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의 MMO는 오랫동안 조용했다. 2020년에 개발 사실이 알려졌고, 2024년에 방향을 갈아엎었고, 그 뒤로는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그 침묵을 공동창업자 마크 메릴이 깼다. 사내에서 이 프로젝트를 뭐라고 부르는지 밝혔는데, '성배(The Grail)'였다.
무대에서 나온 말
영상: PAX 유튜브 채널
발언이 나온 자리는 팍스 웨스트 2026이다. 라이엇이 9월 6일 편집 영상으로 공개했다.
메릴은 킨다 퍼니 게임즈의 그렉 밀러와 함께 자신의 경력을 돌아보는 세션에 나섰다.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팀 내부에서는 이 MMO를 농담 삼아 '성배'라고 부른다.
비유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성배를 찾아 나선 용감한 기사 중 상당수가 쓰러지지만, 그럼에도 떠나야 하는 여정이라는 취지로 말을 이었다.
MMO 개발이 얼마나 위험한 도전인지를 인정하는 표현이다.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우리는 안다. 문제는 그것을 실행해 낼 수 있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우리가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미래는 대단히 밝다"고 덧붙였다.
2024년에 한 번 갈아엎었다
이 프로젝트를 이해하려면 2024년 3월을 짚어야 한다.
당시 메릴은 개발 방향을 전면 재설정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이유가 인상적이었다. "초기 구상이 지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과 충분히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몇 년치 작업을 되돌린다는 뜻이니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판단했다는 것은, 기존 MMO의 문법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승산이 없다고 봤다는 얘기다.
그 판단 자체는 합리적이다. 지난 15년간 '와우 킬러'를 표방한 대작 MMO 상당수가 실패했고, 대부분은 기존 공식을 조금 다듬은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대가도 따랐다. 재설정 이후 프로젝트는 눈에 띄는 정보 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초기 총괄 프로듀서였던 그렉 스트리트는 2023년 3월 라이엇을 떠났다. 그는 이후 별도 스튜디오에서 MMO를 준비했지만, 그 회사는 2025년 문을 닫았다.
왜 이 발언이 의미가 있나
새로 공개된 정보는 사실상 없다. 출시 시점도, 장르적 구조도, 심지어 정식 명칭도 여전히 미공개다.
그럼에도 이 발언이 다뤄지는 이유는 침묵이 길었기 때문이다.
2024년 재설정 이후 라이엇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사실상 말을 아꼈다. 그사이 취소설도 여러 차례 돌았다.
공동창업자가 직접, 그것도 공개 행사에서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프로젝트가 살아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동시에 신중함도 드러난다. 구체적인 내용 대신 비유와 각오만 말했다는 것은, 아직 보여 줄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라이엇은 최근 확장 시도에서 성과가 엇갈렸다. 격투 게임 '2XKO'는 출시 1년 만에 신규 개발을 종료했다.
그런 상황에서 MMO를 '성배'라 부르는 것은, 이 프로젝트에 걸린 무게를 보여 준다.
2020년 개발 공개 → 2024년 3월 방향 전면 재설정 → 이후 침묵
현재: 정식 명칭·출시 시점·플랫폼 모두 미공개
이번 발언: 마크 메릴 (공동창업자) · 팍스 웨스트 2026
표현: 사내 별칭 "성배(The Gr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