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도구로 서로 다른 게임을 합친 '매시업 모드' 영상이 X(옛 트위터)에 한꺼번에 쏟아졌다. 모더들이 먼저 화를 냈다. 그 사이 베데스다와 액티비전은 AI로 만든 프로젝트 두 건에 직접 제동을 걸었다. '폴아웃: 뉴욕'은 제작자가 베데스다의 중지 서한을 받았다며 접었고, '모던 워페어 2' 디컴파일 영상은 저작권자 신고로 가려졌다. 같은 시기 토탈 워: 워해머 3의 인기 모드 제작자는 AI 재업로드를 막겠다며 모드를 일부러 망가뜨렸고, N64 게임 PC 포트(리컴파일) 커뮤니티에서는 'AI 불사용' 선언이 이어졌다.
한눈에 보는 흐름 — 9월 28일부터 10월 5일까지
개별 사건으로 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보도를 날짜순으로 놓으면 한 줄로 이어진다.
AI 코딩 도구가 게임을 분해해서 다른 게임과 이어 붙이는 일이 눈에 띄게 쉬워졌다. 그 결과물이 SNS에서 터지자, 모더·원작 회사·리컴파일 개발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한 것이다.
아래 표의 날짜는 각 매체가 밝힌 현지 기준이며, 내용은 모두 해당 보도에 근거한다.
| 날짜 | 사건 | 무대 | 출처 |
|---|---|---|---|
| 9월 16~17일 | 젤다 '시간의 오카리나' PC 포트 팀이 AI 도구 사용을 인정하고 팬 반발 | 깃허브·디스코드 | Kotaku (9/17) |
| 9월 28일 | AI로 만든 브라우저 게임 '폴아웃: 뉴욕' 영상 공개, 조회수 350만 이상 | X | Kotaku (10/3) |
| 9월 30일 | AI 에이전트로 MW2 소스를 디컴파일 중이라는 게시물 등장 | X | Kotaku (10/3) |
| 10월 1일 | '폴아웃: 뉴욕' 제작자가 중지 서한 수신 사실을 알리고 프로젝트 중단 | X | Kotaku, Insider Gaming |
| 10월 1일 | 'Zelda: Recompiled'·'Banjo: Recompiled' 팀이 AI 제작 리컴파일과 선 긋기 | 블루스카이 등 | Kotaku (10/5) |
| 10월 4일 이전 | 'SFO: Grimhammer III' 제작자가 AI 재업로드를 막으려 모드를 의도적으로 손상 | 스팀 워크샵·패트리온 | PC Gamer (10/4) |
| 10월 4일 | 매시업 모드 범람에 모더들 분노 보도 | X | Eurogamer (10/4) |
▲ AI 바이브 코딩 관련 논란 타임라인 (각 매체 보도 기준)
'바이브 코딩'이란 — 그리고 매시업 모드가 터진 이유
영상: Bethesda Softworks 유튜브 채널
바이브 코딩은 개발자가 만들고 싶은 것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거대언어모델(LLM)이 소스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개발 방식을 말한다. 위키백과는 생성된 코드를 꼼꼼히 검토하지 않고 결과물과 후속 지시만 보며 고쳐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Eurogamer는 이번 유행이 불과 일주일 사이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전했다. 'Claude Opus 5.5'의 토큰 비용이 낮아지고 코드 생성 능력이 좋아져서, 모델에 게임을 가리켜 디컴파일시키고 전혀 다른 요소를 끼워 넣기가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에 넣은 영상,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스카이림에 옮긴 영상,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으로 배트맨: 아캄 시티의 고담을 누비는 영상이 꼽혔다.
다만 결과물의 완성도는 들쭉날쭉하다고 Eurogamer는 짚었다. 적이 플레이어를 무시하거나 우주선이 비스듬히 날면서 정면으로 쏘는 등 기본기부터 흔들리는 영상도 있었다.
