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한 편에는 수십, 수백 곡의 음악이 들어간다. 그 곡들 대부분은 개발사가 만든 것이 아니라 라이선스 계약으로 빌려 온 것이다. 계약에는 기한이 있고, 기한이 끝나면 선택지는 셋이다. 재계약하거나, 곡을 지우거나, 게임 판매를 멈추는 것이다. 2017년 5월 앨런 웨이크는 음악 라이선스 만료로 스팀과 엑스박스에서 내려갔고, 2018년 10월 스팀과 GOG에 다시 돌아왔다. 2012년 11월에는 GTA 바이스 시티가 같은 이유로 PC 디지털 스토어에서 빠졌다. 2024년 12월에는 포르자 호라이즌 4가 스토어에서 내려갔다. 다만 이 사례는 공식 사유가 ‘라이선스와 파트너 계약’까지만 확인된다. 이 기사는 사례를 공식 발표로 확인되는 것과 해석에 그치는 것으로 나눠 정리한다. 디지털 소유권 전반의 문제는 디지털 게임 소유권 기획에서 다뤘고, 여기서는 음악 저작권에 한정한다.

왜 음악 라이선스가 게임을 멈추게 하나

게임에 음악을 쓰려면 보통 두 가지 권리를 처리해야 한다. 녹음 음원에 대한 권리와, 작곡·작사에 대한 권리다.

이 권리는 영구 계약이 아닌 경우가 많다. TechRadar는 레메디가 앨런 웨이크 음악을 7년만 라이선스한 것 같다는 취지로 썼다. 레메디가 기간을 직접 밝힌 것은 아니어서 매체 서술로만 둔다.

기한이 끝났을 때 재계약 비용이 게임 매출보다 크면 개발사는 곡을 빼거나 판매를 접는다.

Game Developer는 문제가 된 곡을 패치로 빼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레메디의 퀀텀 브레이크가 메뉴에서 라이선스 음악을 끌 수 있는 토글을 넣은 것이 사례로 언급됐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다. 판매 중단(디리스팅)은 신규 구매만 막는다.

이미 산 사람은 보통 라이브러리에서 계속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 앨런 웨이크와 포르자 호라이즌 4 모두 구매자의 이용은 유지됐다고 보도됐다.

반대로 이미 구매한 사본에서 곡이 지워지는 경우도 있다. 아래 GTA 사례가 그렇다.

앨런 웨이크 — 2017년 5월 15일 스토어에서 사라졌다 2018년 10월 돌아왔다

앨런 웨이크의 한 장면 - 숲속에서 권총을 겨누는 주인공 앨런
▲ ‘Alan Wake’의 전투 장면. 라이선스 음악이 대거 쓰인 이 게임은 판매 중단 후 1년 반 가까이 지나 스토어로 돌아왔다. 사진: Remedy Entertainment (스팀 스토어)
앨런 웨이크의 한 장면 - 어두운 마을 건물 앞에서 손전등과 산탄총을 든 주인공
▲ ‘Alan Wake’의 한 장면. 이 게임은 2018년 10월 25일 스팀과 GOG에 다시 올라왔다. 스토어 스크린샷으로 판매 중단 사태와 직접 관련된 장면은 아니다. 사진: Remedy Entertainment (스팀 스토어)

영상: Remedy 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

앨런 웨이크는 2010년 엑스박스 360으로 나왔고, 스팀에는 2012년 2월 16일 올라왔다. 스팀 상점 페이지의 출시일이다.

2017년 5월 레메디는 포럼 공지에서 “앨런 웨이크의 음악 라이선스가 만료된다”고 알렸다. 게임과 DLC는 5월 16일 스팀과 엑스박스 스토어에서 내려갔다. 출처는 Delisted Games 정리다.

스팀에서는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90% 할인 ‘선셋 세일’이 열렸다. 후속작 ‘앨런 웨이크 아메리칸 나이트메어’는 계속 판매된다고 레메디는 밝혔다.

레메디는 원래 음악 계약을 자신들이 맺지 않아 직접 갱신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다. KitGuru는 라이선스 갱신 책임이 퍼블리셔 마이크로소프트에 있다고 전했다.

