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라이브서비스 도전이 또 한 번 벽에 부딪혔다. 이번에는 간판 IP다. 블룸버그는 8월 19일, 게릴라 게임즈가 '호라이즌 헌터스 개더링'에서 라이브서비스 요소를 걷어내고 게임 규모를 크게 줄이는 재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원인은 비공개 테스트에서 나온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 라이브서비스를 걷어냈다
보도의 핵심은 게임의 성격 자체가 바뀐다는 것이다.
원래 이 작품은 라이브서비스형 협동 멀티플레이로 기획됐다.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며 이용자를 붙잡아 두는 구조다.
그런데 올해 초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에서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 결과 계획이 바뀌었다. 라이브서비스 요소를 들어내고, 스토리 모드가 있는 전통적인 협동 멀티플레이로 방향을 튼다는 것이다.
규모도 대폭 줄인다. 블룸버그는 "훨씬 작은 스코프"라는 표현을 썼다.
게릴라는 이 재작업을 6월부터 진행해 왔다고 한다.
즉 발표 없이 두 달 넘게 내부에서 방향을 다시 잡고 있었던 셈이다.
제작 방향이 바뀌면 기존에 만든 콘텐츠 상당 부분이 쓰이지 못한다. 라이브서비스를 전제로 설계된 진행 구조와 보상 체계는 싱글 스토리 중심 구조와 맞물리지 않기 때문이다.
12월까지 — 개발진에게 주어진 시한
더 무거운 대목은 일정이다.
블룸버그 취재원에 따르면 게릴라는 수요일 사내 회의에서 개발진에게 이렇게 통보했다. 12월까지 다음 마일스톤으로 경영진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프로젝트의 존속 여부가 올해 말에 판가름 난다는 뜻이다.
동시에 상당수 개발자가 다른 프로젝트로 재배치된다. 그런데 그 프로젝트 역시 2026년 말에 함께 평가받는다.
재배치된 인력에게도 유예 기간이 길지 않다는 의미다.
이 상황이 심각한 이유는 게릴라의 인력 배치 구조에 있다.
블룸버그의 제이슨 슈라이어는 "지난 몇 년간 게릴라 게임즈의 거의 전부가 호라이즌 헌터스 개더링에 매달려 있었다"고 전했다.
스튜디오 전체가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입된 상태에서 그 프로젝트가 흔들린 것이다.
소니 라이브서비스 잔혹사 — 왜 반복되나
이번 일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니는 몇 년 전부터 라이브서비스 게임을 대대적으로 밀어붙였다. 싱글 플레이 대작 위주였던 포트폴리오에 지속 매출원을 붙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반복적으로 어긋났다. 해외 매체들은 이번 건을 두고 "게릴라의 라이브서비스 시도 역시 소니의 이전 실패들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평했다.
패턴은 비슷하다. 싱글 플레이 명가로 평가받던 스튜디오가 라이브서비스로 방향을 틀고, 테스트 단계에서 반응이 갈리고, 결국 축소되거나 취소된다.
원인으로 자주 지적되는 것은 조직의 근육이다. 서사와 연출로 완결성을 만들던 팀에게 '끝나지 않는 게임'을 설계하라고 요구하는 일 자체가 다른 종목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시장 환경도 불리해졌다. 이미 자리 잡은 라이브서비스 게임들이 이용자 시간을 대부분 점유한 상태에서, 후발 주자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 결정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출시 후 실패하는 것보다 테스트 단계에서 방향을 트는 편이 손실이 작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본편 신작은 — "아직 수년 남았다"
팬들의 관심은 결국 본편으로 향한다. 시리즈 정식 후속작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는 것이다.
블룸버그 취재원에 따르면 소규모 팀만 후속작 작업에 붙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 작품은 완성까지 아직 수년이 남았다고 전해졌다.
이유는 앞서 본 인력 배치에 있다. 스튜디오 대부분이 멀티플레이 프로젝트에 투입돼 있었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가 2022년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본편 공백은 상당히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면 이렇다. 라이브서비스 프로젝트는 규모를 줄여 다시 만들고 있고, 본편은 소수 인력으로 천천히 굴러가고 있다.
게릴라라는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몇 년의 개발 기간이 사실상 재정비 기간이 된 셈이다.
다만 이 내용은 모두 블룸버그의 보도이며, 소니와 게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2월 평가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다시 바뀔 여지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