모더들의 반응 — "창의적인 구석이 없다"
Eurogamer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반발에는 AI를 직접 쓰는 모더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활동명 kran27_이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자신도 모딩에 AI를 쓴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면서도, 이 유행은 싫다고 밝혔다. 순수한 슬롭(slop)일 뿐 창의적인 구석이 전혀 없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모더 discountmodder는 이 상태가 모딩의 영구적인 모습이 된다면 이번이 마지막 프로젝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AI 슬롭 공장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다는 이유다.
Eurogamer는 이 매시업들이 아직 넥서스 모드 같은 모딩 플랫폼에는 올라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IGN은 그 이유로 관심 부족보다 권리 문제를 꼽았다고 한다.
Eurogamer는 지금 상황을 'X에서의 조회수 장사'에 가깝다고 보면서도, 모딩이 무엇인지 자체를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 흐름을 처음 보도한 매체는 IGN이다.
베데스다와 액티비전 — 중지 서한과 저작권 신고
Kotaku는 10월 3일, 베데스다와 액티비전이 서로 다른 AI 프로젝트 두 건에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소속이다.
첫 번째는 '폴아웃: 뉴욕'이다. 활동명 ChrisFirst가 9월 28일 X에 올린 영상에서, 이 프로젝트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폴아웃 풍 게임을 브라우저에서 돌리는 형태였다. Claude Opus 5.5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퀘스트, 대화 트리, V.A.T.S., 작동하는 핍보이가 있고 텍스처 파일과 사운드 파일은 하나도 없으며 모든 건물과 무기, 얼굴, 소리를 코드로 생성한다고 소개했다.
첫 게시물은 조회수 350만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10월 1일 그는 베데스다에서 중지 서한(cease and desist)으로 보이는 문서를 받았다며 프로젝트를 접겠다고 밝혔다.
Kotaku는 이를 '중지 서한을 받았다고 한다(alleged)'고 표현했다. 서한 원문은 보도에 공개되지 않았다.
Insider Gaming은 제니맥스 법무팀이 상표권자로서 무단·침해 사용을 감시하고 대응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프로젝트 페이지는 비공개로 바뀌었다.
tbreak는 서한이 'fallout.nyc' 도메인도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도메인에 상표가 들어 있고 사이트에 저작물이 담겼다는 취지다. 같은 매체는 이번 조치가 법원 판단이 아니라 '집행 조치'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MW2 디컴파일 영상은 '저작권자 신고'로 가려졌다
영상: Call of Duty 유튜브 채널
두 번째 사건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쪽이다. Kotaku에 따르면 마우리체 호이만(Maurice Heumann)은 9월 30일 X에 AI로 PC판 오리지널 MW2의 소스 코드를 디컴파일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에이전트 17개를 병렬로 돌리고 있으며 게임이 거의 완전히 플레이 가능해졌다고 적었다. 킬스트릭 장면 클립도 함께 올렸다.
이후 해당 클립은 '저작권자의 신고에 따라 미디어가 비활성화됐다'는 X의 안내 문구로 바뀌었다. 코드를 올렸다는 사이트 링크도 접속이 되지 않았다고 Kotaku는 전했다.
Kotaku는 이 조치의 배경에 액티비전이 있다고 서술했다. 다만 신고 주체가 액티비전이라고 X가 직접 밝힌 것은 아니다. 화면에 뜬 문구는 '저작권자'뿐이다.
Kotaku는 게임 퍼블리셔들이 AI 회사를 상대로 법적 싸움에 나선 적은 아직 없다고 짚었다. 할리우드 일부 회사와 대비되는 점이다. 개별 프로젝트를 하나씩 막는 대응이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다고도 평가했다.
'법적 조치'라고 부르기 전에 짚어둘 것
이번 두 건은 모두 법원 판단이 아니다. 하나는 중지 서한이고, 다른 하나는 SNS 플랫폼에 접수된 저작권 신고다.