레메디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토마스 푸하는 폴리곤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레메디가 라이선스 재협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레메디에 게임을 고쳐 음악을 빼낼 여력이 없다는 취지도 보도됐지만 레메디 원문은 열람하지 못했다.

이미 산 사람은 계속 이용할 수 있었다.

2018년 10월 25일 앨런 웨이크는 스팀과 GOG에 다시 올라왔다. Game Developer는 퍼블리셔 마이크로소프트가 음악 라이선스를 재협상했다고 전했다.

Delisted Games에 따르면 레메디는 라이선스 음악의 권리를 재협상해 준 마이크로소프트에 감사를 전했다. 이후 답글에서는 게임의 라이선스 음악이 모두 그대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엑스박스 360판은 레메디가 “곧 돌아온다”고 했지만 실제 복귀는 2019년 12월 둘째 주로 정리된다. 이 대목은 Delisted Games 서술이다.

위키피디아는 이 대목에서 서술이 엇갈린다. 한쪽은 2018년 10월 레메디가 라이선스 권리를 다시 확보했다고 하고, 다른 쪽은 음악을 빼고 새 곡으로 바꿨다고 적는다.

이 기사는 Game Developer와 레메디 발언을 인용한 Delisted Games 쪽, 즉 재협상으로 라이선스 음악을 유지했다는 서술을 따른다. 레메디 원문 트윗은 열람하지 못했다.

2021년 10월 5일 나온 ‘앨런 웨이크 리마스터드’도 라이선스 음악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위키피디아는 적는다.

판매 중단에서 스팀 복귀까지는 약 1년 5개월이 걸렸다.

GTA 바이스 시티 — 2012년 11월, 음악 라이선스 문제로 PC 스토어에서 빠졌다

GTA 바이스 시티의 한 장면 - 빨간 셔츠의 주인공이 오토바이 옆에 서 있다
▲ ‘Grand Theft Auto: Vice City’(PC판). 이 게임은 2012년 음악 라이선스 문제로 디지털 스토어에서 한동안 사라졌다. 사진: Rockstar Games (스팀 스토어)
GTA 바이스 시티의 한 장면 - 네온이 켜진 클럽 무대 앞에 선 정장 차림의 주인공
▲ ‘Grand Theft Auto: Vice City’의 클럽 장면. 원본 4:3 비율 스크린샷을 16:9로 잘랐다. 사진: Rockstar Games (스팀 스토어)

바이스 시티는 라디오 방송에 실제 가요를 대거 쓴 게임이다.

2012년 11월 15일 록스타는 서면 성명을 냈고 게임인포머가 이를 보도했다.

원문은 이렇다. “Due to some music licensing issues, we’ve had to temporarily remove Vice City PC from digital stores.” 음악 라이선스 문제로 PC판을 디지털 스토어에서 일시 내렸다는 뜻이다.

록스타는 가능한 한 빨리 다시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도 덧붙였다. Engadget는 록스타가 이 문제가 모바일 이식판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문제의 곡이 무엇인지 록스타는 밝히지 않았다. CinemaBlend는 Fever 105 방송의 마이클 잭슨 ‘Wanna Be Startin’ Somethin’’을 지목했지만 이는 매체의 추정이다.

게임은 돌아왔지만 곡이 줄었다. CinemaBlend는 복귀 기사 제목에 ‘10곡 가까이 빠졌다’고 적었다. 곡의 구체적 목록은 이 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2014년 11월에는 샌안드레아스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Engadget는 11월 10일 스팀 업데이트로 17곡이 라디오에서 빠졌다고 전했다.

같은 17곡이 최근 모바일판에서도 빠져 있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는 라이선스 만료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록스타는 Engadget의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록스타의 공식 설명은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업데이트에서 해상도 옵션이 줄고 저장 파일이 안 불러와진다는 이용자 불만도 나왔다. 다만 원인은 업데이트가 아닐 수 있다고 Engadget는 덧붙였다.

여기서 갈리는 점이 있다. 판매 중단은 구매자를 건드리지 않지만, 곡 삭제 업데이트는 이미 산 사람의 게임을 바꾼다.

