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주변기기는 오랫동안 손과 눈을 겨냥해왔다. 마우스의 폴링레이트, 모니터의 주사율, 키보드의 작동 지점이 모두 그 연장선이다. 뉴러블(Neurable)과 HP의 게이밍 브랜드 하이퍼엑스가 준비 중인 제품은 다른 곳을 본다. 이어패드에 EEG 센서를 넣어 뇌파를 읽는 헤드셋이다.
이어패드 안에 센서를 숨겼다
이 제품의 특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뇌파 측정 장비라고 하면 머리에 전극을 붙인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헤드셋은 이어패드 안쪽에 센서를 배치했다. 뉴러블이 개발한 소형화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덕분이다.
센서는 비침습 방식으로 실시간 뇌 활동을 측정하고, AI가 그 신호를 해석한다.
결과적으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평범한 게이밍 헤드셋을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보이지 않음'이 제품화의 핵심 조건이었던 셈이다.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해준다는 건가
회사가 내세우는 활용처는 세 가지다. 집중도, 반응 속도, 정확도다.
가장 구체적인 기능은 경기 전 인지 준비(cognitive priming)다.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 뇌 상태를 확인하고 최적 구간에 들어섰는지 알려주는 방식이다.
반대편에는 '틸트' 감지가 있다. 감정이 무너진 상태에서 계속 플레이하면 실력이 떨어진다는 건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시점을 스스로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뇌파 데이터로 그 순간을 잡아내겠다는 구상이다.
뉴러블 측은 이를 "나쁜 연습이 아니라 좋은 연습"을 하도록 돕는 장치로 설명한다. 실제 체험한 매체들도 조준과 반응 속도에서 변화를 느꼈다는 반응을 내놨다.
아직은 살 수 없다
냉정하게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제품은 아직 상품이 아니다.
CES 2026에서 공개됐지만 여전히 프로토타입 단계다. 제품명, 출시일, 가격, 최종 사양 가운데 공개된 것이 하나도 없다.
CES 시연 시점 기준으로 실제 출시까지 최소 1년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럼에도 주목할 이유는 방향성에 있다. 주변기기 업계가 반응 속도 경쟁에서 이용자의 상태를 측정하는 쪽으로 축을 옮기려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물론 뇌파 데이터를 상시 수집하는 기기가 대중화될 경우 개인정보 처리 문제는 별도의 논의를 필요로 한다. 아직 아무도 그 답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