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가 9월 1일 접이식 모바일 게임 컨트롤러 'Prio(프리오)'를 공개했다. 국내에는 9월 2일 곧바로 풀렸고 가격은 159,800원이다. 접으면 107×67×23mm로 신용카드 남짓한 크기가 되고, 무게는 101g에 그친다. 기존 키시 V3(175g)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접으면 카드, 펴면 풀사이즈

펼쳐서 스마트폰에 장착한 레이저 Prio를 정면에서 본 모습
▲ 펼치면 좌우 그립이 스마트폰을 물고 일반 컨트롤러와 같은 형태가 된다. 사진: Razer
접은 레이저 Prio를 바지 앞주머니에서 꺼내는 모습
▲ 레이저가 공개한 휴대 이미지. 접은 두께는 23mm다. 사진: Razer

Prio의 핵심은 형태다. 좌우 그립이 유연한 밴드로 이어져 있고, 이 밴드를 축으로 두 그립이 서로 마주 보게 접힌다.

레이저는 이 구조를 '트위스트 투 언락(twist-to-unlock)'이라 부른다. 비틀어 잠금을 풀고 펼치는 방식이다.

게임스컴 2026에서 실물을 만져본 포켓택틱스는 이 동작을 "TV 리모컨 배터리를 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요령이 필요한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접었을 때 치수는 107(가로)×67(세로)×23(두께)mm다. 신용카드가 86×54mm이니 가로세로는 카드보다 각각 2cm 남짓 큰 정도다.

다만 두께 23mm는 카드와 거리가 멀다. 카드 한 장이 0.76mm이니 서른 장을 겹친 두께다.

레이저가 공개한 사진도 바지 앞주머니에서 꺼내는 장면인데, 실제로는 주머니 형태가 눈에 띄게 불룩해진다. '신용카드 크기'라는 표현은 가로세로에만 해당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펼치면 7인치 화면까지 물린다. 레이저는 호환 예시로 아이폰 17 프로 맥스와 갤럭시 S26 울트라를 들었다.

슬림~중간 두께의 케이스는 씌운 채로 장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1g — 키시 V3의 절반 남짓

레이저 모바일 컨트롤러 3종 무게 비교 그래프
▲ Prio는 같은 값의 키시 V3보다 74g 가볍다. 자료: Razer, 그래픽: GamTrend

무게는 101g이다. 이 숫자가 Prio를 설명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같은 회사의 키시 V3가 175g, 상위 모델인 키시 V3 프로가 268g이다. Prio는 표준형 키시보다 74g 가볍다.

가격은 겹친다. Prio가 159,800원, 키시 V3가 159,000원으로 사실상 동일하다. 해외가도 둘 다 99.99달러다. 영국은 99.99파운드, 일본은 16,980엔이다.

값이 같으니 문제는 무엇을 포기했는가다.

키시 V3에는 있고 Prio에는 없는 것이 여럿이다. 우선 스틱 방식이 다르다. 키시 V3는 TMR(터널 자기저항) 풀사이즈 스틱을 쓰고, Prio는 낮게 눌러 앉힌 정전식 스틱이다.

키시 V3에 있는 듀얼 백 버튼, 패스스루 충전, 3.5mm 오디오 단자도 Prio 사양 설명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즉 Prio는 상위 모델도 보급형도 아니다. 같은 값에서 기능 대신 부피를 고른 선택지다.

레이저는 Prio를 초휴대형 모바일 컨트롤러 신규 라인의 첫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후속 모델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정전식 스틱과 소리 없는 버튼

레이저 Prio의 왼쪽 그립 D패드와 아날로그 스틱 클로즈업
▲ 낮게 눌러 앉힌 로우 프로파일 스틱과 4방향 택타일 D패드. 사진: Razer
레이저 Prio의 오른쪽 그립 ABXY 버튼과 아날로그 스틱 클로즈업
▲ 오른쪽 그립. 스틱이 페이스 버튼 아래에 놓인 대칭 배치다. 사진: Razer

크기를 줄였지만 조작부는 덜어내지 않았다. 4방향 택타일 D패드, 페이스 버튼 4개, 좌우 범퍼와 트리거가 모두 들어갔다.

아날로그 스틱은 정전식(capacitive)이다. 접점이 물리적으로 닿지 않는 방식이라 레이저는 마모와 스틱 드리프트를 줄이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스틱은 로우 프로파일로 낮게 눌러 앉혔다. 접힘 구조를 위해 높이를 포기한 결과다.

배치는 좌우 대칭이다. 두 스틱이 아래쪽에 나란히 놓인 플레이스테이션식 구성이다. 왼쪽 그립은 D패드 아래에, 오른쪽 그립은 ABXY 아래에 스틱이 온다.

버튼은 무소음 택타일을 강조했다. 레이저는 "주변을 방해하지 않고" 쓸 수 있다고 표현했는데, 지하철이나 카페 같은 공공장소를 염두에 둔 설명이다.

오른쪽 그립에는 레이저 코텍스 모바일(Razer Cortex Mobile) 전용 버튼이 따로 있다. 한 번 누르면 게임 라이브러리가 열린다.

