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24일, 메타의 연례 행사 메타 커넥트 2026이 열린다. 그런데 이 행사를 3주가량 앞두고 확인된 로드맵에는 다들 기대했던 이름이 빠져 있다. 퀘스트4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건 무게 110g대, 선글라스에 가까운 외형의 초경량 헤드셋 코드명 '퍼핀(Puffin)'이다. 설정 화면을 담은 흐릿한 유출 사진까지 등장하며, 메타의 전략 선회가 점점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퀘스트4의 두 후보, 조용히 사라졌다
메타는 애초 퀘스트4 후속 라인업으로 '피스모 로우(Pismo Low)'와 '피스모 하이(Pismo High)' 두 프로토타입을 검토해 왔다.
그런데 이 두 후보가 조용히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적인 형태의 게이밍 중심 퀘스트 후속작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된 셈이다.
대신 회사의 자원은 초경량 헤드셋 개발로 옮겨갔다. 이 프로젝트는 코드명 '퍼핀' 또는 '피닉스(Phoenix)'로 불린다.
즉 이번 변화는 단순한 출시일 연기가 아니라, 하드웨어 우선순위 자체를 다시 짜는 수준의 전략 전환에 가깝다.
110그램, 컨트롤러 없이 — 유출된 실물의 정체
7월 말, 실제 착용 설정 과정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유출됐다. 초점이 흐릿하지만, 선글라스에 가까운 슬림한 형태는 명확히 드러난다.
사진 속 화면에는 "작은 코받침으로 교체해 눈 추적 정확도와 시야를 개선하라"는 안내 문구가 담겨 있다. 교체형 코받침으로 개인마다 다른 얼굴에 맞춘다는 뜻이다.
기기 자체의 무게는 110그램 미만으로 알려졌다. 퀘스트3(515g)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가장 큰 특징은 이 가벼움을 만든 방식이다. 배터리와 연산 장치를 기기 밖으로 떼어내 퍽(puck) 형태의 별도 장치에 담고, 유선으로 연결해 무게를 분산시켰다.
입력 방식도 다르다. 퀘스트 시리즈의 상징이었던 터치 컨트롤러 없이, 시선과 손가락 움직임(gaze-and-pinch)만으로 조작한다.
이런 설계는 처음부터 게임보다 미디어 시청, 소셜, 생산성, 피트니스 같은 일상적 사용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럼 게이밍 헤드셋은? '그리핀'이 이어받는다
퀘스트 시리즈 특유의 게이밍 중심 헤드셋 계보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다만 새 코드명 '그리핀(Griffin)'으로 재편성됐고, 일정은 훨씬 뒤로 밀렸다.
현재까지 알려진 로드맵을 정리하면, 초경량 퍼핀은 2027년 상반기, 전통적인 형태의 그리핀은 2027년 하반기 이후를 목표로 한다.
가격대는 퍼핀 기준 1,000달러 미만으로 거론된다. 다만 부품 원가 상승 등의 변수로 최종 가격은 유동적이다.
메타 커넥트 2026은 9월 23~24일 열린다. 다만 이번 행사에서 완전한 사양이나 가격, 정식 출시일이 공개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는 티저 수준의 공개, 그리고 스마트 안경 라인업이 오히려 이번 행사의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VR 게이머 입장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지금 퀘스트3나 퀘스트3S를 쓰고 있는 VR 게이머라면, 당분간 세대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 된다.
퍼핀은 태생부터 게임보다는 일상 사용에 맞춰진 기기다. 컨트롤러가 없다는 점만 봐도, 정교한 조작이 필요한 VR 게임과는 결이 다르다.
진짜 '퀘스트4'에 가까운 게이밍 헤드셋, 즉 그리핀을 손에 쥐려면 최소 2027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결국 메타의 이번 전략 선회는 VR을 게임 기기에서 일상 기기로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정작 코어 VR 게이머들은 한동안 신제품 공백기를 견뎌야 하는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