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이 1986년 첫 작품 이후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게임마다 공식 아트워크와 실제 게임 속 모습을 나란히 놓고 링크의 변천사를 짚어봤다. 8비트 도트 소년으로 시작해, 지금은 사실적인 개방형 세계를 누비는 영웅까지 — 40년의 기록이다.
1986년 — '젤다의 전설', 원형이 된 첫 모습
시리즈의 시작은 1986년 패미컴(NES)용 '젤다의 전설'이다. 초록색 튜닉과 방패, 검이라는 링크의 기본 아이덴티티가 이 첫 작품에서부터 확립됐다.
당시 하드웨어 한계로 실제 게임 화면은 몇 개의 픽셀로 단순화됐지만, 공식 아트워크는 이후 시리즈 전체가 참고하는 원형이 됐다.
1987년 — '링크의 모험', 이례적인 횡스크롤 액션
1987년 '링크의 모험(젤다 II)'은 시리즈에서 이례적으로 횡스크롤 액션 RPG 형식을 시도했다. 경험치와 레벨업 개념이 처음 도입된 작품이기도 하다.
1991년 — '신들의 트라이포스', 2D 젤다의 표준
1991년 '신들의 트라이포스(A Link to the Past)'는 톱다운 시점 액션 어드벤처의 틀을 완성해 이후 2D 시리즈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한 하이리안 실드와 마스터 소드 디자인은 이후 시리즈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재사용되는 상징이 됐다.
1993년 — '꿈꾸는 섬', 게임보이 최초의 젤다
1993년 '꿈꾸는 섬(Link's Awakening)'은 휴대용 게임보이로 처음 나온 젤다 시리즈다. 흑백 화면이었던 만큼 실제 게임 속 링크는 회색조로 표현됐지만, 공식 아트워크(본 기사 상단 대표 이미지)는 컬러로 그려져 있었다. 위 게임 화면은 이후 나온 컬러 리메이크판 '꿈꾸는 섬 DX'의 것이다.
이 시기까지, 즉 1986년부터 1993년까지 시리즈의 링크는 모두 도트 그래픽으로 그려졌다.
1998년 — '시간의 오카리나', 3D로의 도약
영상: Nintendo of America 유튜브 채널
1998년 닌텐도64로 나온 '시간의 오카리나'는 링크를 처음으로 3D 폴리곤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어린 링크와 어른 링크, 두 가지 모습을 오가는 성장 서사는 이후 시리즈의 단골 소재가 됐다.
이 작품은 게임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명작으로 평가받으며, 2026년에는 이 작품의 완전 리메이크판이 새로 공개되기도 했다.
2000년 — '무쥬라의 가면', 가면을 쓴 링크
'시간의 오카리나' 개발진이 짧은 기간 안에 이어 만든 2000년 '무쥬라의 가면'은 오카리나와 같은 링크 모델을 쓰면서도 전혀 다른 색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의 핵심은 가면 변신이다. 링크는 데쿠 가면, 고론 가면, 조라 가면 등을 써서 각기 다른 종족으로 변신하며, 이는 시리즈에서 지금까지도 손꼽히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남아 있다.
2002년 — '바람의 지휘봉', 카툰 셰이딩의 등장
2002년 게임큐브로 나온 '바람의 지휘봉'은 파격적인 카툰 셰이딩(cel-shading) 그래픽으로 시리즈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만화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독보적인 비주얼 스타일로 재평가받았다.
이 카툰풍 링크는 이후로도 한동안 이어졌다. 2004년 '4개의 검+'와 '이상한 모자', 2007년 '몽환의 모래시계', 2009년 '대영단의 기적'까지, 게임큐브·GBA·닌텐도DS를 오가며 같은 화풍의 링크가 계속 등장했다.
2006년 — '황혼의 공주', 가장 사실적인 링크
'바람의 지휘봉'의 만화적 스타일과 정반대로, 2006년 '황혼의 공주'는 시리즈에서 가장 사실적이고 어두운 톤의 링크를 선보였다. 닌텐도가 성인 이용자층까지 겨냥해 만든 작품으로 꼽히며, Wii U로 HD 리마스터되기도 했다.
2011년 — '스카이워드 소드', 마스터 소드의 기원
2011년 Wii로 나온 '스카이워드 소드'는 하늘에 떠 있는 섬 '스카이 로프트'를 배경으로 한다. 시리즈 공식 연대기상 가장 앞선 시점의 이야기를 다뤄, 링크와 마스터 소드의 기원을 보여준다. 모션 조작을 적극 활용한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었다.
2013년 — '신들의 트라이포스 2', 벽 속으로
2013년 닌텐도 3DS로 나온 '신들의 트라이포스 2(A Link Between Worlds)'는 1991년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하이랄을 그대로 계승한 간접 후속작이다. 톱다운 시점의 2D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3D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2017년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판을 뒤엎다
2017년 닌텐도 스위치와 함께 등장한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시리즈를 완전히 개방형 오픈월드 구조로 재설계했다. 정해진 순서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도는 이후 오픈월드 장르 전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 '꿈꾸는 섬' 리메이크, 장난감 상자 속 세계
영상: Nintendo of America 유튜브 채널
1993년 게임보이로 나왔던 '꿈꾸는 섬'은 2019년 닌텐도 스위치로 리메이크되며 완전히 새로운 비주얼을 얻었다. 이전의 어떤 젤다 시리즈와도 다른 개성을 보여줬다.
2023년 — '눈물의 왕국', 하늘과 땅속까지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직접적인 후속작인 '눈물의 왕국'(2023)은 하이랄의 하늘과 땅속까지 무대를 넓혔다. 링크는 '조나우 장치'를 조합해 탈것과 무기를 직접 만들어내는 창작형 게임플레이를 새로 얻었다. 두 작품 모두 평단과 이용자 양쪽에서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2024년 — '에코 오브 위즈덤', 정작 주인공은 젤다
2024년 작품 '에코 오브 위즈덤'은 이 총정리에서 가장 이례적인 사례다. 시리즈 최초로 링크가 아닌 젤다 공주가 메인 주인공을 맡기 때문이다.
링크는 초반 튜토리얼에서 짧게 조작할 수 있을 뿐, 곧바로 '에코의 균열'에 붙잡혀 이야기 내내 구출을 기다리는 처지가 된다. 다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젤다가 '링크의 에코'를 소환해 전투에 활용할 수 있고, '검의 힘' 에코를 사용하면 젤다 스스로 초록 튜닉과 하이리아 방패를 갖춘 '소드파이터' 형태로 변신해 시각적으로 링크와 흡사한 모습으로 싸울 수도 있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주인공 자리를 내준 링크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시리즈의 다음 40년이 어떤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실험으로도 읽힌다.
40년째 변하지 않은 것
그래픽 스타일도, 시점도, 톤도 작품마다 크게 달라져 왔지만 초록 튜닉, 뾰족한 모자, 검과 방패라는 링크의 핵심 실루엣만큼은 40년째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닌텐도는 이번 40주년을 맞아 '시간의 오카리나' 완전 리메이크를 오는 11월 5일 새롭게 선보인다. 40년 전 그 초록 옷의 소년이, 이번엔 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지켜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