코텍스 모바일은 레이저가 넥서스(Nexus)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모바일 게임 런처의 후신이다. 설치된 게임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앱이다.

게임스컴에서 먼저 만져본 반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장착된 레이저 Prio
▲ 정식 공개 전 게임스컴 2026에서 실물이 먼저 공개됐다. 사진: Razer

Prio는 정식 발표 전 게임스컴 2026에서 실물이 먼저 돌았다.

현장에서 만져본 매체 포켓택틱스는 첫인상을 "터무니없이 작다"는 말로 요약했다.

실사용 검증도 하나 나왔다. 6.7인치 낫싱 폰 (4a) 프로를 소프트 케이스를 씌운 채로 문제없이 장착했다는 것이다. 케이스를 벗기지 않아도 된다는 레이저 설명이 최소한 얇은 케이스에서는 맞았다는 뜻이다.

우려도 함께 나왔다. 정전식 스틱이 다소 작게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그립이다. 이 매체는 크기가 작은 만큼 장시간 플레이에서 손이 금방 결릴 수 있다는 걱정을 남겼다. 추가 테스트에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휴대성을 위해 본체를 줄인 제품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지적이다. 손이 큰 사용자라면 구매 전 실물을 잡아보는 편이 안전하다.

충전할 것도, 페어링할 것도 없다

야외에서 Prio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양손으로 쥔 모습
▲ USB-C로 직결되며 별도 배터리가 없다. 사진: Razer

연결은 USB-C 유선 하나다. 블루투스는 없다.

덕분에 페어링 과정과 충전이 모두 사라진다. 꺼내서 꽂으면 바로 쓸 수 있고, 무선 구간이 없으니 입력 지연에서도 유리하다.

전원은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끌어 쓴다. 무게 101g에는 배터리 셀이 빠진 몫도 들어 있다.

대신 반대급부가 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스마트폰 배터리가 평소보다 빨리 준다.

앞서 적었듯 패스스루 충전은 공개된 사양에 없다. 플레이 중 충전기를 함께 물리는 사용법은 어렵다고 보는 편이 맞다.

요구 사양은 iOS 18 이상, 안드로이드 14 이상이다. 여기에 USB-C 단자가 필수라, 아이폰 쪽은 사실상 아이폰 15 시리즈 이상이 대상이다.

보증은 1년이며, 레이저 공식 스토어 직구매분에는 14일 무조건 반품이 적용된다.

휴대용 게임기 자리를 노린다

네온 배경 위에 놓인 레이저 Prio 장착 스마트폰
▲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클라우드 게임과 원격 플레이도 지원한다. 사진: Razer

지원 범위는 모바일 게임에서 끝나지 않는다.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 스팀 링크, PS 리모트 플레이, 레이저 PC 리모트 플레이가 모두 목록에 있다.

집에 있는 PS5나 PC를 밖에서 불러 쓰는 용도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 쪽에서는 에뮬레이터 활용도 자연스럽다. 레트로 게임을 돌리는 데 별도 휴대용 기기를 들고 다닐 이유가 하나 줄어든다.

레이저의 계산도 여기에 있어 보인다. 스팀덱이나 ROG 앨라이 같은 휴대용 PC는 무겁고 비싸다.

이미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에 101g을 더하는 쪽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다.

트래비스 퍼스트 레이저 AI 하드웨어·콘솔 부문 총괄은 "신용카드 크기로 접히지만, 펼치는 순간 풀사이즈 컨트롤러처럼 작동한다"고 밝혔다.

경쟁 구도도 분명하다. 이 가격대에는 백본 원(Backbone One) 2세대가 같은 99.99달러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백본은 접히지 않는다.

접힘 구조를 앞세운 제품으로는 8BitDo 플립패드가 먼저 나와 있다. Prio는 여기에 레이저의 유통망과 소프트웨어를 붙인 형태다.

사기 전에 따져볼 것

국내 판매는 레이저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매장에서 9월 2일 시작됐다. 가격은 159,800원이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케이스다. 레이저가 밝힌 호환 범위는 '슬림~중간 두께'까지다. 두꺼운 러기드 케이스를 쓰고 있다면 매번 벗겨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두께다. 접었을 때 23mm는 가방에는 여유롭지만 바지 주머니에는 애매하다.

세 번째는 그립과 스틱이다. 현장 반응에서 이미 스틱이 작고 장시간 플레이에서 손이 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FPS나 격투 게임을 진지하게 할 계획이라면 감안해야 한다.

네 번째는 빠진 기능이다. 패스스루 충전과 3.5mm 단자가 사양에 없다. 긴 세션이나 유선 이어폰을 쓰는 사용자에게는 결정적일 수 있다.

반대로 키시 V3와 값이 같다는 점은 선택을 단순하게 만든다. 기능을 원하면 키시, 휴대성을 원하면 Prio다.

무엇을 더 자주 쓸지가 기준이 된다. 집에서 오래 붙잡고 하는 쪽이면 키시가 낫고, 이동 중 짧게 켜는 쪽이면 Prio가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