히 축하할 일만은 아니었다. 언데드 랩스는 같은 발표에서 "상당한 수의 동료들과 작별하게 됐다"며 규모를 밝히지 않은 감원을 함께 단행했다고 알렸다. 스튜디오는 링크드인 게시물을 통해 "스튜디오 역사에 함께해 온 모든 이들이 다음 여정을 함께할 수는 없게 됐다"고 전했다. 독립이 곧 모든 인력의 고용 안정을 뜻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원래는 '매각' 대상이었다 — 결과가 달라진 이유

언데드 랩스의 독립은 사실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Xbox 사상 최대 구조조정(3,200명 감원)에서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당시 더블파인과 컴펄션 게임즈는 경영진에게 지분이 반환되며 독립 스튜디오로 재출범했고, 언데드 랩스와 '헬블레이드' 개발사 닌자 시어리는 새로운 소유주에게 매각될 예정이라고 알려졌었다.

그런데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언데드 랩스가 실제로 택한 길은 예상과 달랐다. 외부 투자자나 퍼블리셔에게 팔리는 대신, 스튜디오 직원들 스스로가 새 주인이 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처음 알려졌던 매각 시나리오와 최종 결과가 갈린 셈이다. 닌자 시어리를 포함해 다른 일부 스튜디오는 여전히 새 소유주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져 있어, 같은 구조조정 발표에 묶였던 스튜디오들이 저마다 다른 결말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타이밍도 예사롭지 않다. 언데드 랩스의 독립 발표와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부문에서 268명을 감원하고 산하 스튜디오 여러 곳을 통폐합한다고 공식 확정했다. 앞서 경제매체 The Information이 수백 명 규모의 추가 감원을 단독 보도한 지 하루 만에 실제 수치가 확인된 것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헤일로' 개발사 헤일로 스튜디오로, 상당수 인력이 자리를 잃었고 남은 인원 일부만 커뮤니티 지원과 기존 게임 운영을 맡게 됐다. 차기 '헤일로' 신작 개발은 액티비전 산하 새 팀으로 넘어간다고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총괄 맷 부티가 밝혔다. 이 밖에도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와 턴 10이 합병돼 '포르자'와 '페이블' 개발을 이어가고,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베데스다 산하로, 킹은 마이크로소프트 캐주얼 게임즈 산하로 재편됐다. 7월 1차 감원(3,200명) 이후 두 달 만의 2차 칼바람이 확정된 바로 그날, 언데드 랩스의 독립 소식이 함께 나온 셈이다. 두 사안이 하나의 발표로 묶인 것은 아니지만, Xbox 산하 스튜디오 재편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나란히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직원 소유 스튜디오'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에서 캐릭터가 붉게 타오르는 역병 감염지대 통로를 뚫고 탈출하며 변이 좀비에게 쫓기는 스크린샷
▲ 역병 감염지대(플레이그 하트)에서 탈출하는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 스크린샷. 개발사는 독립 이후 외부 퍼블리셔 없이 자체적으로 게임을 완성해야 한다.

언데드 랩스가 강조한 '직원 소유(employee-owned)'는 상장 기업이나 외부 지분 투자자 없이, 스튜디오에 실제로 일하는 직원들이 회사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를 뜻한다. 외신들은 이번 전환으로 언데드 랩스가 주주나 외부 이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창작 측면에서 완전한 자율성을 가진 회사가 됐다고 짚었다.

다만 자율성에는 책임도 따른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대형 퍼블리셔의 자본력과 유통망 없이, 신작 개발비 조달부터 마케팅, 출시 이후 서비스까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의 새로운 퍼블리셔가 누가 될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패스 데이원 출시가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유통·플랫폼 차원 협력 관계 자체는 완전히 끊어진 것이 아니라 일부 형태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8월 독립한 더블파인의 사례는 직원 소유 전환이 곧바로 순탄한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더블파인은 독립 3주 만에 전체 인력의 약 25%에 해당하는 23명을 감원하며 "스튜디오의 생존만이 이런 고통스러운 결정을 고려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6월 컴펄션 게임즈에서도 최소 19명이 일자리를 잃은 바 있다. 언데드 랩스는 이 선례를 뒤따를지 말지를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독립 발표와 동시에 자체 감원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독립이 곧 안정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패턴이 Xbox 산하에서 벗어난 스튜디오들 사이에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는 지금 어디까지 왔나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근접무기로 좀비와 맞서 싸우고 뒤로 동료 생존자들과 열차 칸이 보이는 협동 전투 스크린샷
▲ 동료들과 함께 좀비 무리에 맞서는 협동 전투 장면.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는 최대 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며, 매 선택이 생존 공동체의 운명을 바꾼다.

영상: Xbox 유튜브 채널

언데드 랩스는 이번 발표에서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 개발이 알파 단계에 있으며, 연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 진입을 목표로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출시 목표는 여전히 2027년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플랫폼이다. 시리즈는 2013년 초대작부터 줄곧 Xbox 진영 타이틀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3편은 Xbox·PC뿐 아니라 PS5로도 출시된다. 마이크로소프트 퍼스트파티 색채가 옅어지는 대신, 더 넓은 플레이어층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6월 열린 Xbox 게임스 쇼케이스 2026에서 공개된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는 오픈월드 탐험과 정착지 건설, 무기 제작, 최대 4인이 함께하는 협동 플레이 등 시리즈 특유의 생존 샌드박스 요소를 대폭 확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맵 크기는 전작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의 단일 맵 대비 약 4배로 커졌으며, 시작 시점부터 전체 지도가 개방된다.

이번 독립 발표로 개발 일정 자체가 달라진다는 신호는 없다. 언데드 랩스 측은 오히려 독립이 게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남은 질문들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여전히 많다. 언데드 랩스의 정확한 감원 규모와 현재 인력 규모, 새 지배구조에서 창업자·경영진의 지분 비율, 향후 신작의 퍼블리싱을 누가 맡을지 등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닌자 시어리를 비롯해 아직 새 소유주가 정해지지 않은 스튜디오들의 향방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2026년 한 해 동안 Xbox 산하에서 벗어난 스튜디오들의 운명이 저마다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더블파인과 컴펄션 게임즈는 독립 이후 자금난 속에 감원을 겪었고, 언데드 랩스는 직원 소유라는 다른 길을 택했지만 역시 인력 감축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날 확정된 Xbox의 268명 감원과 헤일로 스튜디오·플레이그라운드·턴10·옵시디언·킹에 걸친 스튜디오 재편은 이 흐름이 특정 스튜디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인 마이크로소프트발 게임 사업부 구조조정 전체의 일부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