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S 5는 전력을 최대 50% 더 먹고, 저사양에서는 프레임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그 부담을 옆에 꽂은 다른 그래픽카드에 떠넘기면 어떨까. 한 개발자가 실제로 해냈다. 결과는 44프레임이 70프레임으로 돌아왔다. 덤으로 GPU 온도가 21°C 내려갔다.

발상 자체는 단순하다

영상: NVIDIA GeForce 유튜브 채널

만든 사람은 마르셀로 기부다. 프로젝트 이름은 '뉴럴 코프로세서(Neural Coprocessor)', 실제 동작을 맡는 부품은 'MGPU 브리지'라는 ReShade 애드온이다.

핵심 근거는 기술의 성격에 있다.

DLSS 5의 신경 렌더링은 후처리다. 게임 렌더링이 전부 끝난 프레임에 마지막으로 얹히는 단계다.

그렇다면 같은 카드에서 돌 이유가 없다. 완성된 프레임만 넘겨주면 다른 카드가 처리해도 결과는 같다.

동작 방식이 여기서 나온다. 첫 번째 GPU가 게임을 평소대로 렌더링하고, 프레임이 완성되면 두 번째 GPU로 넘긴다.

두 번째 카드가 신경 렌더링만 수행하고, 처리된 화면을 그 카드에 연결된 모니터로 직접 출력한다.

구조를 보면 옛날 피직스 전용 GPU와 비슷하다. 물리 연산만 별도 카드에 맡기던 방식의 현대판인 셈이다. 다만 SLI처럼 두 카드가 한 프레임을 나눠 그리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돌아왔나

검은 배경에 놓인 지포스 RTX 5060 Ti 그래픽카드
▲ 측정에는 같은 모델 두 장이 쓰였다. 사진: ZMASLO (CC BY 3.0)

측정은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1920×1080에서, RTX 5060 Ti 16GB 두 장으로 진행했다.

DLAA 모드가 가장 극적이다. 주 GPU에서 신경 렌더링을 켜면 67~70프레임이 44프레임으로 떨어진다.

이를 두 번째 카드로 넘기자 67~70프레임으로 돌아왔다. 잃었던 성능이 사실상 전부 복구된 것이다.

퀄리티 모드는 54~55프레임에서 91프레임으로, 퍼포먼스 모드는 59프레임에서 106~107프레임으로 올랐다.

보도에 인용된 최대 상승폭은 127%다. 다만 이 수치는 측정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위의 개별 수치를 기준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온도 이야기도 있다. 부하가 두 카드로 나뉘면서 GPU 온도가 21°C 낮아졌다고 제작자는 밝혔다.

시연 영상에는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의 시네마틱과 '사이버펑크 2077'이 쓰였다.

따라 하기엔 조건이 까다롭다

MGPU 브리지 사용 조건과 제약 정리
▲ 모니터 두 대가 필요하다는 점이 특히 걸린다. 그래픽: GamTrend

인상적인 결과지만 지금 당장 쓰기는 어렵다.

우선 DirectX 12 게임만 지원한다. DX11이나 불칸은 대상이 아니다.

다음으로 RTX 50 시리즈 두 장이 필요하다. 서랍에 있던 구형 카드를 보조로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는 뜻이다.

가장 걸리는 조건은 모니터다. 각 GPU에 모니터를 따로 연결해야 한다. 화면 두 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개인이 만든 비공식 애드온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공식 기능이 아니고, 온라인 게임에서는 안티치트와 충돌할 위험도 있다.

제작자는 방법과 시행착오를 깃허브에 함께 공개했다. 재현과 검증을 열어 둔 셈이다.

이 실험이 던지는 질문

실용성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실험이 무엇을 증명했느냐다.

신경 렌더링의 부하가 분리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렌더링 파이프라인의 마지막 단계라면, 굳이 같은 칩이 처리할 이유가 없다.

이 발상을 확장하면 여러 방향이 열린다. 향후 그래픽카드가 신경 연산 전용 블록을 따로 두거나, 별도 가속 장치가 그 역할을 맡는 구조도 상상할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그래픽카드 두 장은 지금 가격에서 결코 가벼운 선택이 아니다.

전력 소비 역시 두 배에 가까워진다. 앞서 5090 사례처럼 DLSS 5가 전력을 크게 늘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카드 한 장에 몰지 않는 편이 오히려 안전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시도는 엔비디아가 풀어야 할 숙제를 이용자가 대신 짚어 준 사례에 가깝다. DLSS 5의 성능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MGPU 브리지 요약
제작: 마르셀로 기부 · 프로젝트명 '뉴럴 코프로세서'
형태: ReShade 애드온 — 완성된 프레임만 두 번째 GPU로 넘긴다
측정: 던워커 1080p · RTX 5060 Ti 16GB ×2
결과: DLAA 44 → 67~70fps · 퍼포먼스 59 → 106fps · GPU 온도 21°C 하락
조건: DX12 전용 · RTX 50 두 장 · 모니터 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