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판매가 대세라는 말은 오래됐지만, 실물 시장이 사라진 건 아니다. 다만 그 시장이 누구 것이냐가 완전히 갈렸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 집계에 따르면 2026년 미국에서 팔린 신품 실물 게임의 63%가 닌텐도 플랫폼에서 나왔다. 플레이스테이션이 32%, 그리고 Xbox는 4%다.
63 대 32 대 4 — 숫자가 말하는 것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을 합치면 95%다. Xbox의 몫은 반올림 오차 수준까지 밀려났다.
이 수치는 콘솔 판매량 비율과도 맞지 않는다. 같은 시기 하드웨어 시장에서 Xbox 시리즈 X|S는 14% 수준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즉 Xbox 이용자는 있지만, 그들이 디스크를 사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물 판매 점유율이 하드웨어 점유율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닌텐도가 강세인 이유는 반대로 단순하다. 스위치와 스위치 2 이용자층에서 카트리지 구매가 여전히 기본값에 가깝고, 어린 이용자와 선물 수요가 실물 판매를 떠받친다.
| 플랫폼 | 미국 실물 게임 판매 점유율(2026) |
|---|---|
| 닌텐도 | 63% |
| 플레이스테이션 | 32% |
| Xbox | 4% |
▲ 자료: 서카나(Circana), 서카나 애널리스트 맷 피스카텔라 제공 수치
원인 하나 — 시리즈 S에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다
Xbox의 실물 판매가 무너진 첫 번째 이유는 하드웨어 구성 자체에 있다.
보급형 모델인 시리즈 S에는 광학 드라이브가 아예 없다. 디스크를 사고 싶어도 넣을 곳이 없는 기기다.
문제는 시리즈 S와 시리즈 X의 보급 비율이 거의 대등하다는 점이다. 저가 모델이 잘 팔린 만큼, 디스크를 재생할 수 없는 이용자 비중도 그만큼 크다.
같은 문제는 플레이스테이션에도 일부 존재한다. 2026년 6월까지 팔린 PS5 가운데 디스크 드라이브 탑재 모델의 비중은 27%에 그쳤다. 다만 PS5는 디지털 에디션에 드라이브를 나중에 붙일 수 있어 사정이 조금 다르다.
원인 둘 — 게임패스가 출시 첫 주를 흡수한다
두 번째 이유는 구독 서비스다.
Xbox는 자사 신작 상당수를 출시 당일부터 게임패스에 넣는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매장에 갈 이유가 사라진다.
퍼블리셔 입장에서 출시 첫 주는 판매량이 가장 집중되는 구간이다. 그 구간을 구독으로 덮어버리면 실물 판매가 남을 자리가 없다.
결과적으로 게임패스는 Xbox 생태계의 최대 강점이면서 동시에 실물 유통망에서 Xbox를 지워버린 원인이 됐다. 어느 쪽이 손해인지는 단순 계산으로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다.
그리고 소니는 2028년에 디스크 생산을 멈춘다
현재 실물 시장의 32%를 쥐고 있는 소니는, 이 시장에서 스스로 걸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소니는 2028년부터 PS5용 디스크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유로는 "대부분의 구매자가 이미 디지털 구매를 선호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 결정에 반발한 이용자들은 8월 23일부터 30일까지 로그인·구매·플레이를 중단하는 '#PSBlackout'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실물 게임 시장은 사실상 닌텐도 단독 시장이 된다. 지금의 63%가 90% 이상으로 올라가는, 하지만 시장 자체는 훨씬 작아지는 구도다.