GTA 4 — 2018년 4월, 10년 된 계약이 끝나며 곡이 빠졌다

GTA 4의 한 장면 - 노을 진 부두에서 트렁크가 열린 차 옆에 선 주인공
▲ ‘Grand Theft Auto IV: The Complete Edition’. 현재 스팀에서 판매되는 판의 스토어 스크린샷이며, 2018년 곡 삭제 당시의 판과는 다를 수 있다. 사진: Rockstar Games (스팀 스토어)
GTA 4의 한 장면 - 라이브 센트럴 간판 앞에서 경찰차를 모는 주인공
▲ ‘Grand Theft Auto IV: The Complete Edition’의 한 장면. 원본 비율에서 위아래를 잘랐다. 사진: Rockstar Games (스팀 스토어)

2018년 4월에는 GTA 4에서 곡이 줄줄이 빠졌다. TheGamer는 4월 28일 기사에서 이를 전했다.

기사가 인용한 스팀 포럼 목록 기준으로 54곡이 빠졌고 숫자는 계속 늘고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 FM이 기본 게임과 확장팩을 합쳐 15곡으로 가장 많이 빠졌다.

리버티 시티 라디오에서는 데이비드 보위, 블랙 사바스, 스매싱 펌킨스의 곡이 빠졌다고 한다.

이후 11곡이 블라디보스토크 FM에 다시 채워졌다고 기사는 덧붙였다.

기자는 많은 곡의 라이선스가 약 10년짜리였고, 록스타가 갱신 대신 삭제를 택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 설명은 기자의 서술이다.

록스타의 공식 발표는 인용되지 않았다. 플랫폼도 기사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 사례는 단일 매체 보도라 확정적으로 쓰지 않는다. ‘만료로 곡이 빠졌다’는 흐름만 참고용으로 둔다.

포르자 호라이즌 — 공식 사유는 ‘라이선스와 파트너 계약’까지

포르자 호라이즌 4의 한 장면 - 해변 모래 위를 달리는 비틀 레이스카
▲ ‘Forza Horizon 4’. 스토어 판매는 2024년 12월 15일 종료됐다. 사진: Playground Games / Xbox Game Studios (스팀 스토어)
포르자 호라이즌 4의 한 장면 - 오렌지색 클래식카가 고속으로 달리는 모습
▲ 포르자 호라이즌 4의 주행 장면. 이 게임에는 실제 차량과 라이선스 곡이 함께 쓰인다. 사진: Playground Games / Xbox Game Studios (스팀 스토어)
포르자 호라이즌 4의 한 장면 - 빨간 재규어와 파란 오스틴 힐리 클래식카가 마을을 달리는 모습
▲ 포르자 호라이즌 4의 클래식카 주행 장면. 이 게임에는 실제 차량 브랜드가 폭넓게 쓰인다. 사진: Playground Games / Xbox Game Studios (스팀 스토어)

영상: Forza 유튜브 채널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는 이 주제에서 가장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라이선스 때문이라는 점은 공식 확인되지만, 음악 때문이라고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차량 브랜드 계약도 함께 걸려 있다.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는 2024년 6월 25일 포르자 공식 사이트에 공지를 올렸다. 이날 추가 콘텐츠(DLC)가 모두 판매 중단됐다.

공지에는 12월 15일 본편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스팀, 엑스박스 게임패스에서 내려간다고 적혀 있다.

사유는 ‘파트너와의 라이선스 및 계약(licensing and agreements with our partners)’이라고 공식 공지에 나온다. 음악이나 차량을 특정한 문구는 없다.

Engadget는 이 게임에 실제 차량과 라이선스 곡이 많다고 짚었다. 다만 개발사가 음악을 사유로 특정했다는 인용은 없다.

이미 구매한 사람은 오프라인·온라인·멀티플레이를 포함해 평소처럼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고 공지는 밝혔다.

12월 15일 이후 구입한 실물 디스크도 온라인 기능이 작동한다고 한다.

