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과 25일, 이틀 사이에 대형 타이틀 네 편이 몰렸다. 사일런트 힐: 타운폴, 컨트롤 레조넌트, 드래곤 퀘스트 XI S, 그리고 EA SPORTS FC 27이다. 우연이 아니다. 원인은 두 달 뒤에 있다. 11월 19일에 나오는 GTA 6다.

11월이 통째로 비었다

GTA6에서 캐릭터가 어두운 실내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장면
▲ 11월 19일 출시되는 GTA 6 하나가 9월 하순 출시 병목의 원인이다. 사진: Rockstar Games

GTA 6의 출시일은 11월 19일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출시로 꼽히는 타이틀이다.

이 게임과 같은 달에 나온다는 건, 리뷰 지면도 스트리밍 노출도 소비자 지갑도 나눠 갖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형 퍼블리셔들이 11월을 통째로 비웠다.

문제는 그 물량이 어디론가 가야 한다는 점이다.

연말 시즌을 포기할 수 없으니 답은 9~10월이 됐다.

그 결과가 지금의 9월 하순 병목이다.

9월 24일 — 공포와 초자연이 정면 충돌

컨트롤 레조넌트에서 주인공이 붉게 빛나는 무기로 이끼로 뒤덮인 괴물체와 싸우는 장면
▲ '컨트롤 레조넌트'도 같은 날 근접 액션 RPG로 방향을 틀어 출시된다. 사진: Remedy Entertainment

9월 24일에는 두 편이 같은 날 나온다.

하나는 사일런트 힐: 타운폴이다. 스크린 번이 개발하고 아나푸르나 인터랙티브와 코나미가 낸다.

시리즈 최초로 1인칭을 택했다. 무대는 1996년 스코틀랜드 앞바다의 작은 섬 세인트 아멜리아다.

다른 하나는 컨트롤 레조넌트다. 레메디의 신작이다.

총기 슈터였던 전작과 달리 근접 액션 RPG로 방향을 틀었다. 무대는 뒤틀린 맨해튼이다.

둘 다 초자연·심리 호러 계열이라는 점이 겹친다.

즉 가장 피해야 할 상대끼리 같은 날 붙은 형태다.

9월 25일 — 축구, 그리고 앞당겨 나간 귀무자

EA 스포츠 FC 27에서 선수가 농구 골대가 있는 길거리 축구장에서 바이시클킥을 시도하는 장면
▲ 'EA 스포츠 FC 27'은 오픈월드 소셜 허브 '더 그라운즈'를 앞세워 9월 25일 출시된다. 사진: EA Sports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 게임 화면 — 요괴와 맞서는 전투 장면
▲ 귀무자는 9월 25일에서 9월 4일로 출시를 앞당겼다. 사진: CAPCOM

하루 뒤인 9월 25일에는 EA SPORTS FC 27이 나온다.

얼티밋 에디션 구매자는 9월 18일부터 최대 7일 앞서 플레이할 수 있다.

올해의 변화는 '더 그라운즈'다. 최대 100명이 들어가는 오픈월드 소셜 허브다.

다만 이 모드는 PS5·Xbox Series X|S·PC·스위치 2에서만 돌아간다. 구형 콘솔은 빠진다.

표지 모델은 킬리안 음바페이고, 얼티밋 플러스 에디션에는 주드 벨링엄이 함께 실렸다.

한편 이 자리에 있을 예정이던 게임이 하나 빠졌다.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다.

캡콤은 당초 이 게임을 9월 25일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일정을 앞당겨 9월 4일에 이미 출시했다. 서울 기준 콘솔이 자정, PC가 오후 1시였다.

연기가 아니라 선점을 택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9월 하순의 혼잡을 혼자 비껴갔다.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메타크리틱 86점, 오픈크리틱 마이티 등급을 받았다.

피한 쪽도 있다

발로르 모르티스에서 나폴레옹 시대풍 전장을 배경으로 붉은 악마의 손과 검을 든 캐릭터가 서 있는 1인칭 시점 장면
▲ '발로르 모르티스'는 9월 24일에서 10월 13일로 발매를 미뤘다. 사진: One More Level
팬텀 블레이드 제로에서 삿갓을 쓴 캐릭터가 비 내리는 목조 다리 위에서 갈고리를 던지며 이동하는 장면
▲ '팬텀 블레이드 제로'는 9월 9일에서 10월 29일로 발매를 미뤘다. 사진: S-GAME

모두가 부딪치기로 한 건 아니다.

발로르 모르티스는 원래 9월 24일이었다. 나폴레옹 전쟁기 유럽을 배경으로, 악마의 손을 이식받은 병사가 1인칭 시점으로 싸우는 소울라이크다.

원 모어 레벨은 이 날짜를 10월 13일로 옮겼다.

개발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게임과 이용자의 지갑 양쪽에 숨 쉴 공간을 주겠다는 설명이었다.

신생 소울라이크가 9월 러시 한복판에 들어가면 눈에 띄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팬텀 블레이드 제로도 9월 9일에서 10월 29일로 옮겼다. 배우 견자단이 무술 자문으로 참여한 무협 액션이다.

이쪽은 이유가 다르다. S-게임은 캐릭터 모델과 배경을 다듬는 마무리 작업을 위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10월도 만만치 않게 채워지는 중이다.

9월 전체로 보면 더 빡빡하다

드래곤 퀘스트 XI S에서 주인공이 슬라임 몬스터와 함께 동굴 안에 서 있는 장면
▲ '드래곤 퀘스트 XI S' 스위치2판도 9월 24일 같은 날 발매된다. 사진: Square Enix

24~25일만 문제가 아니다.

9월 15일에 마블 울버린이 나온다. PS5 독점이다.

9월 17일에는 하늘의 궤적 the 2nd 한국어판이 발매된다. 같은 날 도쿄게임쇼가 개막한다.

9월 24일에는 드래곤 퀘스트 XI S 스위치 2판도 함께 나온다.

즉 9월 중순 이후 2주 동안 굵직한 타이틀이 끊이지 않는다.

2026년이 '신작 가뭄의 해'로 기록되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부터 사야 하나

사일런트 힐 타운폴에서 주인공이 짙은 안개가 낀 거리를 등지고 서 있는 1인칭 시점 장면
▲ 네 편을 동시에 소화하긴 어렵다. 기준을 좁히는 편이 낫다. 사진: Screen Burn / KONAMI

네 편을 동시에 소화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판단 기준을 몇 가지로 좁힐 수 있다.

가장 오래 기다린 쪽은 컨트롤 레조넌트다. 알란 웨이크 2 이후 레메디의 첫 대형 타이틀이다.

시리즈 변화를 확인하고 싶다면 사일런트 힐 타운폴이다. 1인칭 전환이 성공했는지가 관건이다. 디럭스 구매자는 9월 22일부터 48시간 먼저 들어갈 수 있다.

스위치 2에서 JRPG를 찾는다면 같은 날 나오는 드래곤 퀘스트 XI S가 있다.

매년 사는 축구 게임이라면 EA FC 27은 어차피 별도 예산이다. 다만 '더 그라운즈'가 구형 콘솔에서 빠진다는 점은 확인해야 한다.

가격 부담이 크다면 10월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다. 9월 하순에 몰린 타이틀은 연말 할인 시점이 상대적으로 빨리 온다.

GTA 6가 11월에 시장을 흡수하면, 그 직전 물량의 가격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