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Valve)가 지난해 11월 스팀 머신 2세대·스팀 프레임 VR 헤드셋과 함께 공개했던 신형 스팀 컨트롤러가 지난 5월 4일 99달러에 정식 출시됐다. 2015년 초대 스팀 컨트롤러 이후 약 10년 만의 후속작으로, 출시 직후 해외 IT·게임 매체들의 리뷰가 쏟아졌다. GamersNexus, PC Gamer, Linus Tech Tips(LTT), Skillup, Tom's Guide 등 주요 매체들의 평가를 취합해 정리했다.
무엇이 새로워졌나 — TMR 스틱과 자이로·Grip Sense
외형은 스팀 덱에서 화면을 뺀 형태에 가깝다. 두 개의 아날로그 스틱과 그 아래 배치된 햅틱 트랙패드 2개, 후면 그립 버튼 4개와 정전식 그립 센서(Grip Sense), 자이로 센서를 모두 갖췄다. 가장 큰 변화는 아날로그 스틱에 TMR(터널 자기저항) 센서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기존 포텐셔미터 방식과 홀 이펙트 방식의 장점을 결합해 스틱 드리프트를 사실상 없애면서도 소비 전력은 낮췄다.
충전 방식도 독특하다. 'Puck'이라 불리는 USB-C 동글이 PC에 꽂힌 상태로 무선 리시버 역할을 하는 동시에, 컨트롤러를 자석으로 붙이면 그대로 충전독이 된다. 2.4GHz 대역에서 최대 4대의 컨트롤러를 동시에 지원하며, 리뷰어들 사이에서 가장 만장일치로 호평받은 요소이기도 하다. 밸브는 5월 6일 컨트롤러와 Puck의 CAD 파일을 CC BY-NC-SA 라이선스로 공개해 모더들이 커스텀 파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레이턴시·배터리 실측 — GamersNexus 벤치마크
하드웨어 전문 매체 GamersNexus는 유선·Puck 무선·블루투스 연결 방식별로 입력 지연(레이턴시)을 직접 측정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유선 연결: 평균 19ms (499회 클릭 테스트)
· Puck 무선: 평균 21.6ms, 표준편차 3.1ms
· 블루투스 단독: 평균 37.3ms, 편차 큼
· 주변에 블루투스 기기 다수 존재 시: 평균 73.8ms, 입력 누락 다수 발생
GamersNexus는 "유선이나 Puck 둘 다 잘 작동하며, 블루투스는 주변에 경쟁하는 기기가 적을 때는 쓸 만하다"고 평가했다. 배터리는 연속 입력 테스트로 약 73시간을 기록해 밸브가 공식 발표한 "35시간 이상" 스펙을 실측으로 뒷받침했다. 스팀 덱 충전기로 완충하는 데는 3시간 26분이 걸렸고, 최대 충전 속도는 2.65W였다.
▲ GamersNexus의 레이턴시·배터리·수리 편의성 실측 리뷰 영상.
수리 편의성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 비보안 토크스(Torx) 나사를 사용해 분해가 쉽고, 밸브가 iFixit과 파트너십을 맺어 교체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라 장기 사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트랙패드·자이로 실사용 인상 — "마우스에 가장 가까운 패드"
2015년 초대 모델의 트랙패드도 더 평평하고 커진 형태로 다듬어져 햅틱 클릭감이 추가됐다. LTT는 'Anno' 시리즈처럼 복잡한 UI를 가진 게임에서 트랙패드가 "구원자(lifesaver)"였다고 평가했다. 자이로 조준은 트랙패드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는데, 특히 Grip Sense 기능으로 그립을 쥐는 압력에 따라 자이로 조준을 활성화하는 방식이 "직관적이고 드리프트 없이 정밀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Gamers Nexus의 원형 궤적(circularity) 테스트에서는 스틱 성능이 고급형 '엘리트' 컨트롤러와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체공학적 평가는 엇갈렸다. 큰 손을 가진 Skillup 리뷰어는 "엄지가 자연스럽게 스틱에 놓인다"며 즉시 마음에 들어 했지만, LTT는 손이 작은 사용자의 경우 트리거가 중지에 스칠 때 "손가락 끼임(finger pinch)"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질에 대해서는 "플라스틱이 듀얼센스나 Xbox 컨트롤러 대비 저렴한 느낌이 나고 미끄럽다"는 지적이 여러 매체에서 공통으로 나왔다. Skillup은 하단부에 러버 코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세대·경쟁 제품과 비교하면
초대 스팀 컨트롤러는 단일 아날로그 스틱과 대형 원형 트랙패드를 오른쪽에 배치한 실험적 구성이었다면, 신형은 대칭형 듀얼 스틱을 플레이스테이션 스타일로 배치하고 트랙패드는 그 아래로 내려 보조 입력 수단으로 격하시켰다. 덕분에 일반적인 게임패드로서의 범용성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경쟁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은 99달러로 듀얼센스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LTT는 이를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지적한 반면, Skillup은 "기능 밀도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스팀 클라이언트가 실행 중이어야 고급 기능을 온전히 쓸 수 있다는 점은 공통적인 한계로 꼽혔다 — Skillup은 배틀넷 런처로 직접 실행한 '디아블로 4'에서는 컨트롤러가 작동하지 않았고, 스팀 라이브러리에 게임을 추가한 뒤에야 정상 작동했다고 전했다.
총평 — 누구에게 추천하나
종합하면 스팀 컨트롤러(2026)는 스팀 덱 애호가, 거실이나 침대에서 PC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리눅스 사용자에게 특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GamersNexus는 "그냥 게임을 하려고 컨트롤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스팀 컨트롤러를 골라야 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스팀 머신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추가 비용을 낼 가치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Boiling Steam의 종합 평가 역시 "기능이 매우 풍부하고 뛰어나게 설계됐지만, 캐주얼 게이머보다는 얼리어답터·리눅스 사용자·스팀 덱 오너를 위한 제품"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