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가 22년 역사상 처음 겪는 일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메인스폰서가 게임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을 서비스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그 자리를 맡았다. 다른 하나는 넥슨·크래프톤·엔씨소프트·넷마블·스마일게이트,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 다섯 곳이 1차 참가사 명단에 나란히 빠졌다는 것이다. 11월 19일 개막을 앞두고, 국내 최대 게임쇼가 마주한 변화의 실체를 짚어봤다.

메인스폰서가 게임사 아닌 건 처음

지스타 2026은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메인스폰서는 크랙이다.

크랙은 AI 기반 스토리 창작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AI와의 대화형 콘텐츠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서비스사인 뤼튼테크놀로지스는 게임 회사가 아니다.

비게임사가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맡은 것은 22년 지스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조영기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게임스컴도 OTT 기업과 협업하고, MWC도 자동차가 핵심 콘텐츠였다"며, 게임 외 산업이 메인스폰서를 맡는 것을 전시회 '외연 확장'의 계기로 평가했다.

실제로 지스타는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크림(KREAM)과 손잡고 9월 1일부터 6일까지 '지스타 2026' 첫 팝업스토어를 열며 이런 확장 전략을 미리 선보이고 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특별 패키지 '스페셜 패스'를 정가보다 최대 33% 저렴한 얼리버드가로 판매한다.

빠진 다섯 곳, 채운 건 중국 게임사

지스타 2026 1차 참가사 명단, 메인스폰서 크랙과 호요버스 등 중국 게임사, 국내 대형 5사 전원 불참
▲ 1차 명단에는 국내 대형 게임사 대신 중국 게임사들이 자리를 채웠다. 그래픽: GamTrend

지스타 조직위가 공개한 1차 참가사 명단은 눈에 띄게 낯설다. 메인스폰서 크랙을 비롯해 구글플레이·웹젠·팀42, 그리고 호요버스·넷이즈 조커 스튜디오·빌리빌리 게임·센추리게임즈 등 중국 게임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넥슨·크래프톤·엔씨소프트·넷마블·스마일게이트,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 다섯 곳은 이 1차 명단 어디에도 없다.

조직위는 "오늘 공개한 것은 1차 명단이고, 여전히 참가를 논의 중인 게임사가 있으며 9월 중 전체 참가사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최종 결과는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이런 구도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지스타 부스 구성에서 중국 게임사의 비중이 꾸준히 커지는 흐름이 이어져 왔고, 이번엔 그 경향이 1차 명단에서부터 더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국내 대형사는 왜 해외로 갔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발길이 뜸해진 데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최근 지스타 대신 독일 게임스컴과 일본 도쿄게임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크래프톤은 게임스컴 2026에서 신작 5종을, 배틀그라운드 IP 신작까지 포함해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에서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본파이어'를 선보였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는 도쿄게임쇼 2026에도 동시에 부스를 낸다. 세 회사가 나란히 한 해외 게임쇼에 함께 출전하는 건 지스타에서는 흔치 않았던 그림이다.

조영기 조직위원장은 저조한 국내 대형사 참가율에 대해 "대형 게임사들도 보여줄 수 있는 신작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조직위는 또 다른 배경으로 대형 게임사들이 콘솔 시장에 집중하면서 "지스타 홍보 유인이 떨어진 상황"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국내 게임시장 성장세 둔화, 게임사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 우선화도 함께 거론된다.

지스타의 답 — 외연 확장

지스타 2026 일정과 입장권 정보,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 성인 18000원 청소년 8000원
▲ 티켓 사전예매는 9월 29일 시작되며, 당일 현장 예매는 불가능하다. 그래픽: GamTrend

지스타 조직위가 내놓은 답은 명확하다. 게임 산업 안에서만 참가사를 채우려 하지 않고, 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AI 기업의 메인스폰서 참여, 웹툰 등 인접 콘텐츠 산업으로의 확장, 콘퍼런스의 글로벌화, 콘솔게임 공동관 신설 같은 방안들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당장의 볼거리도 준비돼 있다. 입장권은 성인 18,000원, 청소년 8,000원이며, 일반 사전예매는 9월 29일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에서 시작된다. 당일 현장 예매는 불가능해 사전 예매가 필수다.

결국 관건은 하나다. 국내 대형 게임사 없이도 관람객이 만족할 만한 볼거리를 채울 수 있느냐다. 9월 중 공개될 전체 참가사 명단이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