Engadget는 서버가 당분간 유지된다고 전했다. 시즌형 ‘페스티벌 플레이리스트’는 7월 25일 시작한 시리즈 77이 8월 22일 끝나며 마무리됐다.

게임패스 요금제로 DLC를 산 일부 이용자에게는 본편 이용권이 지급됐다. 이용권은 2026년 6월 25일부터 만료되기 시작한다.

앞선 시리즈 작품도 판매가 끝났다.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포르자 호라이즌 2는 2018년 9월 30일 판매 종료(end of life)가 예고됐다. 턴 10이 8월 17일 포르자 모터스포츠 블로그에 올린 공지로 알려졌다. 공지는 사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보도다.

포르자 호라이즌 3는 2020년 9월 27일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게임과 추가 콘텐츠 판매가 끝났다. 개발사 계정은 ‘수명 종료(End of Life)’라고만 안내했다는 보도다.

두 사례 모두 사유를 음악으로 확인한 공식 설명은 확인되지 않는다. Windows Central 등이 라이선스 만료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추정이다.

작품판매 종료공식 사유음악 때문이라는 확인
포르자 호라이즌 2 2018년 9월 30일(예고) 사유 설명 없음(수명 종료 안내) 없음. 매체 추정
포르자 호라이즌 3 2020년 9월 27일(MS 스토어) 수명 종료 안내(사유 설명 없음) 없음. 매체 추정
포르자 호라이즌 4 2024년 12월 15일(MS 스토어·스팀·게임패스) 라이선스와 파트너 계약 음악 특정 없음. 차량·음악 둘 다 가능성

▲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 판매 종료와 사유 확인 범위(2026년 10월 28일 기준)

한눈에 보는 사례 정리

확인 수준을 기준으로 표로 정리했다.

‘공식 확인’은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직접 음악 라이선스를 거론한 경우다.

게임시점일어난 일음악 사유의 확인
GTA 바이스 시티(PC) 2012년 11월 디지털 스토어에서 일시 제외, 복귀 시 곡 일부 삭제 공식 확인(록스타 성명, 게임인포머). 곡명은 매체 추정
GTA 샌안드레아스(스팀) 2014년 11월 업데이트로 17곡 삭제 매체 추정(Engadget), 록스타 무응답
앨런 웨이크 2017년 5월 16일 제외, 2018년 10월 25일 복귀 스팀·엑스박스 판매 중단 후 재협상 공식 확인(레메디 포럼 공지)
GTA 4 2018년 4월 54곡 이상 삭제(스팀 포럼 집계) 매체 보도(TheGamer), 록스타 입장 없음
포르자 호라이즌 4 2024년 12월 15일 스토어 판매 종료, 구매자는 이용 유지 라이선스까지만 공식 확인, 음악은 미확인

▲ 음악 라이선스 관련 판매 중단·곡 삭제 사례와 확인 수준

✅음악 라이선스 이슈를 읽는 법
1. 판매 중단은 신규 구매만 막는다. 구매자는 보통 계속 쓴다
2. 곡 삭제 업데이트는 이미 산 사람의 게임을 바꾼다
3. ‘라이선스 때문’이라는 발표와 ‘음악 때문’이라는 확인은 다르다. 차량·상표 계약도 있다
4. 곡명·곡 수는 대개 팬 집계나 매체 보도다. 개발사가 확인했는지 본다
5. 복귀 가능성은 재협상 비용에 달려 있다. 앨런 웨이크는 복귀했지만 모든 게임이 그렇지는 않다

남는 질문 — 곡이 사라지면 같은 게임인가

앨런 웨이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협상해 돌아왔다. 바이스 시티는 돌아왔지만 곡이 줄었다.

포르자 호라이즌 4는 구매자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신규 구매는 열려 있지 않다.

이 사례들이 공통으로 보여 주는 것은 하나다. 음악은 게임 데이터이면서 동시에 기한이 있는 계약이다.

디지털 게임 소유권이 어떤 구조에서 흔들리는지는 디지털 게임 소유권 기획에서 다뤘다.

최근 시리즈 소식이 궁금하다면 포르자 호라이즌 6 첫 확장팩 기사를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