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시스템웍스가 개발한 마블 격투게임 '마블 투혼: 파이팅 소울즈'가 출시 약 일주일 만에 48만 5천 장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 분석 업체 알리네아 애널리틱스의 집계로, 격투게임 장르 기준으로는 상당히 견고한 초반 성적이다. 다만 같은 분석에서 "PC판 성능 문제만 없었다면 100만 장에 근접했을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진단도 함께 나왔다.

첫 주 48만 5천 장 — PS5가 4분의 3을 가져갔다

도심 거리를 배경으로 두 캐릭터가 근접전을 벌이는 마블 투혼 대전 화면
▲ 출시 약 일주일 만의 추정 판매량은 PS5와 PC를 합쳐 48만 5천 장이다. 사진: 마블 투혼 스팀 페이지

알리네아 애널리틱스의 시장 분석 총괄 리스 엘리엇은 자신의 SNS를 통해 '마블 투혼: 파이팅 소울즈'가 PS5와 PC를 합쳐 약 48만 5천 장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집계 기준은 출시 이후 약 일주일이다.

플랫폼별 비중은 PS5가 74%, 스팀이 26%로 나타났다. 격투게임이 전통적으로 PC보다 콘솔에서 강세를 보이는 장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이례적인 수치는 아니다.

지역별로는 북미 이용자가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마블이라는 IP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아크시스템웍스의 기존 격투게임들이 일본과 아시아권에서 상대적으로 강했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

"PC 문제가 입소문을 끊었다" — 100만 장을 놓친 이유

닥터 둠이 캡틴 아메리카를 상대로 초록빛 에너지 기술을 사용하는 마블 투혼 전투 장면
▲ PC판의 초기 성능 문제가 초반 입소문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마블 투혼 스팀 페이지

엘리엇은 이 성적에 단서를 달았다. 출시 직후 PC판을 괴롭혔던 성능 문제가 없었다면 판매량이 100만 장에 훨씬 가까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격투게임은 출시 첫 주의 입소문이 이후 판매 곡선을 좌우하는 장르다. 대전 상대가 있어야 성립하는 구조라 초반에 이용자가 몰리지 않으면 매칭 대기 시간이 늘고, 그것이 다시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 쉽다.

다행히 최근 배포된 패치가 문제로 지적됐던 PC판 성능 이슈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반에 등을 돌렸던 이용자들이 돌아올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드래곤볼 파이터즈와 비슷한 출발선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작품은 같은 아크시스템웍스의 태그 격투게임 '드래곤볼 파이터즈'다. 2018년 출시 당시 이 게임 역시 초반에 비슷한 판매 속도를 보였는데, 이후 2023년까지 누적 1천만 장을 넘어섰다.

즉 48만 5천 장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를 어떤 궤도에서 찍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장기 서비스형 격투게임은 시즌 패스와 신규 캐릭터로 판매를 길게 끌고 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른 격투게임들과의 비교도 흥미롭다. 엘리엇에 따르면 올해 1월 출시된 무료 격투게임 '2XKO'는 지금까지 누적 100만 플레이어를 넘긴 수준이고, 에드 분은 2017년작 '인저스티스 2'가 전 세계에서 900만 장 이상 팔렸다고 밝힌 바 있다.

격투 팬과 마블 팬, 양쪽이 모두 왔다

울버린이 발톱을 교차시킨 채 화면을 응시하는 마블 투혼 연출 컷
▲ 이용자 데이터상 격투게임 팬과 마블 게임 팬이 동시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마블 투혼 스팀 페이지

이용자 겹침 데이터는 이 게임이 어디에서 사람을 끌어왔는지를 보여준다. PS5 기준으로 마블 투혼 이용자의 52%가 '드래곤볼 파이터즈'를, 49%가 '스트리트 파이터 5'를, 41%가 '모탈 컴뱃 1'을 플레이한 경험이 있었다.

동시에 마블 IP 쪽 유입도 뚜렷했다. 60%가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를, 57%가 '스파이더맨 2'를, 53%가 '마블 라이벌즈'를 플레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격투게임 코어 팬층과 마블 팬층이 동시에 유입됐다는 뜻으로, 장르 신작이 흔히 겪는 '기존 팬끼리만 도는' 한계를 어느 정도 넘어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관건은 지금부터다. 성능 문제를 해결한 시점에서 얼마나 빠르게 신규 캐릭터와 콘텐츠를 붙여 이 유입을 붙잡아 두느냐가 남은 2026년의 성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