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 6'를 둘러싸고 예상 밖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조를 만들다 해고된 전 록스타 직원들이 팬들에게 게임을 불매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영국 독립노동자노조(IWGB)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GTA를 사랑하지만 노조 탄압은 싫다면, 게임을 보이콧하지 말고 우리 법정 싸움을 지원해 달라." 이들의 최종 심리는 다음 달 글래스고에서 시작된다.
무슨 일이 있었나 — 2025년 10월의 해고
사건의 출발점은 2025년 10월이다.
당시 록스타게임즈에서 30명이 넘는 직원이 한꺼번에 해고됐다. 이들은 노조 결성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노조 측은 이를 노조 탄압으로 규정했다. 조직화 움직임을 꺾기 위한 조치였다는 주장이다.
록스타의 설명은 다르다. 회사는 해고 사유가 특정 게임 기능에 관한 정보 유출이었다고 밝혀 왔다.
이 주장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록스타는 IWGB가 문제의 디스코드 채널에 누가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사안은 법정으로 넘어갔다.
해고 노동자들의 법적 절차는 그동안 계속돼 왔고, 최종 심리가 다음 달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시작된다.
IWGB는 앞서 5월에도 '록스타 게임 노동자 노조' 출범을 알리는 영상을 공개하며 사안을 공론화해 왔다.
IWGB가 공개한 영상 — 당사자 3명이 직접 말했다
이번 메시지는 영국 독립노동자노조(IWGB)가 올린 영상을 통해 나왔다.
영상에는 해고된 30여 명 가운데 3명이 직접 등장한다. 대리인이 아니라 당사자가 얼굴을 드러내고 말하는 형식이다.
핵심 메시지는 간명하다. 'GTA 6'를 사지 말라는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내놓은 문장은 이렇다. "그러니 GTA를 사랑하지만 노조 탄압은 싫다면, 게임을 보이콧하지 말고 대신 우리의 법정 싸움을 지원해 달라."
게임 불매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대신 이들이 제시한 방법은 구체적이다. IWGB의 이름과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를 구매해 달라는 것이다.
판매 수익은 해고 노동자들과 록스타를 상대로 한 소송 비용에 쓰인다.
왜 불매를 말렸을까
언뜻 보면 의외의 선택이다. 회사를 압박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을 스스로 접은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 개발의 구조를 생각하면 이유가 보인다.
'GTA 6'는 수천 명이 여러 해에 걸쳐 만든 결과물이다. 판매가 부진해도 타격은 경영진이 아니라 현재 재직 중인 동료들에게 먼저 간다.
불매운동이 성공할수록 남아 있는 개발자들의 처지가 나빠지는 구조인 셈이다.
게다가 이들이 원하는 것은 회사의 실패가 아니라 자신들의 복권과 배상이다. 목표와 수단이 어긋나는 것을 피한 판단으로 읽힌다.
이 접근은 게임업계 노동 이슈에서 반복돼 온 딜레마이기도 하다. 소비자가 항의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사실상 구매 거부뿐이라는 문제다.
IWGB는 그 창구를 티셔츠 구매라는 다른 형태로 바꿔 제시했다. 지지 의사를 표현하면서도 동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식이다.
유출 사태와 겹친 시점
이 발표가 나온 시점이 공교롭다.
같은 시기 'GTA 6'의 게임플레이 영상과 전체 지도로 보이는 이미지가 유출됐다.
여기서 묘한 대비가 생긴다. 록스타는 2025년 해고의 사유로 '정보 유출'을 들어 왔는데, 정작 지금 실제 대규모 유출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두 사안이 직접 연결됐다는 근거는 없다. 유출자는 전면 디지털 판매 정책에 대한 항의를 명분으로 내걸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두 소식이 하루 사이에 나란히 전해지면서, 출시를 석 달 앞둔 회사 주변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11월 19일 출시까지 남은 기간 동안 이 사안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당장 확인 가능한 일정은 하나다. 해고 노동자들의 최종 심리가 다음 달 글래스고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노조 문제로 남는 것
이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상이 록스타이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노조 결성 시도는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어 왔다. 다만 대형 스튜디오에서 조직화 도중 대규모 해고가 벌어진 사례는 흔치 않다.
결과에 따라 이후 다른 스튜디오의 조직화 시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노조 측이 이기면 조직화 과정에서의 보호 범위가 넓어지는 선례가 된다.
반대로 회사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유출을 이유로 든 해고가 어디까지 정당화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생긴다.
어느 쪽이든 판단 하나로 끝날 사안은 아니다. 다만 업계가 이 재판을 지켜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리고 그 판단이 나오는 시점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릴 게임의 출시 직전이라는 점도 이 사안을 계속 화제로 남겨 둘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