보도 범위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여기까지다. 해당 프로젝트가 저작권이나 상표권을 실제로 침해했는지는 법적 판단의 영역이며, 이 글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 베데스다, 액티비전이 이 건에 공식 입장을 낸 사실은 확인한 보도에 없다. Destructoid는 기사에 세 회사의 직접 입장이 없다고 적었고, tbreak도 마이크로소프트·액티비전·앤트로픽의 반응이 없다고 전했다.
Claude를 만든 앤트로픽이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는 보도도 확인되지 않는다.
Kotaku가 소개한 반응 중에는 개인만 막고 기술은 건드리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이를 두고 '냅스터 대 음반 업계 2.0'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한 이용자의 평가다.
스팀 워크샵에서는 — 모드를 일부러 망가뜨린 제작자
영상: Total War 유튜브 채널
PC Gamer는 10월 4일, 토탈 워: 워해머 3의 인기 총체적 개편 모드 'SFO: Grimhammer III'의 제작자 Venris가 모드를 일부러 손상시켰다고 보도했다.
배경은 이렇다. 워해머 3 DLC '엔드 타임의 군주들'이 나오면서 모드들이 버전 9.0에 맞춰 갱신돼야 했다. SFO 팀도 호환 작업 중이었다.
그 사이 누군가가 AI로 호환 작업을 해서 모드를 자기 이름으로 다시 올린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PC Gamer는 이런 AI 코딩 파생 모드가 스팀 워크샵에 널려 있고, 대개 어색한 AI 이미지가 붙어 있다고 적었다.
Venris는 패트리온에 글을 올렸다. 무단 재업로드가 늘고 그 과정에 AI가 쓰이는 탓에, 이런 업로드에서는 작동하지 않도록 모드를 의도적으로 손상시켰다는 내용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모드를 비공개로 돌리겠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이 모드가 10년 가까운 열정의 결과물이며, 허락 없이 가져가는 것, 특히 AI 관련 목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가 아니라 모더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모드는 앞으로도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PC Gamer는 이 임시 조치가 문제를 알리는 효과를 냈고, Venris가 이후 모드를 복원했다고 전했다. Venris는 패트리온에서 게임 버전 8.1.1용 작동 버전을 스팀에 복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지해 준 커뮤니티에 감사를 전했다.
리컴파일 커뮤니티 — 'AI 사용'을 둘러싼 두 갈래 논쟁
게임 코드를 분석해 PC용으로 다시 만드는 '디컴파일·리컴파일'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갈등이 불거졌다. 다만 갈래가 둘이라 구분해서 봐야 한다.
하나는 '시간의 오카리나' PC 포트 'Ship of Harkinian'을 만드는 Harbour Masters 팀 이야기다. Kotaku는 9월 16일 PC 게이밍 위키에 이 팀의 포트들에 AI 생성 코드가 많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와 SNS에서 퍼졌다고 전했다.
팀은 구성원들이 챗GPT·깃허브 코파일럿·Claude 같은 AI 도구를 수년째 써 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반면 '바이브 코딩이나 AI 슬롭'이라는 주장은 부인하며, 모든 코드를 사람이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생성 AI는 쓰지 않고 앞으로도 쓰지 않겠다는 입장도 냈다.
구성원 한 명은 AI 사용 흔적이 없는 버전이 어느 것인지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답변이 팬들의 실망을 키웠다.
다른 하나는 최근 불거진 'AI 리컴파일' 논란이다. Kotaku 10월 5일 보도에 따르면 'Banjo-Tooie Recompiled'라는 프로젝트가 AI로 만든 코드를 쓴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이 프로젝트를 소개한 유튜브 채널이 처음에는 바이브 코딩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Banjo: Recompiled'를 작업한 개발자 DarioSamo가 10월 1일 이를 지적했다.
