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길이가 드디어 숫자로 나왔다. CD프로젝트 레드가 '위쳐 4'의 출시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공개했다. 게임스컴 2026 개막을 앞두고 나온 발표다. 다만 두 가지를 함께 짚어야 한다. 2028년은 확정 날짜가 아니라 목표이고, 이번 게임스컴에 위쳐 4는 출품되지 않는다.

2028년 — 날짜가 아니라 창구다

미하우 노바코프스키 발언 인용 그래픽
▲ 노바코프스키는 소셜 미디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출시 목표를 밝혔다. 그래픽: GamTrend

발표는 보도자료가 아니라 짧은 영상 메시지로 나왔다. CD프로젝트 레드 공동 CEO 미하우 노바코프스키가 게임스컴을 앞두고 소셜 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직접 말했다.

플랫폼은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X|S, PC다. 2024년 게임 어워드에서 시네마틱 영상으로 처음 공개된 이후, 출시 시점이 공식적으로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의할 점은 표현이다. 회사가 쓴 단어는 '목표(targeting)'다. 특정 월이나 날짜가 아니라 연 단위 창구를 제시한 것으로, 개발 상황에 따라 조정될 여지를 남겨둔 표현이다.

노바코프스키 본인도 기다림이 길다는 점을 먼저 인정했다. "기다림이 길다는 걸 압니다. 더 빨리 플레이하고 싶겠죠. 하지만 팀이 요리하게 두세요. 기다린 값은 할 겁니다"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팀이 요리하게 두라(let the team cook)'는 표현은 서구권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달라"는 뜻으로 쓰이는 관용구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데 대한 해명이자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실제로 남은 개발 기간은 짧지 않다. 지금부터 따져도 2년 이상이 남아 있다.

게임스컴 부스에 오르는 건 위쳐 4가 아니다

CD프로젝트 레드 위쳐 시리즈 출시 일정 그래픽
▲ 확장팩이 2027년, 본편이 2028년 순서다. 그래픽: GamTrend
게임스컴 전시장 무대
▲ 위쳐 4 대신 위쳐 3 확장팩이 게임스컴 무대에 오른다. 사진: 게임스컴

출시 창구를 공개하면서도 CD프로젝트 레드는 이번 게임스컴에서 위쳐 4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대신 무대에 오르는 건 위쳐 3의 신규 확장팩 '송 오브 더 패스트'다. 게임플레이 정식 공개가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현지 8월 25일, 한국 시간으로는 8월 26일 새벽이다.

쾰른메세 8홀의 CD프로젝트 레드 부스에서도 이 확장팩이 전면에 배치된다. 출시는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다만 노바코프스키는 여지를 조금 남겼다. 게임스컴 기간 라이브 쇼에서 "서프라이즈가 한두 개"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위쳐 4가 아닌 다른 프로젝트 쪽 이야기라는 단서를 달았다.

정리하면 순서가 명확해진다. 2027년 확장팩으로 위쳐 3의 세계를 한 번 더 열고, 2028년에 본편을 내놓는 구도다.

출시가 2년 남은 게임을 굳이 지금 시연하지 않는 판단은 최근 대형 스튜디오들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완성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공개했다가 기대치만 올려놓고 실망을 사는 사례가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500명이 매달린 '가장 크고 야심찬 게임'

위쳐 4 언리얼 엔진 5 테크 데모 풍경
▲ 지난해 공개된 언리얼 엔진 5 테크 데모. 시리즈 최초로 자체 엔진 대신 UE5를 쓴다. 사진: CD프로젝트 레드
위쳐 4 게임 디렉터 세바스티안 칼렘바
▲ 게임 디렉터 세바스티안 칼렘바가 공개 영상의 연출 의도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사진: CD프로젝트 레드

개발 규모도 함께 공개됐다. 500명 이상의 개발자가 투입돼 있다.

이는 앞서 회사가 공개한 개발 현황과도 맞아떨어진다. 8월 초 기준 위쳐 4 투입 인력은 513명으로 집계됐다. 사이버펑크 2077 후속작 등 다른 프로젝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이다.

회사는 위쳐 4를 "지금까지 만든 것 중 가장 크고 가장 야심찬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작품은 게롤트가 아니라 시리가 주인공인 새 사가의 출발점이다. 시리즈의 얼굴을 바꾸는 전환이라, 규모만큼이나 부담도 큰 프로젝트다.

엔진 역시 바뀌었다. 자체 개발한 레드엔진 대신 언리얼 엔진 5를 쓴다. 지난해 공개된 테크 데모는 그 전환의 결과물을 미리 보여준 자료였다.

2028년이라는 숫자의 무게

위쳐 4 2028년 출시 목표 로고 이미지
▲ CD프로젝트 레드가 공개한 출시 창구는 2028년이다. 사진: CD프로젝트 레드
위쳐 4 시네마틱 예고편 제작 비하인드
▲ 첫 공개 영상의 제작 과정을 다룬 비하인드 영상. 사진: CD프로젝트 레드

2028년에 위쳐 4가 나온다면, 전작 '위쳐 3: 와일드 헌트'(2015년)로부터 13년이 지난 시점이 된다.

그사이 CD프로젝트 레드는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 참사와 그 이후의 복구 과정을 겪었다. 위쳐 4에 500명 넘는 인력을 붙이고 출시 2년 전까지 시연을 미루는 신중함은 그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회사 사정이 완전히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이달 초 위쳐 IP 기반 멀티플레이 프로젝트 '시리우스'에서 9명이 감원됐고, 같은 수의 인원이 사내 재배치됐다.

다만 그 조정이 본편 개발 규모를 줄이는 방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인력은 위쳐 4 쪽으로 더 모이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시간이다. 2027년 확장팩이 먼저 그 기다림의 중간 지점을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