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재팬에서 나온 발표 중 가장 사연 많은 건 게임 자체의 신규 정보가 아니라 '드디어 나온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페이트/엑스트라 레코드'는 한때 예약 판매가 전액 환불되고 발매가 무기한 연기됐던 프로젝트다. 2020년 첫 발표 이후 6년 가까이 이어진 표류 끝에, 이 리메이크는 마침내 2027년 1월 28일이라는 확정 발매일을 손에 넣었다.
2020년 발표, 그리고 긴 침묵
'페이트/엑스트라 레코드'는 2010년 PSP로 출시된 던전 RPG '페이트/엑스트라'의 완전 리메이크다. 2020년 타입문 산하 스튜디오 BB에서 개발을 맡아 처음 공개됐을 당시만 해도 이르면 2021~2022년 출시가 점쳐졌지만, 이후 몇 년간 이렇다 할 진척 소식 없이 침묵이 이어졌다.
그사이 팬들 사이에서는 '개발 중단 아니냐'는 의심이 계속 제기됐다. 발표 이후 몇 차례의 짧은 티저만 나왔을 뿐, 발매일은커녕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조차 공개되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2026년 3월, 반다이남코의 이탈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26년 3월 16일, 퍼블리셔였던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페이트/엑스트라 레코드' 퍼블리싱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공식 발표했다. 발매는 무기한 연기됐고, 이미 들어와 있던 예약 구매는 전액 환불 처리됐다.
게임업계에서 대형 퍼블리셔가 발매 임박 시점도 아닌 상태에서 퍼블리싱을 완전히 포기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이 소식은 사실상 프로젝트의 사망 선고처럼 받아들여졌고, 개발 자체가 중단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8월 31일, 아니플렉스가 구했다
반전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찾아왔다. 2026년 8월 31일, 아니플렉스가 새 퍼블리셔로 나서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시에 개발에는 새로운 스튜디오 '메테오라이즈'가 합류하며 팀을 보강했다.
다만 이 발표는 씁쓸한 소식과 함께였다. 스튜디오 BB의 디렉터였던 니이노 카즈야가 같은 날 스튜디오를 떠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니이노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미 프로젝트에서 손을 뗀 상태였다고 설명했고, 이후 개발은 새 체제로 넘어갔다.
결과적으로 이 재정비가 효과를 봤다. 발표로부터 사흘 뒤 열린 이번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2027년 1월 28일이라는 확정 발매일이 공개된 것이다. 표류하던 프로젝트가 새 퍼블리셔를 만난 지 며칠 만에 구체적인 출시 계획을 들고 나온 셈이다.
정작 게임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우여곡절과 별개로, 공개된 게임 콘텐츠 자체는 원작의 매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다듬어졌다. '문의 성배전쟁'을 배경으로 한 원작 시나리오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주얼과 사운드를 전면 재구성했고, 턴제 전투의 핵심이던 커맨드 카드 시스템도 전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질됐다.
플랫폼은 PS5·PS4·닌텐도 스위치 2·닌텐도 스위치·스팀(PC)까지 폭넓게 지원한다. 표류하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정식 출시 이후 이 게임이 실제로 얼마나 원작의 팬덤과 신규 유저 모두를 만족시킬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