그는 Banjo-Tooie 리컴파일이 자신들과 무관하며 전적으로 AI가 만들었다고 밝혔다. 'Zelda: Recompiled'와 'Banjo: Recompiled'는 둘 다 분명한 'AI 불사용' 입장이며, 앞으로도 AI로 작업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런 프로젝트를 'slopcomp'(슬롭컴프)라고 불렀다. 기존 패치 체계를 무시한 채 코드 전체를 잘못된 쪽에서 덮어쓰는 방식이라 모딩 유지가 어렵다는 기술적 비판도 곁들였다.
사람이 만든 디컴프·리컴프 목록을 따로 정리하는 팬도 나왔다. Kotaku는 이를 AI 포트의 범람에 대한 커뮤니티식 대응이라고 소개했다.
모딩 플랫폼의 AI 정책 — 넥서스 모드는 어디까지 왔나
Eurogamer는 넥서스 모드의 2023년 AI 생성물 정책을 인용했다. 권리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에셋을 쓸 명시적 허가가 없다면 이런 도구를 쓰지 말라고 권고하는 내용이다.
Eurogamer는 X에서 도는 대부분의 매시업이 제작자에게 권리가 없는 디컴파일 코드와 에셋에 기댄다고 지적했다. 넥서스 정책이 애초에 배제하려던 상황이라는 것이다.
넥서스 모드는 올해 7월 31일 생성형 AI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Shacknews에 따르면 AI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지만 모드를 세 가지로 나눠 태그를 달도록 했다.
'AI 생성 콘텐츠'는 AI가 만든 코드·UI·음성·대사·번역·음악·인게임 에셋이다. 'AI 미디어'는 홍보 이미지·썸네일·영상·설명문처럼 게임 밖 요소다. 'AI 보조'는 개발자 주도 작업에 AI가 제한적으로 개입했거나 업스케일링 정도로 쓴 경우다.
태그를 제대로 달지 않으면 조치 대상이 되고, 태그 제도를 고의로 악용한 사실이 입증되면 즉시 제재한다는 것이 넥서스의 입장이다.
스팀 워크샵의 AI 정책은 공식 페이지에서 별도 규정을 확인하지 못했다. 스팀의 AI 공시 제도는 게임 입점 단계에서 적용되며, 시행 이후 7,300개 넘는 게임이 AI 표기를 단 현황은 스팀 게임슬롭 데이터 기사에 정리돼 있다.
넥서스 모드를 둘러싼 운영 환경 변화는 넥서스 모드의 스팀DB 인수 기사에서 다룬 바 있다.
이 흐름이 남기는 질문
이번 사건들에서 반복되는 구도가 하나 있다. AI가 제작 문턱을 낮추자 가장 먼저 부딪친 상대는 원작 회사와 기존 창작자 커뮤니티라는 점이다.
원작 회사는 중지 서한과 신고로 각자 대응하고 있다. 모더와 리컴파일 개발자는 'AI 불사용'을 신뢰의 표식으로 내세운다. 플랫폼은 태그와 공시로 선을 긋는 중이다.
다만 AI 사용 자체를 둘러싼 입장은 한 덩어리가 아니다. kran27_처럼 AI를 쓰면서도 이 유행은 싫다는 모더가 있고, Harbour Masters처럼 보조 도구로 쓰되 검토한다는 팀이 있다.
결국 쟁점은 '쓰느냐 마느냐'보다 '누구의 작업물을, 어떤 권리로, 얼마나 투명하게 가져다 쓰느냐'에 가깝다. 이 부분은 앞으로 플랫폼 정책과 법원 판단이 쌓여야 선명해질 것이다.
게임 업계 전반의 AI 반발 수위는 GDC 2026 개발자 설문 기사에서, 캡콤이 구상하는 AI 세대 엔진은 RE 엔진 진화 계획 기사에서 볼 수 있다. 게임에 대한 AI 표시 의무 논의는 AI 기본법 관련 기사가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