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 나오는 '북고'의 실제 모델 학교가 한 번 더 문을 연다.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효고현립 니시노미야 기타고등학교가 11월 21일(토) 마지막 일반 공개 행사 '북고 라스트! 오픈 하이스쿨'을 연다. 작품 측 발표를 애니메 뉴스 네트워크(ANN)가 20일 정오(한국시간) 전했다. ANN은 정원 1,000명이 모두 매진됐다고 보도했고, 학교는 20일 추가 모집(소수)을 예고했다.

11월 21일, 4개 시간대 입장 교체제

벽돌 담장에 붙은 '兵庫県立西宮北高等学校' 교명 동판
▲ 학교 담장의 교명판. 2025년 4월 이후 학교는 통합 신설교인 니시노미야 구라쿠엔고로 학생을 받고 있다.

행사는 11월 2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학교 공식 안내에 따르면 시간대는 A(9~11시), B(11~13시), C(13~15시), D(15~17시) 네 개다.

시간대별 입장 교체제이고, 참가자는 한 시간대만 고를 수 있다.

ANN은 시간대마다 250명, 모두 1,000명 규모라고 전했다.

장소는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구라쿠엔니방초에 있는 학교다.

프로그램은 교내 산책·사진 촬영, AR/VR 체험, 현역 고교생이 기획하는 행사, 스탬프 랠리로 구성된다.

학교 공개 페이지는 이 가운데 AR/VR 체험과 학생 기획, 스탬프 랠리를 '준비 중(Coming Soon)'으로 표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속 장면의 모델이 된 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참가비와 신청 방법, 지켜야 할 규칙

교사 쪽으로 이어지는 비탈길과 나무, 흰 교사 건물
▲ 학교로 이어지는 길 주변. 학교는 주변이 조용한 주택·문교 지구라며 방문객의 배려를 당부하고 있다.

참가비는 고교생 이상 1인 1,000엔이다.

중학생 이하는 무료이며 당일 학생증을 보여줘야 한다.

초등학생 이하는 보호자 동반이 필수이고, 어른 1명당 2명까지 함께 입장할 수 있다.

결제는 접수처에서 현금으로만 받는다.

신청은 학교가 만든 특설 사이트의 신청 폼에서 시간대 하나를 골라 보내면 된다.

이메일로는 신청을 받지 않는다.

접수가 끝나면 등록한 메일 주소로 QR 코드가 오고, 이 코드를 당일 접수처에 가져가야 한다.

학교는 qrcloud.net에서 오는 메일을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해 두라고 안내한다.

ANN은 정원 1,000장이 모두 팔렸다고 전했다.

한편 학교는 20일자 공지에서 일반 모집에서 나온 취소분과 중복 신청분을 돌리는 추가 모집(소수)을 곧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지는 시작 시기를 '곧'이라고만 밝혔고, 20일 확인 시점에는 특설 사이트의 추가 모집 신청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

추가 모집도 선착순이며 정원이 차면 끝난다.

사전 신청자만 입장할 수 있고 당일 대기 접수는 없다.

접수는 정문에서만 하며, 신분증과 실내화·신발 주머니를 챙겨야 한다.

자동차·오토바이·자전거로는 올 수 없고 주차장도 없다.

라이브 방송과 드론 촬영은 금지다.

건물과 시설은 자유롭게 찍을 수 있지만, 사람이 찍히면 본인 허락을 받거나 SNS에 올릴 때 모자이크를 해야 한다.

참가 권리의 되팔기·양도도 금지다.

학교는 이 행사가 2027학년도 입학생 대상 학교 설명회나 오픈 하이스쿨이 아니라고도 못 박았다.

학교가 '마지막'이라고 부르는 이유

저녁 하늘에 무지개가 걸린 니시노미야 시가지 전경
▲ 니시노미야 시가지. 행사 당일이 아니라 과거에 촬영된 사진이다.

배경에는 효고현 공립고교 재편이 있다.

고베신문에 따르면 현 교육위원회는 저출산에 따라 현립고 14개를 6개로 줄이는 재편의 하나로, 니시노미야 기타고와 니시노미야 가부토야마고를 통합하기로 했다.

2022년 11월 17일 교육위는 신설교가 기타고의 교사와 시설을 쓰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신설교의 이름은 니시노미야 구라쿠엔고등학교다.

ANN에 따르면 신입생은 2025년 4월부터 이 새 이름으로 들어오고 있고, 기타고라는 이름은 2027년에 사라진다.

정리하면 교사가 철거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캠퍼스를 새 학교가 이어받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행사가 '마지막'인 이유는 건물이 아니라 학교 이름과 '북고'라는 간판이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2025년 11월 23일에도 같은 취지의 행사가 열렸다.

ANN은 팬의 순례가 이어졌지만 학교가 일반에 정식 공개된 적은 없었다고 전했고, 주최 측은 오랜 기간 학교를 응원해 준 지역 주민과 팬에게 감사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산테레비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정원 1,000명은 신청 시작 후 반나절쯤 만에 찼다.

참가자들은 교내 곳곳에서 AR로 투영된 애니메이션 명장면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

산테레비는 복도와 칠판, 동아리방까지 작품 속 모습으로 꾸며 캐릭터가 실제로 있는 듯한 분위기를 냈다고 전했다.

학교는 학생과 지역 주민의 반응을 보고 행사 계속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다.

교토 애니메이션이 만든 작품, 그리고 성지순례

교토 애니메이션 본사 건물 외관
▲ 교토 애니메이션 본사 건물(2010년 촬영). 작품 속 장면이 아니라 건물 사진이다.

영상: KADOKAWAanime 유튜브 채널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타니가와 나가루의 라이트노벨이 원작이다.

ANN은 타니가와가 니시노미야 기타고 출신이며 이 학교가 작중 북고의 모델이라고 전했다.

TV 애니메이션은 2006년에 방영됐고, 2009년에 새 에피소드를 더해 시간순으로 재편성돼 다시 방송됐다.

제작은 교토 애니메이션이 맡았다.

극장판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은 2010년에 개봉했다.

애니메이션이 나온 뒤 이 학교는 팬들이 찾는 순례지가 됐다.

고베신문은 2022년 보도에서 팬들이 주로 학교 외관을 찍으러 왔고, 일부는 무단으로 교내에 들어가려 했으며, 교정에 흰 선으로 'SOS'라는 낙서가 그려진 피해도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미야모토 미에코 교장은 팬이 어떤 형태로든 학교를 아껴 주는 것은 기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처럼 학교가 직접 입장 방법과 규칙을 정해 팬을 맞는 방식은 그 순례에 대한 학교 나름의 답이라 할 수 있다.

아래 영상은 작품 20주년 기념 PV로, 원작·애니메이션을 전개해 온 가도카와 애니메 채널에 올라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